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플러 사랑 / 안희선 (낭송 향일화)
언제나
생경(生硬)하기만 한, 캘거리의 겨울은 남의 땅에 사는 댓가처럼 혹독하기만 하다
영하 20도의 혹한(酷寒)
속에, 사랑이 없는 거리를 걷는다
차가운 바람이 빈 가슴을 할퀸다
목에 두른 머플러가, 안간힘으로
나를 끌어 안는다
목 끝까지 차오른 가파른 추위를, 머플러는 온몸으로 막아낸다
눈물이 난다
나도 이 머플러처럼 깊은 영혼 기울여, 그 누구를 끌어 안은 적이 있었던가
문득, 지나가는 낯선 사람을
포옹하고 싶어진다
그 역시, 사랑도 잊은 채 외로운 삶을 살고 있을 것 같기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