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안내   종이신문보기   업소록   로그인 | 회원가입 | 아이디/비밀번호찾기
이번엔 트럼프 대통령 차례인가? _오충근의 기자수첩
 
한국인에 친숙해진 단어, 탄핵

사전에서 탄핵(Impeachment)의 뜻을 찾아보니 “소추(訴追)가 곤란한 대통령, 국무 위원, 법관 등의 고위 공무원이 저지른 위법 행위에 대하여 국회에서 소추하여 처벌하거나 파면함”이라고 쓰여 있다. 탄핵에서 일반인의 관심이 집중되는 대통령 탄핵은 법률상 위법행위를 밝히는 것과 대통령의 헌법 침해로부터 헌법을 보호하는 기능을 갖고 있다.
나라를 대표하는 대통령이 갖고 있는 막강한 책임과 권한을 생각할 때 대통령에게 법률상 헌법상 책임을 물어 파면 한다는 것은 절차상으로도 지극히 어려운 일이고 정치, 경제, 사회에 미치는 파급력이 엄청난 사건으로 대통령 탄핵은 세계적으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 아니지만 이번에 한국 사회는 대통령 탄핵을 통해 이 단어가 익숙해졌다.
한국은 탄핵절차가 마무리 되고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었거니와 이번에는 미국발 탄핵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미국은 한국의 전통적 우방일뿐더러 국경을 맞대고 있는 캐나다도 정치 경제 문화에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어 남의 나라 일이지만 충분히 관심을 가져 볼만한 일이다.
한국은 국회가 탄핵소추를 가결하면 헌법재판소에서 최종 판결을 하지만 미국은 하원과 상원의 의결을 거쳐 결정되거나 부결 된다. 미국 헌정사상 대통령 탄핵은 세 번 있었다.


미국의 대통령 탄핵 역사

첫 번째 탄핵은 링컨 대통령 암살로 승계한 앤드류 존슨 대통령이다. 링컨 대통령은 공화당인데 남부와 화합을 위해 남부 출신 민주당 상원의원 존슨을 부통령으로 지명했다. 링컨의 암살로 대통령을 승계한 존슨에게 공화당은 사사건건 딴지를 걸었다.
존슨 대통령은 말을 안 듣고 반대만 하는 스탠턴 전쟁부 장관을 해임하고 그랜트 장군(18대 대통령)을 전쟁부 장관에 임명했다. 공화당은 존슨이 법을 어겼다며 탄핵을 시도했다. 하원을 통과한 탄핵안은 상원에서 한 표 차이로 부결되어 존슨은 대통령 직을 유지하였으나 역사상 가장 인기 없는 대통령으로 기록 된다.
두 번째 탄핵은 아직도 우리 뇌리에 생생한 닉슨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건에서 비롯되었다. 1972년 6월17일 민주당 전국위원회가 들어 있는 워터게이트 빌딩에 5명의 괴한이 침입했다 경비원의 신고를 받은 경찰에 의해 체포되었다. 수사결과 이들은 3주 전에 민주당 전국위원회에 도청장치를 설치했다 고장 나서 다시 설치하러 침입했다 발각 된 것이다.
그 당시 닉슨 대통령은 재선을 준비 중이었고 월남전을 반대하는 민주당을 저지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워터게이트 스캔들은 미약하게 시작되었으나 창대하게 끝나 닉슨 대통령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임기도중 사퇴하는 대통령이 되었다. 2년에 걸친 조사 끝에 닉슨 대통령의 고의 은폐사실이 만천하에 알려지며 위증, 사법방해, 권력남용으로 의회에서 탄핵이 발의되었다. 상원에서 탄핵가결이 100% 확실해지자 닉슨 대통령은 탄핵이 발의된지 나흘 만에 대통령을 사임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백악관 직원 르윈스키와 성 추문 때문에 탄핵심판대에 올랐다. 재선 후 공화당 정치공세에 시달리던 클린턴 대통령은 부동산 의혹을 조사받고 있었다. 그런데 케니스 스타 특별검사에게 걸려든 것은 부동산 의혹이 아니라 르윈스키와의 성 추문이었다.
특별검사는 성 추문을 시시콜콜 조사해 11가지 탄핵사유로 의회에 조사서를 제출했다. 그런데 민주당은 물론이고 정치공세를 퍼붓던 공화당 조차 “성 추문이 도덕적으로 손가락질 받을 수는 있어도 탄핵사유는 아니다”고 인정했다. 여론도 클린턴 대통령을 비난하면서도 탄핵을 원하지 않았다.
미국 헌법은 탄핵 사유로 “반역, 뇌물수수, 기타 중대범죄와 비행”이라고 적시하고 있다. 그런데 기타 중대범죄와 비행에 대해 구체적 설명이 없어 정치적으로 이용될 소지가 많다. 존슨 대통령이나 클린턴 대통령이 중범죄와 비행으로 탄핵 대상이 되었다. 헌법학자들은 권력 남용, 배덕, 헌법훼손, 신임 배반 등을 중대범죄로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혹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 탄핵 이야기가 솔솔 나오는데 임기 6개월도 안되어 탄핵이 거론 되는 것도 미국 헌정사상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러시아가 트럼프 당선을 위해 해킹으로 개입했다는 의혹,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고급정보를 누설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그런 일이 전혀 없다고 부정했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부정한바 있다.
대선 캠프 러시아 개입 의혹에 대해 수사기관이 내사를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제임스 코미 FBI국장에게 자신이 수사 대상이냐고 물었다. 대통령이 수사책임자에게 자신이 수사 대상이냐고 묻는 것은 극히 이례적으로 ‘수사 방해’에 해당 된다는 것이다. 사태를 더욱 악화 시킨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국장을 해임한 것이다.
해임 사유는 일을 못한다는 것인데 코미의 해임은 엄청난 파장을 일으켜 대통령 탄핵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계기가 되었다.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장은 코미 국장의 해임을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도전”으로 규정했고 워터게이트 사건을 파헤친 칼 번스타인은 코미 국장의 해임이 워터게이트 사건보다 더 위험하다고 주장했다.
지난 주 퍼블릭 폴리시가 행한 여론조사 결과는 응답자 48%가 탄핵에 찬성했고 41%가 반대했다. 이 수치에 대해 분석가들은 48% 탄핵 찬성 비율을 지난 대선 때 클린턴 지지율 48.2%과 연관 시켜 민주당 지지자들이 탄핵 찬성을 한 것으로 분석했다. 분석가들은 대통령 탄핵은 멀고도 먼 과정으로 반드시 공화당 지지를 얻어야 가능하다고 덧붙이며 48%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 국정운영 지지율을 36%로 취임 초기에는 허니문 효과로 통상 지지율이 높은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취임 초기에도 지지율이 낮다. 낮은 지지율에 반비례해 탄핵 가능성은 높아져 도박사들도 연내 탄핵 가능성을 8%에서 27%로 높혔다. 중도 사임 가능성에 대해서 도박사들은 60%의 확률로 보고 있다.
도박사들이 승부본능이 틀리지 않을 것이라는 듯이 트럼프 탄핵 가능성은 수면위로 떠올랐다. 법무장관은 로버트 뮬러 전 FBI국장을 특별검사에 임명해 러시아 스캔들을 조사하게 했다. 워싱턴 포스트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 관리 한 명이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내사를 받고 있다. 이에 맞춰 백악관 법무팀도 발 빠르게 탄핵에 대비하고 있다.
트럼프는 워싱톤 정가의 이단아다. 정치와는 무관한 부동산 업과 연예 흥행, 절제와 품위와는 거리가 먼 극단적 돌출 언행, 언제 어떻게 튈지 모르는 저돌적 투사 기질은 정가에서 공화당 민주당을 떠나 직업 정치인들의 반감을 사기에 충분했다.
주류언론이 트럼프 탄핵을 주도하는 가운데 공화당은 별 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으면서도 내부적으로 마이크 펜스 부통령에 주목하고 있다. 민주당도 탄핵은 시기상조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대선 기간 중 영화감독 마이클 무어는 5가지 이유를 들어 트럼프 당선을 예언했다. 그의 예언은 맞았다. 트럼프 당선 후 마이클 무어는 트럼프가 사임하던가 탄핵 당해 임기를 못 채울 것을 예언했다. “여성 혐오자, 인종차별주의자 트럼프는 자기자신만 생각하는 사람이라 예기치 않게 법을 어기고 대통령직을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대선 족집게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앨런 리트먼 교수도 트럼프 당선을 예측했다. 그는 최근 워싱톤 포스트를 통해 “트럼프가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하거나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로 탄핵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리트먼 교수는 트럼프 보다 펜스 부통령이 예측가능하고 공화당 노선에 충실하다고 말해 공화당 분위기를 간접으로 전했다.
취임 후 처음 해외순방을 나선 트럼프 대통령은 중동과 유럽을 방문한다. 교황과 만남도 예정되어 있고 G-7 정상회담도 참석한다. 우연의 일치랄까? 43년 전 닉슨 대통령도 중동 순방 후 탄핵 공세를 견디지 못하고 사임했다. 임기가 끝나는 1977년 1월까지 절대 물러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기사 등록일: 2017-05-26
나도 한마디
 
최근 인기기사
  웨스트젯 캘거리-인천 직항 정부.. +1
  캘거리 집값 역대 최고로 상승 ..
  4월부터 오르는 최저임금, 6년..
  캐나다 임시 거주자 3년내 5%..
  헉! 우버 시간당 수익이 6.8..
  캐나다 이민자 80%, “살기에..
  앨버타 데이케어 비용 하루 15..
  캐나다 영주권자, 시민권 취득 .. +1
  앨버타, 렌트 구하기 너무 어렵..
  주유소, 충격에 대비하라 - 앨..
댓글 달린 뉴스
  넨시, “연방 NDP와 결별, .. +1
  재외동포청, 재외공관서 동포 청.. +1
  CN드림 - 캐나다 한인언론사 .. +2
  (종합)모스크바 공연장서 무차별.. +1
  캐나다 동부 여행-두 번째 일지.. +1
  캐나다 영주권자, 시민권 취득 .. +1
회사소개 | 광고 문의 | 독자투고/제보 | 서비스약관 | 고객센터 | 공지사항 | 연락처 | 회원탈퇴
ⓒ 2015 CNDrea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