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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년 닭띠 해를 맞으며 _ 오충근의 기자수첩
 
봄이 오는 소리
지난 늦가을 겨울 장기 일기예보에 이번 겨울이 예년보다 춥고 눈은 예년 수준으로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는데 아직까지는 예년보다 추웠다고 느끼질 못했다. 추위야 체질에 따라 주관적으로 느끼는 것이니 개인차이가 있겠지만. 그래도 앨버타 날씨는 모른다, 언제 영하 40도 이하의 강추위기 몰아 닥칠지 누가 알랴. 그렇더라도 1월이 지나면 심리적으로 안도감이 든다, 겨울 다 갔다고.
28일이 설날이었고 2월2일이 그라운드 호그(Ground Hog)데이다. 이 영물스러운 설치류가 굴에서 나와 제 그림자를 보느냐 마느냐에 따라 겨울이 길어질 수도 짧아질 수도 있다. 2월4일은 봄이 고개를 빼꼼히 내미는 입춘으로 2월이 되면 서양 풍습이나 동양 풍습이나 봄을 맞이하는 채비를 한다.
정유년의 시작이 입춘이냐, 설날이냐 문제인데 절기의 시작이 입춘이니 정유년은 입춘부터 시작이라는 것이 올바른 해석이다. 정유년 닭띠해를 맞아 에드몬톤 공항에는 얼음으로 닭을 조각해 전시했다. 높이 8 피트의 대형 얼음 닭은 라트비아에서 온 아이스 카빙 전문가 솜씨로 화이트 에비뉴로 옮겨져 2월5일까지 전시된다.
2월은 봄이 오는 길목으로 봄도 아니고 겨울도 아닌 비승비속한 달이나 설날, 입춘을 맞아 봄의 전령 역할을 한다. 설날이 되면 덕담을 주고 받는다. 2017년 혹은 정유년 최대의 화제는 정권교체, 탄핵인용 여부다. 한국에 살고 있는 한국인뿐 아니라 전 세계에 펴져 있는 한국인이나 한국계 외국인에게도 관심사항으로 정유년 최대의 덕담이자 한국인 모두에게 공통되는 복은 ‘대통령 복’ ‘지도자 복’이다.
좋은 지도자를 만나는 복
링컨 대통령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한 김동길 교수는 80년대 언젠가 "우리에게는 지도자 복이 없다"고 쓴 적이 있었다. 이승만 독재, 4.19혁명 이후 민주당의 혼란, 5.16 쿠데타와 그 후 이어진 장기 군사독재를 겪다 겨우 숨통이 트이자 나온 말이었는데 김동길 교수 말처럼 우리에게는 지도자 복이 없었다.

좋은 지도자란 어떤 지도자인가에 대해서는 이미 2,000년 전에 맹자가 말했다. 권모술수와 힘의 논리가 판을 치던 춘추전국 시대에 맹자는 수레 타고 다니며 만나는 제후들에게 마다 왕도정치를 설파했다. 제후들에게는 소 귀에 경 읽기에 불과했으나 맹자의 왕도정치에 민주주의 원리가 다 들어 있다.
맹자는 정치의 중심은 백성으로 백성을 평안하게 하는 정치를 주문했다. 그렇지 않으면 나라가 흔들린다고 경고했다. 맹자는 의(義)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위정자는 백성의 기본생활을 보장해주고 형벌과 세금을 가볍게 해 백성의 백성의 이득을 보장하고 백성들이 풍요로운 경제활동을 하도록 보장해준다.” 이것이 맹자가 정의한 의다.
그 대신 위정자에게는 절제된 삶을 요구했다. 세금을 덜 거두면 위정자의 창고가 줄어들지만 다수 백성의 이익을 위해 위정자의 이익을 뒤로 돌려야 한다고 설파했다. 권모술수와 약육강식의 패도정치가 성행하던 춘추전국시대에 맹자의 외침은 공허한 메아리였으나 위정자의 권력은 백성의 복지 보장에 있다는 말은 지금도 유효하다.
올해는 한국에 새로운 정치지도자가 나오는 해다. 탄핵이 인용되면 4월, 5월경에 설령 탄핵인용이 안 되더라도 12월에는 대선이 있으니 새로운 지도자가 나온다. 정유년 새해에는 맹자가 말하는 그런 지도자를 만나는 해가 되기를 바란다.
한국은 새로운 정치 지도자를 만나겠지만 미국은 새로운 정치 지도자로 인해 새해부터 시끌시끌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TPP철회는 예상했던 바다. 자유무역의 피해자인 중산층을 달래기 위해서는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TPP는 손을 봐야 할 대상이었으니까.
TPP 탈퇴를 신호탄으로 영국 총리가 미국을 방문해 결속을 다졌다. 메이 총리의 미국 방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 후부터 예정되었던 일이었지만 미국 영국 정상이 만나자 중국은 독일에게 추파를 던졌다. 이런 강대국의 이합집산은 1차대전의 도화선이 되었던 국가주의(Nationalism)의 또 다른 형태가 재현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27일 행정명령으로 이라크, 이란, 소말리아, 리비아, 수단, 예멘, 시리아 7개국 국적자에게는 90일간 비자발급 중지 및 입국이 불허된다. 7개국 출신 이중국적자에게도 이 명령은 동일하게 적용된다. 즉 7개국 국적자가 자신의 이중국적 지위를 이용해 미국 입국하는 것도 차단하겠다는 의도인데 이 행정명령의 후폭풍은 메가톤급이 될 것이다.
테러 가능성이 있는 7개국 국적자 입국 불허 및 비자발급 중지에 대해 캘리언 코웨이 백악관 고문은 "가족과 못 만나고 헤어지는 것은 일시적인 것으로 이들이 미국에 위험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억류에서 풀려날 것"이라면서 "이는 안보를 위해 일시적으로 치러야 하는 작은 대가"라고 술렁이는 민심을 달랬다.
그러나 여당인 공화당 내에서도 우려의 소리가 높다. 공화당에서는 테러를 막기 위한 반 이민 행정명령이 오히려 테러와의 전쟁에서 자해 행위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행정명령이 "미국이 무슬림 입국을 원치 않는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간주된다"면서 "행정명령으로 안보가 강화되기보다 테러리스트 모집을 돕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는 의견도 있다.
국경의 남쪽에서 일어난 청천벼락 같은 행정명령에 대해 트뤼도 총리는 트위터에 "캐나다 정부는 박해, 전쟁, 테러를 피해 온 사람들을 환영한다. 다양성은 우리의 강점이다. 캐나다로 오라."고 썼다. 또한 총리실은 트럼프 행정부와 이민및 난민정책에 대해 대화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7개국 국적자일지라도 캐나다 국적을 갖고 있는 이중 국적자는 미국 입국이 거부 되지 않을 것"이라는 미국 당국의 확인이 있었다고 덧붙었다.
붉은 닭의 해
정유년(丁酉年)은 붉은 닭(Red Rooster)의 해다. 천간인 정(丁)이 붉은 빛을 띤다고 보기 때문이다. 420년전 정유재란 일어난 해다. 임진년에 조선을 침범한 왜군은 전쟁이 소강상태에 빠지고 정전회담도 지지부진하자 다시 조선을 침략한 것이 정유재란이다.
닭은 새벽이 온 것을 알리고 풍요와 다산을 상징하는 상서로운 동물로 12지 중 10번째 동물이다. 그런데 닭은 작년에 너무 고생을 많이 했다. 누구 입에서 시작된 말인지는 모르겠는데 언제부터인지 박근혜를 닭에 빗대어 닭그네라고 부르는 것이다. 잘 잊어버리고 머리가 잘 안 돌아가는 사람을 일러 닭대가리 라고 하는데 아마 거기에서 비롯된 말이 아닌가 추정해본다.
비록 박근혜가 말이 어눌하고 말 실수가 잦아 100단어 공주라는 별명도 붙었지만 머리가 안 돌아가는 사람은 아니다. 오히려 상당히 영악하고 주변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드는 데는 천재적 소양을 가진 사람으로 이런 사람을 닭에 빗대어 부르면 닭들이 진실이 왜곡 되었다고 항의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작년 11월16일 충청북도 음성에서 조류독감에 감염된 오리가 발견됨으로써 시작된 조류독감(A1)으로 닭과 오리의 수난이 시작되었다. 지난 연말까지 살처분된 가금류가 2,700만 마리에 달하고 서민들의 단백질 공급원인 달걀 값이 천정부지로 올랐다.
한국은 노동유연화가 잘 되어 있는데다 취업시장마저 불안해 명퇴세대가 많다. 한창 나이에 명예 퇴직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소규모 자본으로 창업하는 것이다. 특별한 기술 없이 창업할 수 있는 직종 중에 하나가 치킨집인데 치킨집도 수난으로 70%가 창업 후 5년 이내 문을 닫는다는 통계가 있으니 닭과 관련된 것은 끊임없이 수난을 당한 해였다.
닭에게는 암울했던 병신년이 지나고 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A1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지만 다소 진정되어 가는 듯하고 달걀값도 많이 내려갔다. 해가 바뀌면 역술인들이 대목을 만나는데 어느 역술인의 말에 의하면 붉은 닭의 해에는 닭으로 빗대어진 사람이 불벼락을 맞는 형국이라고 한다. 또한 음력 2월 양력3월에 한국 정치계에는 커다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점쳤다.
역술인들의 말을 전적으로 믿을 바는 아니지만 정유년에는 여러 가지 긍정적 변화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독자 여러분 가정에도 정유년에 좋은 일, 긍정적인 일 가득하기를 바란다.

기사 등록일: 2017-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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