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화장을 한,
세상의 수치(數値)로 계산된
얼굴들 앞에
덕지 붙여진 할인 가격표가
요란하다
하긴, 희미한 정신 위에
더 두꺼운 장막을 치기엔
참 요긴 한 것들
슬쩍 들어보기만 해도,
금새 터져버리는
가벼운 영혼의 실밥들
후회는 언제나,
생각없이 사는 이의 몫
약장수처럼 가게 주인은
한 번 팔아버리면,
그만인 것을
속절없이 고장난 삶에,
애프터 서어비스도
없는 것들
세상은 화투장 같은 삶을 위해
얼마나 더 많은,
함정을 필요로 하는걸까
재고로 쌓인 다른 모퉁이에선
끊임없는 신음소리
차라리, 팔리지 못한 것들이
더 아름답다
그릇된 문명의
독기(毒氣)어린 욕망들에게,
순박하다고 외면당한 그것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