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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와 캐나다 가치_기자수첩
 

자유당 이민자 늘린다

이번 11월 연방정부는 이민 3년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적정 이민자 수를 놓고 이민 장관은 이해 당사자들과 공개 토론 중에 있는데 장관은 기회 있을 때마다 이민자가 ‘상당히’ 늘어날 것을 시사했다. 인구 고령화에 대비하고 건강한 경제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캐나다의 여성 1인당 평균 출산율은 1.61로 인구 유지에 필요하다고 간주되는 2.1에 못 미친다. 베이비 부머의 은퇴가 시작되어 노동력은 감소하고, 적은 노동인구가 점점 더 많은 노약자를 부양해야 하는 심각한 고령화에 빠진다. 그래서 신규 이민자가 늘어나는 것은 확실한 사실로 관건은 ‘얼마나 늘어날 것인가’이다.
컨퍼런스 보드 어브 캐나다(Conference board of Canada)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20년간 인구 1%에 해당하는 이민자가 필요하다. 이는 연간 350,000명의 이민자가 필요한 것으로 보고서대로라면 올해만 해도 45,000명의 이민자가 더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는 이민으로 이루어진 사회라서 캐나다인은 이민자에 대해 긍정적이다. 그러나 아무리 이민자에 긍정적이라도 문화적 배경이 다른 이민자를 대량 수용한다는 것은 그 나라의 정체성, 그 사회가 전통적으로 유지해 온 가치를 지키는데 어려움이 있다.
각 민족마다 변할 수 있는 정체성이 있고 변하지 않고 유지해야 할 정체성이 있어 이민자끼리 혹은 이민자와 내국인 사이에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 너무 많은 이민자가 들어와 일자리를 놓고 경쟁이 치열해지면 노조에서는 인위적으로 노동시장 진입 장벽을 쌓을 수 있다.
이민자가 새로운 에너지가 되고 노동력을 제공해 주지만 사회불안 요소가 될 수도 있다. 특히 경제가 불안정한 시기에 이민을 대폭 늘리는 것은 경제, 사회 불안의 책임, 경쟁이 심화되는 노동시장의 책임을 이민자에게 돌려 희생자를 만들 수 있다.
그 외 이민자에게 들어가는 비용 문제도 있다. 맥컬럼 장관은 “이민자가 늘어나면 이민자 수용에 따른 비용도 늘어난다. 이민자들에게 더 많은 비용을 쓴다면 어딘가 다른 곳에 쓸 돈이 부족해질 것이다.” 라고 말하며 정부가 설득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자유당 정부는 사회적 태도와 정책을 바꿈으로써 이민 문호를 개방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이민자로 인해 그 동안 캐나다가 지켜온 가치가 훼손, 변질될까 우려하고 있다.


계속 되는 난민 수용

작년 이때쯤에는 연방 총선을 앞두고 난민 수용이 이슈가 되었다. 보수당은 인도주의적 난민 수용보다 국가의 안전을 강조하며 ‘검증’에 무게를 두었고 자유당은 만약 집권한다면 연말까지 난민 25,000명을 수용하겠다고 공약했는데 수용시설 미비로 연기되어 이번 5월말에야 25,000명 수용이 완결되었다. 다행스러운 것은 아직까지 난민 대열에 테러리스트들이 숨어 들어오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난민들은 전국 262개 도시로 분산 수용되어 새로운 생활에 들어갔다. 에드먼튼에는 1,275명, 캘거리에는 1,250명이 수용되었고, 난민 수용계획에는 총 7억달러가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국가들이 난민 수용에 난색을 표하고 영국은 EU 탈퇴하면서까지 난민 수용을 반대한 반면 캐나다는 국제사회 일원으로 난민을 적극 수용해 다른 나라들에게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맥컬럼 장관은 올해 난민은 만명 늘려 35,000명 수용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개인 스폰서 난민도 늘리겠다고 말했다. “계획을 이뤘다고 해서 샴페인 터트릴 때는 아니다. 아직도 할 일이 많다. 난민들의 언어장벽 해소 및 직업 전선에 나아가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있을 때까지 돌보려면 많은 일들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번 9월에는 유엔 총회에 참석하는 정상들과 함께 오바마 대통령이 “세계 난민 고위급 회담”을 개최한다. 이 회담에 트뤼도 총리는 오마바 대통령과 함께 공동 주최자가 된다.
전 세계에 고향에서 강제로 쫓겨나 유랑생활을 하는 난민이 2천1백 30만명으로 추산되는데 이는 2차대전 이후 최대 수치다. 그 중 시리아 난민만 4백80만명으로 중동과 유럽에 흩어져 있다. 이번 회의에서 미국 및 여러 나라들이 유엔의 요청에 따라 난민을 지원하기 위해 새로운 임무를 수행할 것이다.
그 임무는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난민 정상회담 참가국들은 세 가지 중 한 가지를 이행해야 할 것이다. 첫 째, 인도주의적 금전 지원액 증액, 둘 째 더 많은 난민 수용, 셋 째 망명 조건 개선으로 망명객에게 편의 제공이다.
미국도 난민 수용을 늘릴 계획이다. 올해 85,000명의 난민을 수용하고 내년에는 110,000명으로 늘릴 것이라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했다. 미국은 안전을 이유로 31개 주에서 이라크, 시리아 난민 수용을 거부했는데 공화당 출신 주 지사들이 거의 대부분으로 연방 정부와 주 정부 사이에 정치적 타결을 봐야 할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난민 고위급 회담은 이번 대선에서 난민/이민 규제의 목소리를 높히는 트럼프와 대비되어 미국의 가치가 어디에 있고 어떤 가치가 중요한지 미국민이 다시 생각해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그러나 가치 문제는 미국뿐 아니라 캐나다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다.


캐나다의 가치 검증

캐나다 가치 거론은 보수당 켈리 레이치 의원에서 시작되었다. 보수당 당 대표 후보 중 한 명인 켈리 레이치 의원은 지지자들에게 캐나다 가치에 반하는 이민자를 검증할 것인지 여부를 물었다. 캐나다의 가치란 무엇이고 반 캐나다 가치(Anti-Canadian value)는 무엇일까?
여기에 대해 켈리 레이치 의원은 “다른 종교나 문화, 성적 정체성에 대한 불관용적 태도, 편견, 폭력적이거나 결혼 혐오, 캐나다의 개인적 자유 경제적 자유의 전통을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 등을 반 캐나다 가치로 꼽았다. 레이치 의원은 성명서에서 ‘가치 검증’을 강력하게 정책으로 제안하겠다고 밝히면서 지지자들에게 캐나다 가치에 대해 공개토론을 갖자고 열띤 목소리로 제안했다.
이 같은 제안에 대해 같은 당 대표 후보인 마이클 총은 “레이치 의원이 사용한 언어와 문맥은 보수당에서도 ‘최악의 정치(dog whistle)’라고 지탄 당한 제안”이라고 일축했고 임시 당 대표 로나 앰브로스 역시 “범죄 기록 검증 하고 있는데 무슨 소리냐?”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보수당 내에서도 편 가르기라는 반응을 보이는 가치 검증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민자들은 동성결혼 지지한다고 진술해야 하나? 그 진술이 진실이란 것을 어떻게 보증하나? 거짓말 탐지기가 필요할까? 이민국 직원이 이민 대상자의 페이스 북이나 트위터를 검색해 캐나다 가치에 반하는 발언이나 생각을 하고 있는지 검색해야 하나?
그리고 캐나다 이민하려면 동성결혼을 지지해야만 하는가? 그럼 캐나다에 태어나 살면서 동성결혼 반대하는 사람은 어떻게 되는가? 보수당 내에도 동성결혼 반대하는 의원들이 있지 않은가? 캐나다에서 태어나 자랐지만 편견이 심하거나 폭력적인 사람은 어떻게 되는 건가?
캐나다의 가치 중에 하나가 다양성의 존중인데 이민 대상자에게 캐나다 가치를 정형화하고 획일화하여 “이것이 캐나다의 가치”라고 주문하고 강요하는 것은 다양성의 존중에 위배되는 것이다.
캐나다는 복합문화사회로 다양한 인종, 종교, 문화적 배경을 가진 이민자들이 수 세기에 걸친 역사로 만들어졌다. 복합문화사회가 유지되려면 다양성을 바탕으로 상호존중과 관용이 필요하다. 이런 게 캐나다의 가치다. 캐나다 자유권리 장전에서 말하는 개인의 자유도 캐나다의 가치다.
피에르 트뤼도 전 총리에 의해 1982년 제정된 캐나다 자유권리장전은 캐나다가 신의 지존성과 법률의 지배를 인정하는 원리를 근간으로 세워졌다고 말하고 있다. 캐나다를 세운 그룹 중에 기독교인들이 절대적 영향력을 끼쳤음을 알 수 있는데 ‘신의 지존성’이란 구절이 무신론자들에게는 불쾌하게 들릴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자유권리장전에는 합리적 한계(reasonable limit)조항이 있다. 이 조항에 따르면 “자유로운 민주주의 국가 원리에 위배되지 않는 한계 내에서 헌장의 다른 조항을 위배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그만큼 캐나다는 개인의 자유, 자유로운 생각에 많은 할애를 하고 있다. 이런 자유로운 나라에서 이민자에게 캐나다 가치 검증을 하겠다니, 누구를 위한 검증일까?

* 용어해설
Dog whistle politics: 인간의 가청 음역 (20Hz-20KHz)개의 가청음역 (45KHz) 고양이의 가청음역(60KHz)이 다른데 인간은 들을 수 없고 개만 들을 수 있는 고주파 음을 내는 호각을 dog whistle이라 한다.
이 말은 정치용어로서 일반 유권자들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지만 특정 유권자들의 지지와 결속을 다지는 정치적 메시지를 말한다. Dog whistle politics은 1990년대 호주의 하워드 수상이 재임 기간 동안 ‘un­Australian’, ‘주류(mainstream)’, ‘불법(illegal)’이라는 암호 같은 단어를 사용하여 불안하면서도 인종차별적인 백인 유권자의 지지를 받아냈다.
한국에서는 “우리가 남이가”가 dog whistle politics에 해당한다. 이 말 한마디가 다른 지방 유권자들에게는 별 의미가 없지만 경상도 유권자들에게 유대감과 결속감을 심어주어 경상도에서 특정 정당의 몰표가 나오는 현상을 만들어냈다.
레이치 의원의 ‘캐나다 가치 검증’이 누구에게만 들리는 호각소리일까? 우파, 국가주의자, 반 이민주의자, 기독교 믿는 백인이 주류가 되어야 한다는 부류들에게만 들리는 호각 소리일 것이다.

기사 등록일: 201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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