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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민의 세상읽기 (3월 28일자)
다민족 국가로 레이시즘이 그다지 사회적인 이슈가 되지 않던 캐나다에서 인종차별의 문제가 불거졌다. 그것도 불행히도 캘거리에서 발생했다. 어떤 정치분석가는 지난 수십년동안 묻혀있던 인종적 편협사상을 회상시키는 사건이었다고 평가했다.
지난 금요일 캘거리 다운타운에서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시위대와 백인 우월주의자들간의 충돌이 있었다. 양측은 구호를 외치며 서로 대치했으며 경찰은 물리적인 충돌을 막기 위해 가운데 바리케이트를 설치했다.
약 30여명의 백인 우월주의자들은 자신들을 ‘아리안 가드’(비(非) 유대계 백인)라고 부르며 백인을 상징하는 흰색 깃발을 흔들며 거리를 행진했고 또다른 150여명의 시위대는 이들을 따라 다니며 인종차별 반대 구호를 외쳤다. 흰색 가면과 복면을 쓴 시위대들은 자신들의 신분이 ‘아리안’들에게 노출되는 것을 꺼렸다. 보복이 두려웠던 것이다. 약 한달전에 아리안들은 자신들에 반대했던 한 가정에 화염병을 던져 집을 전소시켰기 때문이다.
시민들이 우려하는 것은 이 같은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집단이 점점 노골화되고 조직화되면서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들이 처음 캘거리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고작 수명에 불과했고 모두 얼굴에 가면을 쓰고 있었다. 이들은 인터넷을 통해 동조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얼굴을 떳떳이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캘거리에서 신 나치주의(neo-Nazi) 포스터와 유인물들을 뿌리면서 시민들을 공포와 충격으로 몰아 넣었다. 이들은 단지 ‘백인’이란 이유 하나만으로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자신들은 문명을 건설하는 사람이고 비 백인은 모두 전염병 환자 정도로 치부했다. 이들은 자신과 피부색깔이 다른 누구든 증오한다고 했다.
이날 시위대 숫자에서 보듯 여전히 지구상에는 인종차별 반대주의자들이 더 많다. 하지만 백인 우월주의자들은 급속도로 동조세력을 늘려가고 있고 점점 폭력화되고 있다. 백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피해를 볼 지 모른다는 가정만으로 우리는 충분히 불쾌하다. 이들이 ‘적’으로 생각한다는 비 백인들 입장에서 이들의 행동은 차라리 혐오스럽다. 이날 시위현장에 있던 경찰은 이들이 시민들을 향해 악쓰고 소리치는 모습을 그저 지켜보고만 있었다.
우울한 소식은 또 있다. 경찰자료에 따르면 평균 이틀에 한번꼴로 캘거리 시민 한명 이상이 강도를 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강도발생 건수가 2006년에 비해 40% 늘었다고 한다. 흥미로운 것은 10대의 범죄율이 크게 늘었으며 이 가운데 17살이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캘거리가 전국에서 가장 돈이 많은 도시로 자리매김하면서 생기는 사회현상이라고 평가했다. 살인이나 성범죄 등 강력사건이 급증하는 외에도 시민들의 태도가 거만해지고 남을 배려하는 아량이 점점 사라지는 현상이 보편화된다는 것이다. 이것들이 모두 부(富)와 함께 찾아오는 부산물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24일 월요일 새벽에 한 노숙자가 누군가로부터 무차별 폭행을 당해 중퇴에 빠진 일도 이 같은 캘거리의 사회변화를 연상시키는 사건이었다. 40대 중반의 이 노숙자는 온타리오 출신 원주민으로 지난주 일자리를 찾아 캘거리에 왔다가 이 같은 변을 당했다. 그는 이날 새벽 3시경 도로옆 잔디에서 잠을 자고 있다가 폭행을 당했다. 이달 7일에도 18살의 온타리오 청년이 캘거리에서 ‘묻지마’ 폭행을 당한적이 있어 온타리오 뿐 아니라 전국에서 이번 사건을 주목하게 됐다. 신 나치주의자들의 거리행진과 이유없는 폭행사건으로 캘거리는 지금 전국에서 가장 안전이 우려되는 도시로 지목받고 있다.
한국은 총선(4월9일)을 불과 열흘남짓 앞두고 정치권이 바람잘 날이 없다. 26일 후보등록이 모두 끝나면서 이제 공식적으로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특히 올해 국회의원 선거는 공천과정에서 정당별로 내부적인 갈등이 심해 한치 앞을 내다볼 수가 없는 상황이 됐다. 가장 두드러진 곳은 대통령이 속한 한나라당이다. 그 중심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이 서 있다. 당내 소장파들이 총선불출마를 강력하게 촉구했지만 결국 출마를 강행했다.
박근혜의 ‘불공정 공천’과 ‘복당 허용’ 발언도 내홍의 진원지다. 지금은 이 대통령의 핵심정책인 ‘한반도 대운하’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이번 공천에서 탈락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친박 인사 가운데 총선에서 당선이 되면 복당을 허용해야 한다는 박근혜의 요구는 일순간 한나라당을 뒤집어 놓았다. 게다가 강원도 지역 한나라당 후보 진영에서 선거용 돈뭉치가 발견되면서 금권선거 논란에도 휩싸여 있다. 그는 즉각 후보직을 사퇴했다. 이번 총선에 선거법위반으로 낙마하기는 처음이어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과반수 확보가 한나라당의 최대 관심사안이다.
민주당도 팔장만 끼고 있을 처지는 못된다. 공천과정에서 비리전력자들을 가려낸다고 지명도 높은 인물들을 대거 탈락시킨 탓에 내부 갈등으로 속앓이를 하고 있다. 특히 공천에서 탈락한 중진급 한화갑과 박지원 그리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홍업이 모두 무소속으로 출마하게 돼 계파간 싸움도 치열한 모습이다. 각 언론사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들 3인방은 지역구에서 2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이 문제인데 워낙 당지지도가 낮아 혈전을 벌여야 할 상황이다.
이번 총선이 흥미로운 것은 지역별로 후보들끼리 정치생명을 걸고 맞붙은 지역이 많다는 점이다.
먼저 대통령 후보였던 정몽준과 정동영이 겨루는 동작을 지역이다. 두사람 모두 지역 텃밭을 떠나 전략적으로 맞붙는 것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떨어지면 정치생명이 끝나기 때문이다. 정치 1번지인 종로에 출마한 손학규 민주당대표와 한나라당 박진 의원의 대결도 볼만하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표와 한나라당의 이재오 의원이 겨루는 은평을도 관심지역이다. 그밖에 한나라와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인사들이 친박연대 또는 무소속으로 소속당 의원들과 맞붙는 지역들도 많아 이번 총선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youngminahn@hotmail.com)


기사 등록일: 2008-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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