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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반등하려나? _ 오충근의 기자수첩
 
내려갈 때가 있으면 올라 갈 때가 있다

3년전 지금쯤부터 유가가 곤두박질 치기 시작하더니 작년 초에는 배럴당 30달러를 밑돌았다. 앨버타의 운명은 유가가 쥐고 있어 이끄는 대로 불경기 호경기를 반복할 수 밖에 없다. 당장 앨버타 주 정부는 예상에 못 미치는 유가로 로열티 수입이 줄어들어 일부 프로젝트를 연기해야 한다. 이렇듯 유가는 앨버타 사는 사람들의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유가 반등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어제 유가가 WTI 기준 배럴당 49.89달러로 50달러 벽을 넘어서려 하고 있다. 5주 만에 다시 50달러 벽을 두드리는데 브렌트유는 이미 55달러를 넘겼다. 유가 역시 자본주의 시장원리를 따르나 이 변덕스러운 상품은 시장원리보다는 지정학적 이유로 널 뛰기를 해 사람을 혼란스럽게, 특히 전문가들을 곤혹스럽게 만든다.
3년전 유가폭락 이후 WTI 기준 배럴당 50달러는 넘기 힘든 ‘마의 벽’이었다. 50달러 넘기 무섭게 바지가랑이 끌어 당겨 번번히 상승세가 좌절되었다. 2014년 12월 이후 배럴당 50달러 넘어간 게 18회인데 10번에 7번은 일주일도 채 안되 다시 50달러 아래로 내려갔다.
전도서는 말하고 있다. 울 때가 있으면 웃을 때가 있고 슬플 때가 있으면 기쁠 때가 있다고. 세상만사 모든 것에 때가 있듯 유가도 3년 내리막길 걸었으니 올라 갈 때가 온 것인가? 이번에는 배럴당 50달러 벽을 무난히 넘어 고공행진 해 노틀리 주 수상의 주름진 이마가 펴지고 시시 주 재무장관 얼굴에 화색이 돌 날이 올 것인가?


IEA의 희망찬 분석

파리에 본부를 두고 있는 IEA(International Energy Agency 국제 에너지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을 강타한 두 개의 허리케인, 미국사회는 물론 유가까지 혼돈과 불확실성으로 몰아넣은 허리케인에도 원유공급의 기본 구조와 유가는 기존의 틀을 유지했다. 8월들어 4개월만에 생산량이 떨어졌는데 7월에 비해 하루 720,000 배럴이 줄었다. OPEC의 산유량 감축 약발에 허리케인 하비까지 생산 감축에 역할을 했다.
하비로 인한 감축량은 하루 200,000만 배럴로 추정되는데 걸프 연안과 이글포드(Eagle Ford) 셰일 생산지역이 하비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8월들어 하루 70만 배럴의 생산량 감축은 허리케인 같은 일시적인 요소를 감안하더라도 유가가 재조정 되는데 탄력을 받고 있다는 게 IEA의 분석이다.
IEA가 유가 반등의 좋은 징조로 보고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미국의 생산량이 줄었다는 점이다. 어느 사이에 사우디 아라비아를 제치고 미국의 셰일원유가 국제원유시장의 swing producer로 등장한 것이다. 미국 원유 생산량은 6월부터 줄어들기 시작했는데 여기에 하비까지 겹쳐 생산량 하락에 가속이 붙어 예상보다 폭이 커진 것이다.
베네수엘라 산유량이 급격히 하락한 것도 변수로 작용해 OPEC 산유량 감축에 예외가 적용되는 리비아, 나이지리아의 늘어난 산유량을 상쇄 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EIA는 전반적으로 에너지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고 내다봤다. 원유는 물론이고 재생에너지 수요도 강세를 보여 연간 2.3%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석탄은 수요가 줄어들었다. 천연가스 수요는 2% 줄었으나 석탄 수요보다는 많았다. 석탄 수요는 1978년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늘어난 오일 수요

IEA나 미국의 EIA(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에너지 정보청)는 2018년 초나 되어야 수요 공급의 균형이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는데 예상보다 빨라졌다. IEA는 원유 수요를7월에 150만 배럴/일로 예상했으나 160만 배럴/일로 올려 잡았다. 특히 2분기에 수요 요구가 두드러지게 늘어 지난 2년 사이 가장 큰 폭을 기록했다.
IEA에 발표에 따르면 OECD 국가들 전체적으로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었다. 특히 유럽과 미국에서 예상보다 수요의 폭이 늘었다. IEA가 고무적으로 생각하는 점은 수요 강세가 두 차례에 걸쳐 일어난 허리케인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이다. IEA는 허리케인은 단기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멕시코만은 세계 오일 시장에서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곳으로 이 지역에서는 하루 4백만 배럴의 정유와 80만 배럴의 원유가 수출되고 있어 과거 호르무즈 해협에 비교될 만하다. 늘어나고 있는 오일 수요가 세계 오일의 중추지역을 강타한 허리케인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은 앞으로도 수요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의미다.
OECD회원국의 재고가 줄어드는 것도 수요 폭발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5년간 OECD 회원국의 평균 재고는 3천5백만 배럴인데 허리케인 후유증을 미국 정유업계가 얼마나 빨리, 늦게 회복하느냐에 따라 재고량의 폭이 평균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3년간 공급과잉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던 오일 시장으로서는 반가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미국, rig(시추시설)이 줄어든다

9월 중순 현재 미국의 rig(오일, 가스 포함)은 936개로 일년 전보다 430개 늘어났다. 936개 가운데 oil rig이 749개, 나머지가 gas rig인데 이번 주 들어 oil rig은 7개, gas rig은 1개 줄어들었다. 반면 캐나다는 oil rig 10개 늘었다.
일년 전과 비교할 때 상당히 많은 숫자가 늘어났으나 2분기 들어 늘어나는 속도가 줄더니 3분기 들어 줄어들기 시작했다. 올해 1분기에는 137개가 늘었으나 2분기에는 97개 늘었다. 이와는 아주 대조적으로 3분기에는 오히려7개 줄었다.
WTI기준 배럴당 50달러는 미국 셰일업계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배럴당 50달러 전후에서 시추작업이 활발해지거나 탄력을 잃는다. 작년 말과 올해 초 OPEC가 감산에 합의 해 배럴 당 50달러 벽을 넘었을 때 시추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었으나 40달러 이하로 떨어지자 시추작업장에는 찬바람이 불었다.
같은 셰일 시추업체라고 해도 회사 규모와 재정 형편에 따라 손익분기점은 다 달라 수치상 근거가 있거나 과학적인 분석에 의해 배럴당 50달러 선에서 셰일업계가 활성화 되거나 찬바람을 맞는 것은 아니고 경험에 의해 평균적으로 그렇다는 그쪽 업계의 견해지만 유가는 다시 배럴당 50달러 고지를 앞두고 숨 고르기를 하고 있다.


OPEC의 움직임

유가가 배럴당 50달러 선에서 숨 고르기를 하는 데는 OPEC 감산 합의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 OPEC는 지난 5월 총회에서 감산을 9개월 연장해 내년 3월까지 감산 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나이지리아와 리비아는 국내 사정으로 인해 감산 대상에서 제외 되었다. 이라크와 아랍 에미레이트도 감산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다.
OPEC 회원국도 아니면서 감산 대열에 동참한 러시아로서는 기분 나쁜 일로 “우리는 일일 30만 배럴이나 생산량을 줄였는데 나이지리아와 리비아가 생산량을 늘려 유가 하락의 원인이 되었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6월 기준 나이지리아 산유량은 일일 175만 배럴, 리비아는 75만배럴이다.
이란도 산유량을 계속 늘려 내년 3월에는 일일 400만 배럴을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현재 일일 380만 배럴의 원유를 퍼 올린다. 이란은 그 동안 경제 제재로 원유수출을 못해 감산 합의에서 예외를 인정 받았다.
이런 이유로 OPEC의 감산 합의가 내년 3월 이후에는 깨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감산 합의가 깨지면 OPEC 산유국들이 엄청난 기세로 원유를 퍼 올려 배럴당 50달러를 넘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재고 감소와 수요 증대로 원유가격이 상승할 것인지, OPEC 감산합의 파기로 저유가 시대가 계속 될 것인지, 사실은 아무도 모른다.

기사 등록일: 2017-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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