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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전쟁 다시 불 붙나? _오충근 기자수첩
 


올해 들어 산유국 감산합의로 상승세를 보이던 원유가격이 일주일째 하락을 거듭하더니 심리적 저지선인 배럴 당 50달러가 붕괴되어 WTI는 배럴당 48.78달러에 거래되었다. 시장 분석가들은 올해 유가가 배럴당 60달러는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는데 유가 상승에 힘입은 미국의 셰일 석유 증산과 이에 맞선 사우디 아라비아가 가격인하로 맞불을 놓아 공급과잉의 우려가 커졌지 때문이다.
OPEC 감산의 맹점
작년 11 월 OPEC 회원국의 감산합의는 성공적으로 보였다. 거의 모든 회원국이 상대적으로 적극적인 생산 감산 협상에 서명하고 실제로 모든 회원국에게 1 월에 시작되는 감산 조치를 수행하도록 설득했다. 감산량은 하루 120만배럴로 올해 1월-6월까지 한시적 합의로 다가오는 5월25일 OPEC회의에서 6개월 연장 여부를 다시 결정한다.
OPEC의 94 % 감산 준수율은 그 동안 OPEC가 감산 합의를 해도 회원국들이 이를 지키지 않는 부정 행위로 불신이 쌓인 것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준수율로 하루 100 만 배럴의 원유 생산량이 줄었다. 아직은 준수율이 높다고 하지만 감산합의가 지켜진 적이 한번도 없어 감산합의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존재다.
회원국은 아니지만 감산에 동조하기로 한 러시아를 비롯해 비 회원국의 감산량을 모두 합하면 하루 180만 배럴이 줄어들었다.
처음에는 감산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 감산합의가 발표 된 달에 유가는 20 % 이상 올랐고,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은 이후로 원유 가격에 대해 대부분 낙관적 인 입장을 보였다. 원유관련 주식도 장 중 8%나 올랐다. 그러나 장미빛 전망은 오래 가지 않아 최근 원유가격은 배럴당 50달러 수준을 밑돌고 있다. 왜 감산이 연속성을 잃었을까? 거기에는 두 가지 원인이 있다.
첫 째, 모든 회원국이 감산에 참여한 것이 아니다. 리비아와 나이지리아는 감산에서 제외되었다. 감산에서 제외된 리비아는 하루 40만배럴의 원유를 증산했으며 나이지리아도 하루 20만-30만 배럴을 증산했다. 리비아, 나이지리아의 증산으로 사우디 아라비아를 비롯해 다른 회원국의 감산이 상쇄되었다. 정세 불안을 이유로 감산에서 제외된 리비아는 원유 수출항 부근에서 일어난 폭력사태로 인해 수출동력을 잃어 하루 8만 배럴의 원유를 잃고 있다. 나이지리아는 OPEC가 감산을 6개월 더 연장한다면 추가 감산에는 동참해야 할 것이다.
둘 째, 감산 결정을 할 때 기준량 설정을 10월 생산량에 맞췄다. 최고점에서 감산해야 극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0월 생산량은 최고치로 8월에 비해 40만 배럴이나 많은 생산량이다. 1월 감산량이 하루 110만 배럴로 감산 이행률이 90%이나 총 생산량은 하루 3천2백14만 배럴로 지난 8월 하루 생산량이 3천2백50만 배럴임을 감안할 때 여전히 높은 수치다.
감산에 동조참여 하기로 한 러시아의 원유 생산량은 줄지 않았다. 하루 30만 배럴을 감산하겠다고 장담했으나 지난 달 생산량이 하루 111만 배럴로 감산합의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지개 펴는 셰일 석유
지난 2-3년동안 사우디 아라비아 주도의 OPEC와 미국 셰일 가스업계의 유가 전쟁으로 불안한 저유가 시대를 보냈다. 저유가 시대를 맞아 많은 셰일 유정이 생산 코스트를 맞추지 못해 잠정 휴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기술혁신과 비용절감으로 생산 코스트를 대폭 낮춘 셰일 업계는 배럴당 50달러 수준까지 낮춰 경쟁력을 강화했다. 게다가 트럼프 행정부의 든든한 지원까지 얻어 용기 백배한 미 셰일업계는 그 동안 놀려 두었던 시추공에 다가서기 시작했다.
원유업계에서도 지난 11월 OPEC가 감산에 합의해 더 이상 유가 추가 하락을 막은 것은 “셰일업계가 OPEC를이긴 것”으로 보고 있는 분위기다. 몇 십 년 동안 독자적 카르텔로 국제 원유 가격을 주물러온 OPEC의 힘이 미국 셰일원유업계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다.
생산속도도 가파르게 증가해 브룸버그 통신에 의하면 지난 9월 이후 하루 12만5천배럴 증산했다. 이 수치는 셰일 혁명 초기 단계보다 훨씬 빨라진 증산 속도로 하루 생산량 9백만 배럴을 넘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셰일업계에서는 일손 부족을 염려하고 있다. 트럭 운전사의 경우 연봉 8만 달러에도 빈 자리를 메우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이다.
또한 셰일 석유/가스 투자도 활발하다. E&P는 올해 투자 및 탐사 예산을 늘렸다. 콘티넨탈 리소스도 19억5천만 달러를 투자해 올해 중반부터 생산량을 늘릴 예정이다. 헤스그룹도 작년 예산 19억5천만 달러에서 올해는 22억5천만 달러로 늘려 잡았다.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 정책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운동 당시 ‘미국 우선 에너지 정책’을 천명해 미국 내 화석연료 개발 및 생산 확대로 ‘완전한 에너지 독립’을 약속했다. 에너지 생산확대로 국제 석유 가격을 조작하는 OPEC 나 미국의 적대국으로부터 원유를 수입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또한 셰일가스, 석유, 석탄의 생산 증대로 약 50만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그 동안 하락세를 면치 못하던 석탄 생산량이 2017년에는 전년 대비 1.7%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오바마 행정부에서 환경오염 때문에 거부한 키스톤 XL 파이프라인 프로젝트가 재개 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키스톤 파이프 라인을 비롯해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기회를 활용해야 한다.”고 재개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키스톤 파이프라인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앨버타에서 미국까지 하루 83만 배럴의 원유가 수송된다.
키스톤 파이프 라인 부활할까?
키스톤 XL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사망 진단을 내렸으나 트럼프 행정부에서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관사인 트란스 캐나다도 프로제트 재개를 바라고 있다. 이에 대해 알 모나코 엔브리지 최고 경영자는 원유 공급 개요를 볼 때 3개 파이프라인의 시장이 충분하겠냐고 의문을 나타냈다. 연방정부가 승인한 두 개의 파이프라인, 트란스 마운틴 확장 프로젝트와 엔 브리지 라인 3 공사가 완공되면 10년 이상은 용량이 충분하므로 파이프라인이 3-4개 필요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CAPP(캐나다 석유 생산자 협회)는 2021 년에 하루 850,000배럴의 추가 생산량을 기대하고 있다. 트랜스 마운틴 확장으로 하루590,000 배럴 및 라인 3 확장으로 하루370,000배럴로 용량 증설로 2022 년까지 하루 900,000 배럴의 증가가 예상된다. 즉 증산되는 하루 100만 배럴의 원유 수송은 두 개의 파이프라인으로 충분하다.
더구나 두 개의 파이프라인은 기존의 파이프라인 증설 공사이므로 키스톤 XL 파이프 라인 프로젝트처럼 매설 지역의 토지를 수용하고 지역사회와 소송을 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을 필요가 없다. 우드 맥켄지의 시장 분석가 마크 오버스터터 역시 “2025년경에 두 개의 파이프라인이 분명 필요하다. 그러나 그 이상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키스톤 XL 파이프라인 프로젝트에 대해 부정적 의사를 나타냈다. 키스톤 파이프라인 프로젝트가 죽음에서 부활 했지만 언제 첫 삽을 뜨게 될지.
앨버타, 앨버타
앨버타 주정부는 올해 예산을 발표했다. 올해 적자는 100억30만 달러다. 올해 연말에는 적자 누계가 45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주 정부는 적자 규모가 통제 가능하다고 하지만 여론조사에 의하면 앨버타 주민들은 빚 지는 건 그만 두었으면 한다. 앨버타 주정부는 2-3년 안에 균형 예산을 실현하려면 수 천명을 해고 시켜야 한다면서 인구가 불어나는데 병원이나 학교를 비롯해 인프라 건설을 그만 둘 수가 없다고 적자예산의 배경을 설명했다.
앨버타 경기가 살아나려면 유가가 올라야 한다는 건 세 살 먹은 아이들도 아는 이야기인데 앨버타가 국제 원유시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고 유가등락에 종속된 앨버타 경제는 유가하락에 언제 주름살이 펴질지 모른다. 오로지 유가상승을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건만 들리는 소식은 OPEC와 셰일 업계가 2차 유가전쟁을 시작할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소식이다.
한가지만 바라보고 산다는 것은 권고할 만한 일이 아니다. 남녀 사이에서 오로지 파트너, 배우자만 바라보고 사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지만 그 외에 오로지 유가에만 매달려 있다는 것, 오로지 미국시장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다.
앨버타 경제가 원유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앨버타가 원유 의존도를 줄이려면 장기적으로 산업을 다각화 할 필요가 있고 캐나다 원유가 미국 시장만 바라볼 게 아니라 아시아 시장도 개척하고 파이프라인을 통해 원유를 동부로 보내 유럽, 아프리카로 수출하는 수출 다변화가 필요하다.

기사 등록일: 2017-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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