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 김남조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그대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었다
이 생각을 하면
나는 꼭 울게 된다
그대만큼 나를
정직하게
해준 이가
없었다
내 안에 비추는 그대는
제일로 영롱한
거울
그대의 깊이를
다 지나가면
글썽이는 눈매의 내가 있다
나의 시작이다
그대에게 매일 편지를 쓴다
한 구절을 쓰면
한 구절을 와서 읽는 그대
그래서
이 편지는
한 번도 부치지 않는다
* 내 깊은 밤마다, 새벽빛으로 가슴을 물들이는 사람.
꿈도 아니고, 현실도 아닌 사람.
마주 보아도, 너무 그리울 사람.
너무 멀기만 한, 사람.
그대의 끝은 항상, 나의 시작이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