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억 / 안희선
문득, 바다가 보고 싶은 날.
기억해요. 그 모든 걸.
바람결에 살랑이는 당신의 머리칼이 너무 고왔고,
당신의 미소는 하늘로 올라간, 나팔꽃 향기를
닮아있었죠.
내 기억 속의 당신은 알았을까요.
내가 그렇게 당신을 지켜보고 있었던 것을.
카페로 가는 길의 풍경은 참 아늑하고 고왔지만,
그리고 파아랗게 누워있던 바다는 눈물겹도록 정겨웠지만,
가장 아름다운 모습은 당신이었어요.
바다가 보이는 창가에 앉아, 눈빛만으로도 정겨운
그런 시간을 가지며, 이 차가운 세상 속에서
잠시라도 따뜻한 호흡을 서로의 가슴 속에
아무 말없이 나누었죠.
아시나요.
당신을 통해서, 몰랐던 나를 얼마나
많이 알게 되었는지.
그래서, 나 자신에 대해 잊었던 애정까지도
조금씩이나마 내 안에서 다시 자라나고 있다는 것을.
이제, 그만 기억의 나래를 접어야겠어요.
하지만, 당신은 그곳에 그대로 있기를.
내가 언제라도 다시 찾을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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