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부(老夫婦)의 소묘
시내 운
사그라 드는
영혼
의 촛불
안쓰러워
무너져 내리는
죽음의
조각
가슴에 담는다
먹이를 보고도
기력이 쇠한
까마귀
날지 못 하고
세월을
이기지 못한
고왔던 꽃잎
시들어 간다
병든 낙엽 처럼
휠체어에
몸 의탁 하고
식탁앞에 마주한
노 부부
초롱 초롱 했던
눈망울 자취 없고
잃어버린
시력은
사랑 하는 그의 모습
볼수도 없어라
소근
소근 이야기 하듯
신문을 읽어 주는
老夫의
애잔한 사랑 이여
영별이 없는
영생에 길에
흰 머리 쓸어 오리며
조심 조심
아내의 휠체어
밀면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