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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민의 세상읽기 _ 2월 29일자
북한을 방문해 본 사람이라면 길거리마다 내걸려있는 반미구호들을 기억한다. 어느 쪽으로 시선을 돌려도 눈에 띌 정도로 플랭카드의 숫자가 많고 표현이 도발적이며 적나라해 오랫동안 기억에 남게 된다. 평양 시내 뿐 아니다. 금강산 산골에도 묘향산이나 개성을 가는 도로변에도 어김없이 붉은 색 글자들은 있었다. 검게 그을린 북한군인의 타는 눈빛처럼 구호는 모두 전투적이었다. 언제나 미국은 ‘까부셔야’ 하는 원수로 표현됐다.
지난 26일 평양에 미국 국가가 울려 퍼지고 있을 때 북한TV에는 ‘별 빛나는 기발’이란 자막이 새겨졌다. 적성국(敵性國) 미국을 대표하는 교향악단이 북한의 심장부에서 미국 국가를 연주하고 그것을 북한의 주민들이 생방송으로 보았다는 사실은 북한이 북미관계 개선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거리마다 내걸린 ‘원수’의 구호들을 치우면서 그들은 준비했다.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평양공연을 문화외교로 표명한 고도의 정치적 이벤트였다고 평가해도 북한 주민들이 받은 충격은 실로 컸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들은 태어나면서 제국주의자 미국을 ‘악마’라고 인식하며 살았기 때문이다.
금강산이 열리고 개성이 열릴 때도 그들은 남북관계 개선이나 통일에 별 미련이 있어 보이지 않았다. 목적은 돈이었기 때문이다. 공연장에서 그들을 보면 늘 통일을 외친다. 우리도 그랬다. 하지만 (그들의 눈에) 미국의 ‘앞잡이’인 한국은 하나가 되기에 ‘바로잡아야’ 할 것이 너무 많았다.
이번 공연이 북미관계에 얼마나 변화를 가져다 줄 지 아무도 모른다. 핵 문제가 논란이 되면 그들은 또 어디로 튈지 모른다. 그래도 이번 뉴욕 필의 공연에 큰 의미를 주고 싶은 것은 이 같은 정치적 문화행사에 북한 주민들의 얼은 마음이 녹아 내릴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곧 에릭 클랩턴이 평양공연을 가질 예정이고 영국 교향악단도 초청될 예정이라고 한다. 문화가 침투해 이념이 바뀌고 정치가 바뀐 예는 많다. 북한의 빗장이 이를 계기로 활짝 열리기를 기대해본다.

25일 이명박 대통령이 제17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했다. 첫 내각의 인선부터 자격논란이 일어 출범도 하기 전에 이미 장관 후보 3명이 사퇴해 다시 임명해야 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지만 새 대통령의 탄생은 우리 국민들에게 새 희망을 가져다 준다. 무엇보다 경제에 대한 기대가 크다. 기업인으로서 그의 탁월한 능력을 국정을 운영하는데 활용하면 민초들의 주름진 삶이 펴질 수 있으리라는 기대다. 보수진영의 재등장이라는 점에서 이념보다는 실용과 국익에 우선하는 정책들이 전개될 것으로 보여 미국, 일본도 이명박 정부에 대한 기대가 자못 크다.

앨버타주는 내주 3일 실시될 주의원 선거로 분주해 보인다. 언론의 보도만 봐서는 대단한 선거열풍이 불고 있고 한 표라도 더 얻으려는 후보자들의 발걸음도 바빠 보이지만 상당수의 유권자들이 아직도 지지 정당을 결정하지 못하고 있듯 이번 선거에 대한 주민들의 관심은 예년과 비교해 크게 높아보이지 않는다.
여러 공약들이 쏟아졌다. 의료, 주택, 환경, 도로확장, 세금감면, 오일가스 로열티, 대학등록금 등 여러 분야가 이슈로 등장해 여야간 설전으로 이어졌다. 지난 37년간의 보수당 아성이 무너질 가능성은 없지만 정책의 변화를 바라는 주민이 (여론조사 결과)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나 자유당의 약진이 관심을 끌고 있다.
각 당의 정책공약들은 한마디로 식상하다는 평가다. 높은 생활비를 감당하기 위해 하루에 12시간 이상씩 일하는 주민들에게 그들의 약속은 피부에 와 닿질 않기 때문이다.
그 동안 논란이 됐던 자동차 상해보험료는 25일 주정부가 현재의 4천달러 한도액을 유지하기로 결정함으로써 항소심이 진행되기 전까지는 쟁점에서 벗어나게 됐다. 2주전 자동차 사고로 경미한 부상을 입었을 때 적용되는 상해보험료 4천달러 한도의 자동차보험법규가 헌법에 위배된다는 판결이 나온 직후 이 문제는 정치적 이슈가 되어 왔다. 자유당과 NDP도 즉각 환영한다는 뜻을 표했다.
또 최근 페드로캐나다와 쉘, 허스키 등 대형 석유회사들이 환경보전을 위해 오일샌드 개발을 잠시 중단(moratorium)해 줄 것을 주정부에 촉구한데 대해 에드 스텔막 주수상은 25일 석유개발을 늦추고 싶지 않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평소에도 스텔막 수상은 정부가 석유개발에 대해 제동을 걸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엔카나 같은 석유회사들은 이런 개발중단 주장에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스텔막 의견에 동조하고 있다. 환경단체들이 깊이 관여하고 있어 두고두고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26일 연방정부가 2008년도 예산안을 발표했는데 새로운 내용이 없어 크게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다만 내년부터 신설되는 ‘면세저축계좌’ 프로그램이 관심을 끌었다. 18세이상이면 연간 최고 5천달러까지 이 계좌에 입금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생기는 투자이익금은 모두 면세된다. 배우자간 양도가 가능하며 매년 5천달러씩 늘려나갈 수 있다.
이번 예산안은 노인,학생,지자체 등에 골고루 예산이 편성됐는데 이중에 대학장학금과 학비대출을 늘린다는 소식은 당장 학생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만성적인 인력부족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기술인력 양성에 주력해 왔던 앨버타주의 일부 대학들은 이에 대한 지원이 빠져 있다며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번 예산안에는 전자여권 발행에 대한 예산도 포함됐다. 전자여권에는 지문 등 생체인식장치가 들어있으며 2011년부터 구 여권을 대체할 예정이다. 기존 여권의 유효기간이 5년인데 반해 전자여권은 10년이다. 아무래도 미국 국경을 들고 나는데 좀더 편리해질 전망이다.

지난 주간에 몇 가지 사건사고들이 관심을 모았다. 먼저 체스터미어 인근에서 목 잘린 시체가 발견돼 충격을 주었다. 시체는 한 배수로에서 비늘에 감싸인 채 발견됐는데 경찰은 20대에서 50대 사이의 남성으로 추정하고 사망자의 신원을 알아볼만한 지역주민을 찾고 있다. 캘거리시에서는 7번째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25일 저녁 NE의 Madeira Close의 한 주택에서 33살의 청년이 가슴에 수발의 총을 맞고 사망했다. 경찰은 이 사건이 마약이나 갱들간의 원한관계에서 비롯된 것인지 조사중이다.
(youngminahn@hotmail.com)

기사 등록일: 2008-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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