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광채는
성모(聖母)의 소리없는 흐느낌으로
십자가처럼 통곡의 벽에 걸려있다
차마 다가설 수 없는 고통을 드리운 채
늙은 거미가 집을 틀다 만
닫힌 동굴을 비집고
햇살 하나 들어와 두리번 거리면,
어둠에 익숙한 확대된 동공은 놀란듯
몸을 사린다
그리움은 서둘러 과거를 불러모으고
생경하니 드러난 추억은
너무도 강렬하여 차라리 독한 슬픔으로
부르튼 영혼을 사정없이 불 태우지만,
준비된 슬픔에 희석된 애틋함은
더 이상 눈물쏟을 기력이 없다
아, 마리아 막달레나
오직 슬픔에 익숙한
그녀의 한서린 몸동작 하나,
중심잃은 팽이처럼 몸전체로 뒤뚱거리며
멈추치 않는 아픔의 회전을
울먹이는 신음으로 채찍질 한다
그 허전한 절망과도 같은 몸짓 끝에서
텅 빈 수의(壽衣)는 약속의 시간에 등 떠밀려
이제는 다른 시간, 다른 공간에
또 다른 이름으로 환한 사랑이 된다.
두려워 말라며
사망의 한 가운데서,
생명의 빛으로 일어선다
그녀의 눈물진 뺨에,
꿈결같은 고요한 입맞춤
그의 손에 못자국,
선명하다
* 종교도 없는 사람이 외람된 줄 알면서도, 예수님의 부활을 최초로 목도한
막달레나의 마음을 그려보았습니다.
혜량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