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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프라인과 앨버타_기자수첩
앨버타의 이중고
 
2년 전 9월 국제 원유가격은 WTI기준 배럴 당 94.88 달러에 거래 되었다. 10월에는 90.34달러로 떨어졌다. 그 때부터 추락하기 시작한 유가는 11월에는 77.40달러 12월에는 57.81달러로 떨어졌다. 원유가 주 수입원인 앨버타는 불과 몇 달 사이에 원유가격이 반 토막 나자 불안감이 증폭되고 그 때부터 악몽이 시작되었다.
반 토막 난 원유가격은 앨버타 정치지형도 바꿔 놓았다. 이듬해 봄에 총선이 있었는데 조기총선은 짐 프렌티스 전 수상의 정치도박이기도 했지만 고유가를 유지하고 있었다면 정치 도박할 필요도 없었고 지금도 짐 프렌티스가 앨버타 주 수상을 하고 있었을 것이다. 반 토막난 유가가 정권교체의 직접 원인은 아니지만 몇 가지 원인 중에 강력한 원인 중에 하나임에는 틀림없다.
반 토막난 유가는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반 토막도 부족해 반의 반 토막 근처까지 갔다가 겨우 회복해 요즘은 배럴 당 45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는데 그럴수록 앨버타의 주름살은 늘어가고 있어 지난 주 발표한 2016-2017년도 1/4분기 적자폭이 최대 109억 달러다. 보수당 정부라면 예산 삭감으로 재정적자 폭을 줄였겠지만 NDP 정부는 재정적자가 늘어날지언정 의료, 교육 예산, 기본 복지 예산은 삭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설상가상으로 원유 생산의 허브인 포트 맥 화재까지 겹쳐 화불단행이라는 사자성어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화재로 인한 재산상 피해 및 불가피한 실업, 원유 생산 감소로 인한 로열티 축소, 경기위축 등 손해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유가 하락으로 앨버타 경제가 위축되고 실업률은 높아졌다. 한 때 전국 최고의 취업률을 자랑하던 앨버타 실업률이 7월 기준 8.6%로 20년 이래 최악의 상태다.
국제유가 하락에 대해 앨버타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 그래도 원유가 주요 수입원이니 파이프라인을 건설해 고용효과에 도움이 되고 원유 판매량을 늘리고 판매선을 다양화 하는 것인데 파이프라인 건설도 생각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트란스 마운틴 파이프라인

트란스 마운틴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는 국가 에너지 위원회(NEC)에서 조건부 승인 되어 3명의 패널들이 환경문제를 검토하고 있는데 올해 12월에나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12월에 승인이 되면 내년 9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2019년 9월 완공 된다. 공사비는 원래 5.4빌리온 달러로 책정 되었으나 환율변동, 설계변경으로 예상 금액을 뛰어 넘을 것으로 보인다.
트란스 마운틴 파이프라인은 1953년 처음 건설되었다. 현재 검토 중인 프로젝트는 기존의 앨버타 킨더 모르간 터미널- B.C.버나비 터미널을 잇는 1,150킬로미터 파이프라인 복선 증축 공사로 완공 되면 현재 하루 30만 배럴의 원유 운송에서 하루 89만 배럴로 약 3배 정도 운송량이 늘어난다.
이 프로젝트가 완공되면 향후 20년 간 연방정부 주 정부 세수 및 로열티가 46.7 빌리온 달러 늘어난다. 또한 파이프라인 건설 및 운용에 따른 부수적 경제 효과가 B.C. 주 5.7 빌리온 달러, 앨버타 주 19.4 빌리온 달러다. 빌리온 달러는 10억 달러다.
그러나 B.C.주는 이 프로젝트가 5가지 조건에 부합되지 않아 반대하고 있고 밴쿠버시, 원주민 사회 역시 환경오염 문제로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환경오염에 대해 프로젝트 주관사인 킨더 모르간은 “1956년 이후 단 한 방울의 기름도 샌 적이 없다.”고 자신하고 있다.

에너지 이스트 파이프라인

앨버타에서 동부 뉴 브른스빅 세인트 죤까지 연결되는 에너지 이스트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도 동부지방에서 반대가 거세다. NEC는 이번 월요일(29일) 화요일(30일) 이틀 동안 몬트리얼에서 에너지 이스트 파이프라인 프로젝트 공청회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반대론자들이 공청회장에 난입해 월요일 공청회는 취소 되었고 화요일 공청회는 연기 되었다. NEC는 공청회 날짜를 추후 발표할 예정이다.
경찰은 공청회에 난입한 남자 2명 여자 1명을 체포해 공무집행 방해로 기소할 방침이다. 이날 공청회에는 몬트리얼 광역시를 대표해 데니스 코데리 몬트리얼 시장이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쟝 사레 전 퀘벡 주 수상이 NEC의 커미셔너인 사실을 알고 공청회 연기를 주장했다. 쟝 사레 전 주 수상이 트란스 캐나다에서 일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월요일 공청회장 밖에는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를 찬성하는 노조원들이 대거 모여 “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구호를 외쳤고 파이프라인 프로젝트 반대하는 군중들이 모여 “(깨끗한)물을 마시게 해달라”고 외쳤다.
NEC는 앞으로도 동부 도시를 순회하며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취합해 2018년 3월까지 보고서를 내각에 제출해 최종 결정을 얻어야 한다.
파이프라인 건설에 대해 연방정부는 “과거 보수당 정부처럼 치어리더 역할을 하지는 않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파이프라인이 미치는 환경문제에 대해 공정한 관리를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연방정부는 에너지 이스트 파이프라인에 대해 환경평가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앨버타 정부로서는 한시가 급한데 환경평가 기준이 강화되면 약 9개월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 그러나 동부지방의 완고한 환경론자들을 설득하려면 강화된 기준의 환경평가가 필요하다. 같은 캐나다에 살고 있지만 동부지방 사람들은 서부 사람들과 생각이 많이 다르다. 서부에 비해 좀 더 진보적이고 친자연적 성향이 있다.
그래서 짐 카 연방 자원부장관도 에드먼튼에서 몬트리얼 공청회가 무산 되었다는 소식에 우려를 나타내며 “모든 사람이 찬성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은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자유가 있다. 이것이 캐나다의 기본 가치다.”라고 말했다.
에너지 이스트 파이프라인 주관사인 트란스 캐나다 자료에 따르면 퀘벡이나 대서양 연안주는 매일 634,000 배럴의 원유를 수입한다. 사우디 아라비아, 이라크, 노르웨이, 알제리에서 수입하는데 수입한 원유는 정제해서 사용한다. 일년 원유 수입대금이 8빌리온 달러다.
캐나다에 원유가 없어서 수입을 하는 게 아니고 앨버타 나 사스캐추원 원유를 동부까지 운송할 파이프라인이 없기 때문이다. 이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파이프라인이 필요하다고 트란스 캐나다는 말하고 있다. 8 빌리온 달러를 남의 나라 원유업자 주머니를 불려줄게 아니고 내 나라에서 쓰자는 것이다.
에너지 이스트 파이프라인이 완공되면 하루 110만 배럴의 원유가 서부에서 동부로 운송된다. 외국에서 수입하는 원유의 약 두 배다.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있는 앨버타로서는 강화된 환경평가기준에 맞춰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한다. NDP 정부는 산업 다각화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인프라가 되어 있지 않은 현실에서는 먼 훗날의 이야기이고 당장은 원유에 의존하는 방법 외에는 없으니까.
국제 유가는 배럴당 50달러 고지를 놓고 치열할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모든 상품의 가치가 ‘수요 공급’ 원칙에 의해 결정되듯 국제 유가 역시 큰 틀에서는 ‘수요와 공급’이라는 경제원칙의 적용을 받지만 수요 공급 원칙보다 지정학적 이유, 산유국의 담합, 국제 금융자본의 투기가 변수로 작용된다. 거기에 몇 년 전부터 미국의 셰일 가스까지 국제 유가 변수로 작용하기 시작했다. 앨버타로서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미국 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는 최근의 소식도 국제 유가 하락 요인으로 앨버타로서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국제 유가의 여러 가지 변수를 딛고 파이프라인 프로젝트의 거센 반대를 넘어 앨버타가 친환경정책을 유지하면서 원유로 다시 한번 호황기를 누릴 수 있을지 아니면 장기간 고난의 행군을 해야 할지 앨버타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기사 등록일: 2016-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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