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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민의 세상읽기 (9월 7일자)
아프간에서 납치됐다 풀려난 한국인 인질 19명이 가족품으로 돌아왔지만 기쁨도 잠시일 뿐 국내외 여론의 질타를 받으며 곤혹을 치루고 있다. 테러범과는 협상하지 않는다는 국제관행을 깬 것과 아프간에 주둔했던 한국군을 철수하는 석방조건들이 모두 비난의 표적이 됐다.
인질들의 피랍기간 동안 국민에게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던 샘물교회 박은조 담임목사와 피랍자 가족들은 이들의 석방후 예배와 간증 또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오히려 피랍자들을 영웅시하는 발언을 일삼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특히 박 목사는 한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이슬람지역에 더 많은 선교단을 보내고 싶다면서 300명 아니 3000명의 배형규가 나와야 한다고 역설해 아연실색케 했다. 결국 이들의 돌연한 태도변화는 다시 개신교의 선교활동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의혹이 일고 있는 몸값 지불설은 한국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기정사실화 되어가고 있는 분위기다. 외신들은 탈레반측이 몸값을 받았다고 주장한 내용을 비중있게 보도했다.
인질석방 과정에서 지출된 비용에 대한 구상권도 쟁점이 되고 있다. 정부의 경고를 무시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주장과 국민의 안전을 위해 국가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에 대해 비용을 청구한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논리가 맞서고 있다. 사실상 구상권을 피랍자들에게 청구한다고 해도 그 범위는 상당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일각에서는 이 같은 정부의 ‘구상권청구’ 방침이 피랍자와 정부를 향한 국민의 불만을 염두에 둔 ‘정치적 제스처’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사건해결 과정에서의 국정원의 역할도 도마위에 올랐다. 김만복 국가정보원장은 아프간 현지에서 인질들과 사진을 찍고 자신의 치적을 소개한 보도자료를 기자들에게 돌리기도 했다. 정치적인 행보로 보이지만 국가정보부서 수장으로서 이해가 안되는 행동이어서 여론의 차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한동안 아프간 인질사태의 후유증으로 한국은 몸살을 앓을 것 같다.
아프간 인질석방 외에 사회적으로 가장 많이 회자되는 화두는 ‘학력위조’다. 주로 유명인들과 대학교수들이 돌풍같이 한국을 휩쓸고 지나가는 학력위조 검증에 희생물이 되고 있다. 경찰수사가 아닌 네티즌들에 의해 ‘여론재판’을 받는 모습이어서 엉뚱한 사람이 피해를 입기도 한다. 유명인 가운데 학력을 속여 좌불안석인 사람중에는 서둘러 이실직고하는 사람도 많다. 아무래도 마음이 편치않았던 모양이다. 최근에는 일반인들 사이에도 학력을 ‘확인’하는 일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고 한다. 이런 추세는 이곳 캘거리도 예외가 아니어서 한때 본지 자유게시판에서 논란이 일기도 했었다.
수년전 경주의 한 호텔 수영장에서 가수 ‘인순이’를 만난 적이 있었다. 유명가수라기 보다는 너무나 수수하고 다정다감한 평범한 아줌마의 모습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다. 그녀가 엊그제 자신은 ‘고졸’이 아닌 ‘중졸’이라고 고백했다. 돈이 없어 학교를 못갔는데 고졸로 기록된 자신의 학력을 바로잡지 못했다면서 “다른 유명인사들은 대학이나 외국 대학원이 잘못돼 ‘학력 위조’로 보도되는데 나는 고등학교도 못나와 중졸이라는 처지를 밝히는 게 참 서글프다”고 말했다. 학벌에 민감한 한국사회에 그녀의 고백은 오히려 진한 감동을 준다.
한림토건 대표 김상진씨에 대한 검찰의 수사도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재개발하면서 공금을 횡령하고 세무조사를 무마하기 위해 국세청 담당국장에게 뇌물을 주었으며 조건이 안되는데도 은행으로부터 거액의 자금을 손쉽게 대출받게 된 경위들이 조사대상이다. 한림토건의 비약적인 급성장과 비리의혹에 청와대 의전비서관을 지냈던 정윤재씨가 깊이 관련된 것으로 나타나 사건이 청와대를 비롯한 정치권에까지 일파만파 확대되는 분위기다.
정치적으로는 대권을 향한 정치세력간의 피말리는 혈투가 이어지고 있다. 청와대가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키로 했다. ‘청와대 정치공작설’ 주장에 대한 법적대응이다. 청와대가 유력한 야당의 대선후보를 법적대응하는 것은 전례가 없던 일이어서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정치분석가들은 노 대통령이 국정운영의 주도권을 잃지 않으면서 대선에 영향력을 발휘하려는 정치적 계산을 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노 대통령의 정치적 사생결단이 한국 정치판을 크게 흔들어 놓을 것 같다.
대선정국의 또 다른 관전포인트는 이 같은 이명박-노무현의 충돌을 보수 대 반보수의 대결구도로 보는 시각이다. 언론보도를 중심으로 보면 조중동 보수일간지들의 이명박 키우기가 노골적이고 이들 언론에 대한 청와대의 반격이 보수를 향한 진보의 나팔수를 자임하고 나선 모습이기 때문이다.

캘거리는 지난 4일 학교들이 일제히 개학을 하면서 시민들이나 도로가 모두 분주해진 모습이다. 언론은 학생들이 학교로 돌아오면서 가정지출이 늘었다고 보도하면서 특히 캘거리는 전국에서 두번째로 개학시 지출이 많은 도시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통학버스 운전사 부족으로 버스루트가 줄어 학생들의 지각사태가 속출하고 있고 이번 학기에 850여명의 교사들을 새로 채용했지만 다른 주에 비해 임금수준이 현저하게 낮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하는 등 개학 관련 소식들이 이어졌다.
늘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캘거리의 범죄증가도 도마 위에 올랐다. 올들어 22번째 살인사건이 발생했던 터라 경찰관 증원을 위한 예산배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5년간 캘거리의 범죄발생률은 3%정도 줄었다고 하지만 다운타운지역은 범죄가 크게 늘었다. 특히 이스트빌리지 지역 주변의 6개 블락에서의 범죄발생이 거의 절반에 육박한다. 시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이 문제는 정치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캘거리헤럴드지는 10월 지방선거에서 캘거리 치안문제가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경찰관 증원 예산은 9월10일 시의회에서 결정된다.
(youngminahn@hotmail.com)

기사 등록일: 2007-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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