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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8월_기자수첩
 

광복의 기쁨과 나라 잃은 슬픔

한국에 뿌리를 두고 사는 사람에게 8월은 만감이 교차하는 달이다. 일본 제국주의의 억압과 수탈에서 해방 된 기쁨의 달이자 나라를 빼앗긴 슬픔을 느끼는 달이기 때문이다. 나라를 빼앗긴 것은 1910년 8월29일로 올해 106년 되었다.
1910년이 경술년이라 경술국치라고 하는데 국치일은 정부에서도 언론에서도 무심하게 지낸다. 그날이 무슨 날이지 몰라서가 아니라 암묵적으로 지나가는 것이다. 나라 빼앗긴 게 자랑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무심하게 지낼 일도 아니다.
임시정부 때는 국치일이 되면 성명서를 발표하던가 기념식을 가졌다. 나라 빼앗긴 게 자랑이 아니라 잘못된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발로다. 그러나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었다는 대한민국 정부는 국치일에 행사를 갖지 않았다.
작년부터 인천시를 비롯해 지방자치단체가 국치일에 조기 달기 캠페인을 벌이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나라를 빼앗긴 후에도 8월29일에는 노동자들이 총 파업을 계획하거나 감옥에 갇힌 애국지사들이 그날은 단식 투쟁을 하는 등 항일투쟁 의지를 되살리는 계기로 삼았다.
올해는 경상남도가 국치일에 조기를 달기로 조례가 통과 되었다는데 국치일에 조기 달기가 지방자치단체를 넘어 국가적으로 시행 되었으면 좋겠다. 캐나다 사는 한인들도 집에 태극기 있는 분들은 8월29일 조기를 달아 그날의 아픔을 새기는 날이 되면 좋겠다.
국치일을 잊어서는 안 되는 이유
흔히 하는 말로 우리는 반 만년 역사를 갖고 있다. 반 만년 역사 속에 자랑스러운 일도 있고 치욕스러운 일도 있다. 공동체를 위협하는 외적을 물리친 살수대첩이나 귀주대첩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임진왜란 때 선조가 도성과 백성을 버리고 도망 한 것은 치욕스러운 일이다. 6.25 동란 때 이승만이 서울 시민을 속이고 혼자 대전으로 도망 한 것도 치욕스러운 일이다.
나라를 빼앗긴 8월29일은 선조나 이승만의 도망 보다 훨씬 치욕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치욕스러운 일도 자랑스러운 일만큼이나 잊어서는 안 된다.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했다.
우리가 힘이 없어 나라를 빼앗겼고 그 당시 국제정세가 조선 같은 약한 나라를 가만히 두고 있지 않았지만 나라를 빼앗겼을 때 나라를 책임지고 관리했던 계층이 어떻게 행동했나? 5백년 왕업이, 정확히 519년 된 나라가 망했는데 누가 반성하고 책임졌는가? 아무도 책임지고 반성하지 않았다.
아무 책임 없는 황현 같은 재야인사가 순국했고 권력의 곁불도 쪼인 적이 없는 남인 이나 소론 계통에서 국권회복 운동을 벌였지 책임 있는 자리에 있던 자들은 일본으로부터 은사금 받고 귀족 작위 받아 호의호식하며 살았다. 이들은 태평양 전쟁이 일어나자 일본에 충성을 맹세하며 청소년들에게 전쟁에 나갈 것을 독려하고 전비 마련에 앞장 서는 부역행위를 저질렀다.
해방이 되었어도 책임지거나 반성은 없었다. 오히려 책임지거나 반성해야 할 위치에 있던 자들이 외세에 빌붙어 신생 조국의 주류세력이 되었다. 부끄러운 역사 치욕의 역사라고 해서 눈 감고 넘기면 똑 같은 일이 또 벌어진다. 그래서 과거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는 것이다. 미래를 위해서도 국치일을 기억해야 한다.


밤 하늘의 샛별처럼 빛나는

나라를 빼앗기자 나라의 은혜를 받아본 적도 없는 민초들이 잃어버린 나라를 찾겠다고 일어섰다. 일제의 압박을 피해 만주로 연해주로 상해로 건너가 나라 찾겠다는 일념으로 고생을 낙을 삼아 재산과 생명을 바쳤다. 그러나 그들은 잊혀졌고 살아남은 자들의 잔칫상이 되었다.
조국 광복의 기쁨을 누리지 못한 채 이름없는 호국영령들이 낯 설은 이역에서 최후를 맞았고 그 후손들은 제대로 빛을 바리지 못한 채 스러지고 잊혀져 가고 있으니 가슴 아프고 슬픈 일이다. 그러나 욱일승천하는 일본의 기세에도 조국 광복의 꿈을 버리지 않고 혁명가의 투혼으로 항일전선에 밑거름이 된 밤 하늘의 샛별들은 500년 왕업이 끊어진 그 날에 또 다른 희망을 보았다.
대동단결 선언에서 “황제가 삼보를 포기한 8월29일은 우리 동지가 완전한 상속자로서 삼보를 계승한 8월29일이니 황제권이 소멸한 때가 곧 민권이 발생한 때요 구 한국 최후의 날이 신 한국 최초의 날이다” 라고 했다. 삼보는 국가의 3대 요소인 영토, 인민, 정치(통치행위)를 말한다.
조선을 승계했으나 왕조를 잇는 것이 아니고 주권재민의 민주공화정을 세우는 것이다. 왕조가 멸망하는 아픔 속에서도 조국 광복이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것이다. 청일전쟁 러일전쟁의 승자 일본은 국제사회에서도 미국 영국의 지지를 얻는 등 강대국 대열에 들어갔으나 세 불리를 느끼면서도 조국 광복의 일념으로 투쟁하다 숨진 애국 선열들의 높은 뜻은 밤 하늘의 샛별처럼 빛날 것이다.


광복, 그러나 이루지 못한 것

올해가 광복 71년 되는 해다. 그 때 태어난 핏덩이들이 71세가 되었으니 세월이 많이 흘렀다면 많이 흐른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이루지 못한 것이 있으니 독립운동이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고 축소, 폄하, 조소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독립운동 해 봤자 가족이나 고생 시켰지 한 게 뭐가 있냐?”는 빈정거림은 친일파를 정리하지 못했기 때문에 생겨났다. 친일파를 정리하지 못한 이유는 여러 가지 있지만 민족정기를 좀 먹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되는 것이다.
이야기가 다른 쪽으로 흐르는데 요즘에는 민족이란 말을 꺼내면 시대에 뒤떨어진 사람 취급 받고 민족주의는 다문화에 역행하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역사의 과정, 특히 근대사를 민족주의 안에서 해석하려는 시도도 잘못된 것이지만 일부 진보주의자들이 민족, 민족주의라는 단어에 과민 반응을 일으키는 것도 문제다.
조국 광복에 나선 주류는 조선의 진보세력이었다. 모든 독립투쟁 세력이 진보는 아니었으나 조선의 진보는 모두 독립 투쟁에 나섰다. 진보주의자들에게 있어 봉건왕조가 타도의 대상이듯 일본 제국주의 역시 역사의 진보를 가로 막는 타도의 대상이었다. 즉, 사회진보의 일환으로 민족 해방, 조국 광복에 나선 것이다. 그렇다면 민족이나 민족주의란 단어에 민감한 반응을 일으키는 일부 진보주의자들은 어디에 역사적 근거를 두었을까?
세상이 좁아지고 지구촌이 일일 생활권이 되다보니 다문화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었다. 다문화 사회에서는 각자의 역사적 문화적 정체성을 존중하고 인정하며 살아가는 것이니 우리는 우리의 정체성을 가꾸고 지켜야 한다. 그래야 남들로부터 우리의 정체성을 인정받을 것 아닌가.
친일파 정리를 못해 민족정기를 좀 먹는다 했는데 대표적 예가 뉴 라이트의 식민지 근대화론이다. 일본 도요타 재단에서 연구비를 제공해 뉴 라이트의 안병직 이영훈 등 낙성대 경제연구소 학자들이 한국 경제발전의 역사적 연구에 관한 논문을 썼다.
이들은 도요타 재단이 원하는 모범 답안을 제출했다. 한국이 단기간에 경제성장을 이뤘는데 그 이면에는 과거 일본 식민지 시절 경제 성장의 원동력을 제공한 것이 아닐까? 라는 가설을 세우고 가설에 꿰어 맞추는 연구를 수행해 모범 답안을 제출한 것이다.
그 이후 이영훈 교수는 당당히 식민지 근대화론을 내세우며 정부 수립일을 건국절로 정하자고 나섰다. 일부 정치권에서 건국절 발의를 계획하는 것도 친일의 이념적 후예들이 정치권에서 실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민지 통치를 정당화 하는 식민지 근대화론 이나 건국절 운운은 친일문제가 과거가 아니고 현재진행형이란 소리다. 그리고 그 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해방 후 친일파 문제를 정리하지 못한 원죄가 나온다. 그 원죄를 언제까지 안고 가야 할 것인지.

기사 등록일: 2016-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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