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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 인간이 갖고 있는 원죄 _ 기자 수첩
 
그칠 날이 없는 테러
전 세계가 테러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에만 해도 프랑스 니스 차량 테러, 독일 뮨헨의 총기 테러, 지난 6월 미국 올란도 테러 등 이제는 테러 안전지대가 없다고 할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테러가 만연하고 있다. 필리핀에서도 무장 테러단체에 납치 당해 목숨을 잃은 캐나다인들이 있다.
메디아에서 관심을 덜 가져 보도가 안 되어 몰라서 그냥 넘기는 거지 초점을 중동이나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에 맞춰보면 단 하루도 편할 날 없이 테러가 일어나고 있어 무고한 생명들이 폭력에 희생 당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무장단체들의 기획테러(하드 타켓 테러)는 기를 못 펴고 있다. 각국이 기획테러에 대한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무장단체 움직임에 대한 정보를 공유해 공항, 항만, 국가 기간시설에 대한 기획 테러는 잠잠해졌다. 그러나 안심할 수는 없다. 속담에 “지키는 사람 열 명이 도둑 한 명 못 당한다”고 했듯 무장단체에 의한 대규모 테러, 납치는 언제 어디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
기획테러보다 더 위험한 것이 소프트 타겟 테러로 불특정 다수의 대중을 상대로 정치적 목적의 테러를 말한다. 소프트 타겟 테러는 사전 정보에 의하지 않는 한 언제 어디서 일어날지 몰라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소프트 타겟 테러
오타와 의사당 테러가 일어난 지 일년도 채 안되 캐나다가 또 다시 테러의 공포에 휘말릴 뻔 했다. 테러 용의자 아론 드라이버는 경찰의 저격으로 목숨을 잃었고 테러는 미수에 그쳤으나 이 사건은 캐나다 역시 테러 안전지대가 아님을 말해 주고 있다.
무고한 민간인, 정치적 목적과는 전혀 무관한 민간인을 대상으로 자행되는 소프트 타켓 테러는 9.11 이후 수면 위로 올라왔다. 마드리드 열차 테러, 런던 지하철 폭탄 테러 등이 소프트 타켓 테러의 대표적 경우다. 이번 프랑스 혁명 기념일에 니스에서 일어난 트럭 테러도 소프트 타켓 테러로 80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프랑스와 함께 소프트 타켓의 주 목표는 터키다. 터키는 지난 6개월 사이에 대형 테러가 4번 발생했다. 터키는 IS와 마찬가지로 수니파 국가지만 나토 동맹국이고 세속국가라서 IS의 목표물이 되고 있다. 또한 시리아 이라크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IS가 쉽게 침투할 수 있는 것도 빈번한 테러의 원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의 진보 지식인 노엄 촘스키는 소프트 타겟 테러의 기원을 1986년 이란-콘트라 스캔들에서 찾고 있다. 미국이 콘트라 반군들에게 병원과 학교를 공격하도록 사주 했다는 것이다. 미국이 납치된 인질 석방을 조건으로 이란에 무기를 공급하기로 한 것과 니카라과 콘트라 반군에 무기를 공급한 것은 전혀 별개의 사건 같으면서도 연결 고리를 갖고 있다. 이란 콘트라 스캔들로 레이건 대통령은 탄핵 위기에 몰리는 정치적 시련을 겪기도 했다.
소프트 타겟이 더욱 위험 한 것은 무장 테러 조직들이 조직원을 내세우는 대신 인터넷이나 SNS를 통한 선동으로 추종자를 만들어 추종자들이 테러를 저지르게 하고 있다. 이번에 목숨을 잃은 아론 드라이버도 무슬림으로 개종 후 급진화 되어 순교를 결심하고 테러를 계획했다. 그는 2014년 부터 SNS를 통해 공개적으로IS를 지지해 요주의 인물로 분류 되었다. 소프트 타겟 테러는 적은 비용으로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어 테러단체들이 선호하는 테러 방법으로 우리에게 더욱 위험으로 다가 올 것이다.
외로운 늑대, 아론 드라이버
외로운 늑대란 어떤 개인이 테러 조직에 속해 있지 않고 그 명령체제에 있지 않으면서 테러 조직의 영향을 받아 개인의 결심과 소신으로 테러를 저지르는 것을 말한다. 이 용어는 1990년대 백인 우월주의자들에 의해 사용되기 시작했다.
지난번 오타와 의사당 테러범 마이클 비보나 이번에 뉴스의 초점이 된 아론 드라이버 모두 외로운 늑대다. 두 사람 모두 중산층에서 태어났다. 마이클 비보의 모친은 연방정부 고위 공무원이었고 아론 드라이버의 아버지는 퇴역 군인으로 목사가 되려고 교육 중이다.
두 사람 모두 어릴 때 아버지나 어머니를 잃었다. 특히 마마 보이였던 아론 드라이버는 7살 때 어머니를 여의고 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아버지 웨인 드라이버가 “그 때 아들을 잃었다.”고 술회할 정도로 어머니를 여읜 아론 드라이버는 달라졌다. 그는 그 후 아버지와 서모와 관계를 끊었다.
어려서 양친이나 양친 중에 한 명을 잃었다고 해서 그 인생이 모두 잘못 되는 것은 아니나 같은 조건에서 인간의 반응은 모두 다르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가족과의 단절, 무관심, 애정 결핍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살펴봐야 한다.
마이클 비보나 아론 드라이버 모두 스스로 가족을 떠났다. 그리고 무슬림으로 개종 후 과격화 되었다. 무엇이 이들을 폭력의 길, 과격화의 길로 치닫게 했을까?
마음의 쓴 뿌리 증오
외로운 늑대가 되었던 조직 테러가 되었던 국가 폭력이 되었던 폭력의 배후에는 증오가 있다. 나와 다르다는 이유, 그 이유가 피부색이 되었던, 출신 고장이 되었던, 문화적 배경이 되었던, 성적 정체성이 되었던, 정치적이 되었던, 이념의 차이던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혹은 내가 믿는 신이 진짜고 나머지는 모두 우상이요 가짜라는 종교적 신념에서, 남을 미워하고 증오한다.
유럽 여행길에 아우슈비츠 수용소를 들렀다. 수용소를 둘러보고 나서 느낀 것은 “남을 미워해서는 안 되겠다”라는 것이다. 수용소 입구에는 Arbeit macht Frei (노동이 그대를 자유케 하리라)라는 글씨가 철판으로 새겨져 있다. 이 기만적 문구, 본래 의도와 다르게 증오 대상자들의 노동력 착취를 위해 걸린 저 문구는 괴벨스가 로렌츠 디펜바하로부터 차용해 왔을 것이다.
아우슈비츠는 거대한 국가 테러의 산 증거다. 무고한 민간인을 희생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이란 콘트라 스캔들 보다 앞선 소프트 타켓 테러가 아닐까? 그런 점에서 히틀러는 스탈린과 더불어 선구자적 악행을 저질렀다.
유대인에 대한 미움이, 그 미움이 개인적인 이유에서이건 국가 차원에서 비롯된 미움이던 미움이 쓴 뿌리가 되어 거대한 국가 테러가 일어났다. 그리고 몇 십 년이 지난 후 유대인들은 팔레스타인 에서 히틀러가 행한 것과 똑같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국가 차원의 테러를 저지르고 있다. 히틀러에서 유대인, 유대인에서 팔레스타인으로 이어지는 대형 조직 테러의 악순환은 인류가 갖고 있는 증오의 뿌리가 얼마나 깊은지 말해주고 있다.
무슬림 원리주의자들의 테러나 KKK가 유색인종 상대로 저지른 테러나 히틀러가 유대인, 집시를 대상으로 저지른 테러나 제국주의와 민족간 갈등으로 시작된 두번의 세계대전이나 비록 실패로 돌아갔지만 아론 드라이버의 테러 시도나 뿌리는 증오에 있다.
종교의 원래 목적이 사랑과 평화지만 ‘내 종교만 진리’라는 불관용과 오만은 우리 마음에 증오만 심어 놓았다. 그리고 증오의 산물인 테러가 무슬림 원리주의자들에 의해 일어나다 보니 대부분의 무슬림들은 본의 아니게 피해를 보고 있다.
테러에 정비례해서 반 이슬람 정서가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는 것도 또 다른 불안 요소로 증오의 뿌리가 되어 사회 통합의 걸림돌이 될 것이다. 일부 정치인들은 자신의 정치적 신념에 반 이슬람 정서를 이용한다. 오스트리아 극우정당이 총선에서 50% 가까운 지지를 얻고 미국 공화당 대선 주자 트럼프가 주가를 올린 것도 반 이슬람 정서에 힘 입은 바가 크다.
극단주의 무슬림을 제외한 대부분의 무슬림들은 테러가 일어날 때 마다 못된 사촌 때문에 주변에서 따가운 시선을 견디며 좌불안석이 된다. 테러범들 마다 ‘알라후 아크바르’를 외치는데 도대체 그 신이 얼마나 위대하길래 사람 목숨을 파리 목숨처럼 여긴다 말인가?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그 다름이 종교적 다름이던 피부색이던 문화 전통이던 성적 정체성이던 다름을 인정하고 포용하고 살아간다면 증오의 쓴 뿌리가 없어지고 세상은 좀 더 평화로워 질 것이다. 다름을 인정하고 관용하는 똘레랑스의 사회 프랑스에서 연속해서 테러가 발생하는 것은 아이러니지만. (오충근 기자)

기사 등록일: 2016-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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