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이 하얗게 내리던 어느 봄날 오후
흩날리는 꽃잎들은 어우러져
한바탕 큰 춤잔치
꽃잎들이 춤을 추는데
오후의 햇살은 마냥 눈부시기만 한데
어디선가 아이들은 웃고 떠들고
그렇게 봄날 오후는 익어가는데
이유없는 슬픔은
어디선지 모르게 성큼 다가와 있다
하염없이 짓누르는 삶의 무게는
오늘도 시간을 엮는데 실려지고
보고픈 친구들은
빛바랜 편지 속에 소북히 담겨있는데
빈 가슴에 스며든 봄날 햇살은 설겅하기만 해
먼 하늘 너울대는 꽃잎 속에
아련한 추억처럼 파묻히고
나는
왠지 눈이 부셔 눈물 맺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