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안내   종이신문보기   업소록   로그인 | 회원가입 | 아이디/비밀번호찾기
캐나다의 가치 다양성, 개방성, 관용_ 오충근의 기자수첩
 

자유당 부분 개각
자유당은 지난 10일 일부 개각을 단행했다. 자유당 고참 스테판 디옹 외무장관이 경질되었다. 디옹 장관은 자유당 대표를 지낸 인물로 2008년 12월에는 연립내각을 구성해 하퍼 총리를 코너에 몰아넣었던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의 정치적 의도는 하퍼 총리의 반격으로 빛을 못보고 당 대표를 사임했다.
트뤼도 총리는 대선배를 외무장관에 기용했으나 14개월만에 물러나게 되었다. 디옹 장관의 퇴진은 미국과의 관계 때문인 것으로 정가에서는 풀이하고 있다. 디옹 장관은 유럽연합 대사 혹은 다른 유럽국가 대사로 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로서는 마지막 공직일 것이다.
디옹이 대사직을 맡게 될 경우 상관이 되는 외무장관에는 크리스티아 프릴랜드 통상부 장관이 자리를 바꾸어 임명되었다. 당 대표를 지내고 몇 개 부처의 장관을 역임했고 며칠 전만 해도 외무장관이었던 고참 장관이 새까만 후배를 상사로 모시게 된 것이 한국인들 보기에는 이해가 안 될 것이다.
프릴랜드 외무장관은 앨버타 피스리버 출신이다. 프릴랜드 장관은 대 러시아 강경파로서 러시아와 관계는 경색되더라도 미국에게는 쌍무 무역협정을 통한 경제적 관계를 밀접하게 유지하겠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프릴랜드 장관은 통상부 장관으로서 유럽연합과 자유무역 협정을 무난하게 이끈 경험이 있다.
이민통으로 알려진 죤 맥컬럼 이민부 장관도 물러났다. 그는 중국대사로 나갈 예정이다. 신임 이민부 장관에는 지난 총선에서 처음 하원의원이 된 신출내기 아메드 후센이 임명되었다. 후센 장관은 소말리아 난민 출신으로 16세에 캐나다에 왔다. 난민출신 소년이 이민의 나라 캐나다의 이민 및 난민을 총괄하는 최고 책임자가 된 것이다.
그 외에도 몇몇 장관이 바뀌었는데 부분개각을 통해서도 캐나다의 가치인 다양성, 개방성, 관용의 정신을 엿볼 수 있다. 부분개각에서도 남녀 동수의 성 평등 원칙이 지켜졌다. 트뤼도 총리 이후 캐나다는 유럽과 미국의 국가주의 강화, 외국인 혐오, 대중영합주의에도 캐나다 고유 가치를 지켜 나가고 있다.
트뤼도 총리의 파격 행보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테러로 인해 반 난민 정서, 반 이슬람 정서가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데도 시리아 난민을 선뜻 받아드렸고 총리가 몸소 공항까지 나가 난민들을 맞이했다.
뿐만 아니라 오타와 이슬람 사원을 방문해 “다양성이 힘의 원천”이라고 설파했다. 총리로서 이슬람 사원을 방문한 것이 트뤼도 총리가 처음이 아니고 9.11 직후 쟝 크리티엥 당시 총리가 이슬람 사원을 방문한 적이 있다. 트뤼도 총리의 방문은 9.11 15주년을 맞아서였다.
트뤼도 총리는 게이 축제에도 참석한다. 밴쿠버 게이 축제에도 참석했고 당 대표시절 에드먼튼 게이 축제에도 참석해 박수를 받았다.
다양성을 힘의 원천이라고 믿는 총리의 행보에 여전히 많은 캐나다인이 지지를 보내고 있다. 총리 당선 직후 만은 못하지만 지난 12월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여전히 그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지율이 7%가 떨어져 51% 지지를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 업체마다 수치에 차이가 나는데 포름 리서치(Forum Research)의 51%가 가장 낮은 수치이고 앵거스 리드 발표는 55% 지지도를 보이고 있다.
피에르 트뤼도의 유산
트뤼도 총리의 아버지 피에르 트뤼도 전 총리는 캐나다에 엄청난 부채를 안겨 주었다.트뤼도의 정적들은 지금도 엄청난 부채와 국제관계에서 막스 레닌주의에 경도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에르 트뤼도가 엄청난 부채를 남겨 준 것은 사실이지만 쿠바, 중국 등 제3세계와 관계 개선을 빨갱이로 몰고 가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그러나 피에르 트뤼도는 엄청난 부채 못지않게 엄청난 정신적 유산을 캐나다에 남겨주었다. 피에르 트뤼도가 물려준 국가부채를 하퍼 전 총리 때까지 갚았다고 하는데 그가 물려준 정신적 유산은 세기에 세기를 이어 캐나다에 영향을 줄 것이다.
1975년만 해도 G-6 정상 회의였는데 1976년부터 캐나다도 참석해 G-7 정상회의가 되었다. 캐나다의 국제적 위상을 높여준 것으로 한국 같았으면 경제적 효과가 몇 백억 달러가 되었으리라 언론에서 호들갑 떨었을 테니 그 엄청난 부채는 그걸로 탕감되는 게 아닐까?
그는 ‘가격 및 임금관리법’을 시행해 복지 및 사민주의 기틀을 마련했다. 캐나다가 빈부격차가 날로 심해지고 있어 정부도 관심을 갖고 추이를 살피고 있다지만 캐나다가 그나마 복지국가 면모를 겨우 유지하는 것도 피에르 트뤼도 총리가 남긴 유산이다.
그 외 영국으로부터 법적으로 완전한 독립, 인권헌장 제정 등 무수한 유산을 남겼지만 캐나다에 남긴 가장 큰 유산은 복합문화다. 말이란 게 시대에 따라 변하는 속성이 있어 요즘에는 복합문화라는 말 대신에 다문화라고 하지만 그는 다문화의 근원을 ‘자유’에서 찾았다.
“캐나다를 대표하는 공식문화는 없다. 어떤 민족도 다른 민족보다 우월하지 않다. 모든 캐나다 시민은 동등하고 정당한 대우를 받는 정의로운 사회의 기초를 확립할 것이다.” 그는 소수민족의 문화적 전통 보존을 장려했고 다양한 인종구성을 인정했다. 다문화주의가 국가정체성과 단결을 해칠 것이라는 맹렬한 반대도 물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자유를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자유를 운에 맡겨 둘 수는 없다. 개인의 자유는 능동적으로 추구되어야 한다. 일부 민족에게 선택의 자유가 제한된다면 우리 모두에게 그런 자유가 제한되는 것이다. 정부 임무는 자유를 제한하는 모든 장애물을 제거해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이다.”
다문화를 바탕으로
다문화가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지 40년이 훨씬 넘었다. 다문화를 바탕으로 한 캐나다에는 단일한 국가 정체성이 없다. 공용어도 두 개다.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인종도 없다. 아직은 백인이 절대적으로 많지만 백인이라고 해서 혈통적으로 문화적으로 단일한 것은 아니다. 다문화를 바탕으로 한 다양성의 인정, 타 문화 및 개인에 대한 관용과 존중이 캐나다 사는 사람들이 공유하는 가치로 트뤼도 총리와 자유당은 캐나다를 그 방향으로 이끌어 가고 있다.
캐나다 정치역정에서 절반 이상을 집권한 자유당은 캐나다에 자유주의를 심어 놓았다. 자유당은 전통적으로 중도정당이지만 몇 가지 이슈에서는 진보적 스탠스를 취해 왔다. 마리화나 합법화, 의사 조력사가 좋은 예로 사회적으로 큰 충격이 되지 않는 사안에 대해 진보적 색채를 가미하고 있다. 동성결혼 법안이 통과 된 것도 폴 마틴 총리의 자유당 집권 때였다.
자유주의와 다문화를 바탕으로 트뤼도 총리와 자유당은 캐나다가 유엔에서 국제적 역할을 하기 원하고 있고-파리 유엔 기후협약에서 선도적 역할을 했고 유엔 안보리 비상임 이사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튼실한 경제력을 유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적극 대처하는 것도 자유당의 시대적 사명이지만 파이프라인 프로젝트와 인프라 구축으로 경제활성화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로 인해 B.C.에서 지지율을 까먹고 있지만.
자유당 경제 불평등 해결할까?
다보스 포럼을 앞두고 발간된 보고서에 따르면 캐나다 최고 부자 데이비드 톰슨 과 갈런 웨스턴 시니어 집안의 재산이 캐나다인 약 1,100만명의 재산과 맞먹는다. 이 보고서의 발간 목적은 빈부의 차이에 관한 것이 아니라 1%와 99%, 즉 최고부자와 나머지 사람들에 관한 보고서로서 부의 재분배에 대해 자유당 정부가 고민을 해야 한다고 말해주고 있다. 부의 불평등 정도가 심화되지 않은 북유럽이 좋은 모델이지만 그 제도를 도입하려면 국민적 합의가 선행 되어야 한다.
자유당이 자유주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경제에 까지 자유주의 정책을 확산 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 캐나다는 미국이나 영국과 달리 세계화에 적극적이고 자유무역을 택하고 있는데 자유무역의 최대 수혜자는 대기업 다국적기업이고 피해자는 중산층이다.
공장 해외이전으로 중산층은 일자리를 잃는다. 그러나 대기업은 해외공장의 낮은 임금을 통한 생산으로 이익이 증대된다. 정부로서는 대기업이 되었던 중산층이 되었던 파이가 커진 것으로 만족할지 모르나 중산층에 돌아가야 할 파이가 대기업으로 주머니로 들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이나 영국의 중산층 분노가 폭발한 것이다.
자유무역이 대세니까 미국이나 영국도 다시 자유무역으로 회귀하겠지만 자유당은 미국이나 영국처럼 일시적이나마 자유무역을 포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자유무역 체제에서 1%와 99%의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자유당으로서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그런 이유로, 꼭 자유무역 때문만은 아니지만 좌파 잡지 자코방(Jacobin)에서 죠디 커밍스는 트뤼도는 당신의 친구가 아니다(Justin Trudeau is not your friend)라는 글을 기고했다. 이미 많은 독자들이 읽었겠지만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기사 등록일: 2017-01-20
나도 한마디
 
최근 인기기사
  웨스트젯 캘거리-인천 직항 정부.. +1
  캘거리 집값 역대 최고로 상승 ..
  4월부터 오르는 최저임금, 6년..
  캐나다 임시 거주자 3년내 5%..
  헉! 우버 시간당 수익이 6.8..
  캐나다 이민자 80%, “살기에..
  앨버타 데이케어 비용 하루 15..
  캐나다 영주권자, 시민권 취득 .. +1
  앨버타, 렌트 구하기 너무 어렵..
  주유소, 충격에 대비하라 - 앨..
댓글 달린 뉴스
  넨시, “연방 NDP와 결별, .. +1
  재외동포청, 재외공관서 동포 청.. +1
  CN드림 - 캐나다 한인언론사 .. +2
  (종합)모스크바 공연장서 무차별.. +1
  캐나다 동부 여행-두 번째 일지.. +1
  캐나다 영주권자, 시민권 취득 .. +1
회사소개 | 광고 문의 | 독자투고/제보 | 서비스약관 | 고객센터 | 공지사항 | 연락처 | 회원탈퇴
ⓒ 2015 CNDrea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