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나무
돌아 갈 꿈 있어 행복하였다.
그림자 처럼 움추린 사람들
아름답다.
젖은 그림자로 기어이 일어나
태초의 울음소리 가슴에 쓸어 담으며
평안이 멀잖은 곳에 있다 하여도
빗소리에 흠뻑 젖어 살아있다는 건
너무 자주 아픈 일이다, 많이 힘겨워
푸욱 잠이 들고 싶을 이유이다.
(그래요
내일은 내일의 해가 떠오른다고,
근데, 그런데 말이죠
그래서 내일이 더 무서워지면
그땐 어쩌지요, 그때는 어쩌지요......)
잠을 잔다.
꿈을 꾸면 숨 쉴수 있을테니까,
강 건너 불빛 환히 보이는 언덕에
하얗게 빛나는 나무
그림자들이 ,
그 죽은 줄로만 알았던 젖은 그림자들이
가만 보면 등 한복판에
비늘 처럼 빛나는
가늘고 긴 채집핀을 꽂은 채로 그림자들이
일탈을 꿈꾸며 나무위로 타고 올라
굵은 가지마다 새끼줄 하나씩 매듭 지으며
가벼이 하얀 나비로 태를 바꾸는 꿈을,
그리하여 스스로 치유하는 날개짓에
하얀 구름처럼 빛나며 떠오르는 나무
잘자요, 그대 !
( 2005.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