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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민의 세상읽기 (10월 19일자)
예년같으면 벌써 첫눈이 왔을 법한 10월중순. 캘거리에도 완연한 가을의 정취가 느껴진다. 여름인가 싶으면 성큼 겨울이었던 캘거리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서서히 낙엽지는 캘거리의 가을을 두달간이나 감상할 수 있는 것은 일종의 ‘선물’이다. 기상예보에 따르면 내주부터는 기온이 내려가면서 겨울 초입에 들 전망이다.
한국은 아직 은행잎이 짙은 가을이다. 단풍의 계절이면서 또한 정치의 계절이기도 하다.
정치적으로 대선열기가 후끈하다. 15일 정동영 후보가 범여권의 최대정파인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이인제 후보도 민주당의 대선후보로 확정됐다. 문국현 후보(창조한국당)를 포함한 여권의 대선후보들이 결정되면서 이명박의 대항마로 누구를 내세울 것인지 범여권 후보단일화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 여권의 입장에서 보면 후보단일화는 피할 수 없는 대세다. 이들 후보들을 모두 합쳐도 이 후보 한 사람의 지지율을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이다.
범여권에서는 정동영 후보가 선두권이긴 하지만 여전히 10% 남짓한 지지율이어서 과연 이인제, 문국현 후보가 그를 밀어줄 지 지금으로서는 확언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명박 대세론이 굳혀져가면 어떤 형태로든 이명박 대항마는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제 대선은 꼭 두달 남았다.
국회 국정감사도 17일부터 시작됐다. 대선을 의식, 이명박, 정동영 흠집내기로 일관해 파행을 겪고 있다. 첫날부터 상대방 후보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증인채택을 둘러싸고 각 당이 서로 대립하고 있다. 국감은 내달 2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사회적인 이슈는 여전히 신정아 사건이다. 지난주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신씨가 구속 수감됐다. 두 사람에 대한 검찰수사가 진행되면서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지금 여론의 초점이 두 사람이 아닌 쌍용양회와 오너인 김석원 전 쌍용그룹 회장에 맞춰져 있다. 신씨가 일했던 성곡 미술관은 김 전회장의 부인인 박문순씨가 관장으로 있는 곳이며 그의 저택에서 괴자금 60억원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물론 이 돈이 신씨와는 관련이 없지만 김 전 회장이 몰래 숨겨놓은 비자금일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검찰이 이 자금의 출처를 밝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당사자들은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은 이 자금이 위장계열사를 통해 빼돌린 횡령금일 가능성이 많다고 보고 있다. 김 전회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관리하다 들통이 난 전력도 있다.

한국의 강도가 다르지만 이곳 앨버타도 정치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겼던 한주였다.
월요일인 15일 지방선거에서 데이브 브론코니어 현 캘거리시장이 재선에 성공했다. 이번 승리로 세번째 연임을 하게 된 브론코니어 시장은 선거기간에 새로운 LRT라인과 레크레이션 센터 그리고 주택과 공원 건설을 약속하면서 투표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브론코니어 시장은 당선이 확정된 다음날 자신이 주민들에게 공약한 것을 앞으로 두달내 실행에 옮기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캘거리 14개의 지역을 대표할 시의원들도 선택됐다. Ward3 지역의 경우 개표결과 33표의 차이밖에 나지 않아 다음날 재개표를 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4명은 이번에 새로 선출돼 차기 시의회 멤버가 됐다. 이들은 앞으로 3년동안 캘거리의 미래를 책임지게 됐다. 인프라시설에 투자될 33억달러를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며 교통과 주택문제를 해결하는 등 산적한 과제들이 쌓여있다.
앨버타의 다른 도시들도 별다른 사고없이 모두 선거를 마쳤다. 에드몬톤은 스테판 맨들 현시장이 재신임을 받았으며 오코톡스와 캔모아 등 주요 도시들도 대부분 현 시장이 연임에 성공했다. 매디슨 햇은 경찰서장 출신인 밥 타렉씨가 새로운 시장으로 선임됐다. 지방도시들은 최근 인구가 급증하는데 따른 인프라시설 부족이나 주택문제 등이 선거이슈가 됐다.
이번 선거는 33%의 투표율을 보였다. 정치에 관심이 많은 한국인의 투표참여율에 비해서는 형편없이 저조한 것이지만 이곳에서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투표당일 날씨도 좋았지만 후보간 치열한 경합을 벌였던 일부 지역들이 참여율을 높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2004년 투표율은 19.8%였다.
핫이슈는 단연 지방선거였지만 석유가스에 대한 로열티가 여전히 논란이 되고 있는 모습이다. 앨버타 경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점점 힘을 더하고 있다. 이번주에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도 이 같은 경제 성장통에 따른 앨버타주민들의 실망과 좌절을 그대로 나타내 보여주었다.
특히 의료분야에 불만이 크다. 예산을 늘렸음에도 전혀 개선된 모습을 찾을 수가 없다.
엊그제는 앨버타인들의 병원진료 대기시간이 지난해에 비해 더 오래 걸린다는 보고서도 발표됐다. 훼밀리닥터를 만난 뒤 전문의를 만나 치료를 받는데까지 19.5주가 걸린다고 한다. 약 5개월정도다. 지난해보다 3.2주 더 걸린다. 전문의와 병원시설부족으로 결국 앨버타주는 사상 최장의 진료대기시간을 기록한 셈이 됐다.
이런 가운데 사설의료서비스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앨버타주에 의료보험으로 커버되지 않는 서비스를 환자에게 제공해주고 직접 비용을 받는 의사들이 생겼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종업원들이 제출하는 병결증명서나 전화상담 등에 대한 대가로 환자로부터 돈을 받는 것이다. 병원을 대신해 환자에게 청구서를 발송하는 사설의료서비스 전문회사 2곳이 최근 앨버타에서 영업을 시작했는데 적어도 10명의 의사들이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소득층 환자에게 비용을 청구하는 것은 공평하지 못하다는 의견과 이 같은 과외수입이 훼밀리닥터 사무소의 수익성을 개선해 줄 것이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적어도 시장원리로 보자면, 불편한 의료시스템에 불만을 갖는 사람들(수요)과 이들을 상대로 장사하려는 사람(공급)이 있는 한 (사회제도가 허용하는 범주내에서) ‘거래’는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른 분야는 몰라도 병원일은 사람 생명과 관련된 것이서 급하면 돈을 써서라도 치료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위급해서 병원 응급실을 찾으면 줄 서서 오랜시간 기다려야 하고, 내시경 한번 받기 위해 반년을 기다리는 일은 여간해서 익숙해지기 힘들다. 사설의료보험 논란이 이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youngminahn@hotmail.com)

기사 등록일: 2007-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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