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약한 모습이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내 안의 강인함이 휴식하고 싶을 때,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싶을 때,
외면하고 싶었던 나의 약한 모습이 오히려
세상의 모든 것을 끌어안을 수 있습니다
그건 정말 의외롭습니다
그리하여 또 다른 출발이 나도 모르게 손짓할 때,
머금을 수 있는 미소가 낯설지 않다면,
나는 이따금
나의 약한 모습도 주저치 않으렵니다
내 영혼의 나무에 꽃이 모두 시들어 지더라도,
그래서 비록 고독하고 슬퍼지더라도,
힘겨웁게 남아있는 눈물을
그 메마른 나무에 따뜻한 피처럼 뿌려주렵니다
그리하여 언젠가 다시 꽃피고
힘차게 열매 맺을 때,
내 영혼에 드리웠던
외로운 나무의 그늘에 선선히 돌아와 앉아,
나의 약한 모습을 아련한 연민의 향(香)으로
오래도록 아름답게 기억하렵니다
오늘처럼, 향기로운 바람부는
어느 봄날의 한가운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