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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감상] 그리운 꽃편지 / 김용택
작성자 안희선     게시물번호 -1251 작성일 2005-04-20 03:11 조회수 2080
 
 
그리운 꽃편지 / 김용택 봄이어요. 바라보는 곳마다 꽃은 피어나며 갈 데 없이 나를 가둡니다. 숨 막혀요. 내 몸 깊은 데까지 꽃빛이 파고들어 내 몸은 지금 떨려요. 나 혼자 견디기 힘들어요. 이러다가는 나도 몰래 나 혼자 쓸쓸히 꽃 피겠어요. 싫어요. 이런 날 나 혼자 꽃피긴 죽어도 싫어요. 꽃 지기 전에 올 수 없다면 고개 들어 다시 먼산 보셔요. 꽃 피어나지요. 꽃 보며 스치는 그 많은 생각 중에서 제 생각에 머무셔요. 머무는 그곳, 그 순간에 내가 꽃 피겠어요. 꽃들이 나를 가둬, 갈 수 없어 꽃그늘에 앉아 그리운 편지씁니다. 소식 주셔요. * 화사한 봄날에 무리지어 피어나는 꽃들을 보면 그 모두 하나 하나에 정겨운 눈망울들이 서린듯 하다. 문득 파란 잔디에 누워, 보고픈 사람에게 꽃편지를 써서 하늘 흐르는 흰 구름에 띄워 보내면, 눈시울 적시던 아련한 추억들이 가슴에 잔잔한 그리움으로 번져 나간다. 지금 당장 보고픈 사람에게 꽃편지를 띄워 보자. 절친한 친구에게, 그리운 가족에게, 사랑하는 연인에게 그립다, 고맙다, 사랑한다 는 단, 한 마디라도 좋다. 그 편지에는 뜨거운 사랑과 진실이 가득 담긴 진주가 알알이 쏟아져 내려, 꽃 그늘에 앉아서 읽었노라고 답장이 올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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