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당신께
눈(雪)을 드리고 싶습니다.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조용히 다가오지만
한 없이 부어주는
희고 순결한
그 모습 그대로를
당신께 드리고 싶습니다.
또 때로는 당신께
봄 바람도 드리고 싶습니다.
가볍게 다가오지만
결코 서두르지 않는
스쳐가는 모든 것에 희망을 주며
모든 절망을 가져가는
그 모습 그대로를
당신께 드리고 싶습니다.
여름이면 당신께
소낙비를 드리고 싶습니다.
힘차게 다가오지만
아낌없이 쏟아 부어
무더위와 갈증을 말끔히 씻어 주는
그 모습 그대로를
당신께 드리고 싶습니다.
가을엔
아!
이번 가을엔 저를 드리고 싶습니다.
비록 마디 굵은 농부들의 아름다운 손은 아닐지라도
추수 끝난 조용한 들판에서
두 손 모아 감사기도 드리는
무릎 꿇은 그 모습 그대로를
당신께 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영원히
당신께
새벽 안개이고 싶습니다.
때로는 눈(雪)과 바람을 드리고
또 때로는 소낙비와 감사의 기도도 드리지만
항상 당신 주위를 맴돌며
당신의 향기를 흠뻑 들이키곤
해 뜰 무렵엔
드디어
당신과 하나가 되어
빛으로 영원히 남는
새벽 안개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