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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감상] 행복 / 유치환
작성자 안희선     게시물번호 -1247 작성일 2005-04-17 23:56 조회수 2041
 




행복-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머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더 의지삼고 피어 흥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방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 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
설령 이것이 이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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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환(柳致環 1908 ~1967)

시인. 호는 청마(靑馬). 경상남도 통영(統營) 출신. 유치진(柳致眞)의 동생이다.
연희전문학교를 중퇴했다. 1931년 《문예월간》에 <정적>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등단했다.




* 청마 시인의 시를 읽으니,

전에 쓴 짤막한 글이 떠오르네요.




사랑의 계산법


나의 모든 것을 그대에게 줄 수록,

더욱 그러할 수록,


내 안에 가득히 고이는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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