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을 갉아먹던
어둑한 쾌감이 남겨놓은
그 현란한 정적(情迹)들을
이젠 그만 바라 보아야 할 것을.
저어기 고향으로 가야하는
녹슨 철길 옆에서
땀 흘리며 씨익 웃는 노동자의
하얀 이빨이 차라리 아름다움은.
충충한 세월 속에
잊혀진 소망과 분노를 찾아
강한 정신으로 근육이 떨리는
구리빛 피부의 단순한 벌거숭이가 되어
죽음에 익숙해진 나태한 영혼을
이젠 분발시키고 싶어.
그리하여,
용기로운 자의 굳건한 눈으로
비천한 만족을
모골이 송연토록 뚫어지게 읽어보고
그것이
다시는 우리를 찾을 수 없게
망각의 세계로 깊숙이 잠 재우고 싶음은.
보라!
어둠 속에 빛나던 빛이
달콤한 파멸의 동굴에서 기어나와
이제는 따뜻한 빛의 존재로 숨죽이며
주인을 기다리고 있지 아니한가.
쓰디 쓴 인내의 언덕을 넘어
빳빳한 지폐의 우상(偶像)에
묵묵히 망치질 하려는,
어쩌면
아름다운 절망과도 같은
우리의 순수한 행로를 비추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