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김창한님이 어떤 분인지는 모르지만 모든 해석을 자신의
지적 허구의 세계에서만 바라보는 경향이 있군요
마치 어떤 노벨상 수상자의 세계처럼 말입니다.
하나님의 지식과 인간이 정리한 지식을 비교할 수 있는
탁월한 능력이 말입니다.
책을 다읽어보시고 프로그램에 참여하신후 평을 하셔도 괜챦을 듯... 백문이 불여일견이라는 말처럼...
☞ 김창한 님께서 남기신 글
지난 1월 캘거리의 제가 아는 분으로부터 이메일이 왔습니다. Rick Warren의 [The
Purpose Driven Life]라는 책을 선물로 받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뭘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데도 생각해서
물어 보셨는데 변변한 답변을 드리지 못해서 송구한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감리교회에서 대대적으로 "목적이 이끄는 40일 영적캠페인"를 한다는 광고가 나오고 거기에 또 기사화가 되어 흥미를 갖고 세심하게 읽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다름아닌 워렌의 책이 기본 텍스트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선 "목적이 이끄는 삶"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끄는"이란 말은 과거분사가 형용사화된 "driven"이란 말의 한국어 번역입니다. 목적이 살아있는 생명체도 아닌 추상명사 인것을 고려하면, 이 말이 좀 애매한 듯도 합니다. 아마 목적의 능동성을 강조하기 위해 이렇게 번역을 한 것 같습니다. 문자적으로 이것은 "목적으로 이끌려지는 삶" 정도가 될 것같습니다. 목적으로 이끌려지는 삶이란 다름아닌 "목적 지향적인 삶"입니다. 이 명제를 따른다면, 우리의 모든 삶은 목적 지향적이다는 것입니다. 목적이 없는 삶은 무의미하다는 것이죠. 이러한 목적이 타당성을 얻는 것은 모든 삶의 의미의 기초가 되는 신의 존재 (the existence of God)를 전제로 두는 것입니다 (기독교 전통 안에서는 그렇다는 말씀).
그런데 그분께 어줍잖은 답변 메일을 드렸지만, 언젠가는 이 책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헌책방에 갈 때마다 유심히 살펴 보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원가가 17 불이 넘는 새 책을 사자니 가급적이면 전공서가 아닌 책은 새책을 사지 않겠다는 저의 원칙 (원칙이라 해봐야 별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고, 돈이 없으니까...그렇게 기준을 삼은 것이지요) 때문에...
그런데 조바심이 생겨서 Public Library에 holding을 시켰더니, 올 12월이 되어야 제 순서가 돌아오는군요. 이 책이 얼마나 인기가 높은지 짐작이 가지요? 그래서 혹시나 해서 제가 매주 차마시러 가는 곳 운영하시는 분께 혹시 이 책을 갖고 있느냐고 여쭈었더니 영어책을 사서 지금 읽고 있다고 하시더군요. 읽고 있는 책을 두말없이 친절하게 빌려 주셨는데, 제가 거의 뺏다시피 빌린 것이겠지요. 그리고 Cosco에서 10 불에 싸게 팔고 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이 책을 여러 장 읽으면서, 제 마음에 여러 생각이 교차되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의 저자가 "초점을 맞추어라"라고 강조하는 경구를 제가 배반한 셈이지요.
하지만, 제가 이 책 읽기를 다 끝내기 전, 이 책에 대한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그 전에 제가 답변 드렸던 내용이 피상적이고 낡았지만, 일단 그대로 올립니다. 아래의 내용은 바로 그 답변 이메일입니다. 좀 더 분석적인 글은 다음으로 미루겠습니다.
*********************************************
메일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말씀하신 워렌이란 사람의 책을 읽어 보지는 않았습니다. 이 분이 쓴 책으로 중고등부 교재로 사용된다는 것도 들었습니다. 한국어로 번역된 것을 살짝 훓어 본 적은 있습니다.
아마존에 가서 책 표지와 목차 그리고 1장의 내용을 읽어 보았습니다.
쉽게 판단하는 위험이 있지만, 그의 신학은 보수 복음주의 전통에 있습니다. 빌리 그레이엄 계열의 사람인 것 같습니다.
워렌의 책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이전의 복음주의 책보다 더 세련된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의 하나님의 계획이란 개념은 본인이 지적은 하지 않고 있지만, 최근에 급격히 호응을 얻기 시작한 이론, "Intelligent Design" 주의에 영향을 받은 느낌을 받습니다. 지적 디자인이란 다윈의 진화론에 반대하는 보수 기독교인들의 신학적 변증운동의 일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하나님의 디자인의 목적에 들어가고 그러한 목적은 무의미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워렌은 우리의 모든 개별적 인생이 우발적이 아니라 하나님의 계획 (God's Plan)이라는 대 전제하에 그의 신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보면, 그의 책들은 사영리로 대표되는 CCC 의 10단계 성경교제보다 진일보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워렌의 책들은 현대인의 영적 갈증에 성공적으로 응답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종교 현상 중의 하나로 평가해야 될 것 같습니다. 그가 경제비평가 피터 드러커를 좋아했다는 글을 보았는데, 워렌은 영적 산업 (spiritual industry)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발전시키는지 아는 사람처럼 보입니다.
이런 류의 책이 안고 있는 문제는 하나님의 모든 뜻을 개인화시킨다는데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적 진보나 기타 사회적 활동은 하나님의 뜻과 상관없는 것으로 간주하기 쉽습니다. 각 개인에게 하나님의 계획이 있다는 것을 믿고 그것을 일상의 삶에서 실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삶의 일부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활동을 개인화시킬 때, 거기에는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의 복음이 사장되고 맙니다. 이런 위험성은 (몇 단어 생략) 한국의 대부분의 보수 복음주의 또는 근본주의적인 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의 책을 다 읽지도 않고 속단하기는 힘들 것같습니다. 그러나 워렌의 책이 지성을 불러 일으키기보다는 반지성적 단순성으로 갈 가능성은 큰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그의 책들은 보수 복음주의 사람들에게 앞으로 계속 인기를 끌것 같군요.
워렌 류의 책들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를 위해서는 미국의 근본주의-복음주의-신복음주의의 역사에 관련된 책을 읽으면 도움이 많이 될 것같습니다.
변변한 답을 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앞으로도 이 문제에 대해서 계속 토론하면 좋을 것같습니다.
메일 주셔서 다시 감사드립니다.
김창한 올림
(2005년 1월 12일)
그러던 중, 감리교회에서 대대적으로 "목적이 이끄는 40일 영적캠페인"를 한다는 광고가 나오고 거기에 또 기사화가 되어 흥미를 갖고 세심하게 읽어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다름아닌 워렌의 책이 기본 텍스트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선 "목적이 이끄는 삶"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설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끄는"이란 말은 과거분사가 형용사화된 "driven"이란 말의 한국어 번역입니다. 목적이 살아있는 생명체도 아닌 추상명사 인것을 고려하면, 이 말이 좀 애매한 듯도 합니다. 아마 목적의 능동성을 강조하기 위해 이렇게 번역을 한 것 같습니다. 문자적으로 이것은 "목적으로 이끌려지는 삶" 정도가 될 것같습니다. 목적으로 이끌려지는 삶이란 다름아닌 "목적 지향적인 삶"입니다. 이 명제를 따른다면, 우리의 모든 삶은 목적 지향적이다는 것입니다. 목적이 없는 삶은 무의미하다는 것이죠. 이러한 목적이 타당성을 얻는 것은 모든 삶의 의미의 기초가 되는 신의 존재 (the existence of God)를 전제로 두는 것입니다 (기독교 전통 안에서는 그렇다는 말씀).
그런데 그분께 어줍잖은 답변 메일을 드렸지만, 언젠가는 이 책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헌책방에 갈 때마다 유심히 살펴 보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원가가 17 불이 넘는 새 책을 사자니 가급적이면 전공서가 아닌 책은 새책을 사지 않겠다는 저의 원칙 (원칙이라 해봐야 별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고, 돈이 없으니까...그렇게 기준을 삼은 것이지요) 때문에...
그런데 조바심이 생겨서 Public Library에 holding을 시켰더니, 올 12월이 되어야 제 순서가 돌아오는군요. 이 책이 얼마나 인기가 높은지 짐작이 가지요? 그래서 혹시나 해서 제가 매주 차마시러 가는 곳 운영하시는 분께 혹시 이 책을 갖고 있느냐고 여쭈었더니 영어책을 사서 지금 읽고 있다고 하시더군요. 읽고 있는 책을 두말없이 친절하게 빌려 주셨는데, 제가 거의 뺏다시피 빌린 것이겠지요. 그리고 Cosco에서 10 불에 싸게 팔고 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이 책을 여러 장 읽으면서, 제 마음에 여러 생각이 교차되기 시작했습니다. 이 책의 저자가 "초점을 맞추어라"라고 강조하는 경구를 제가 배반한 셈이지요.
하지만, 제가 이 책 읽기를 다 끝내기 전, 이 책에 대한 여러분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그 전에 제가 답변 드렸던 내용이 피상적이고 낡았지만, 일단 그대로 올립니다. 아래의 내용은 바로 그 답변 이메일입니다. 좀 더 분석적인 글은 다음으로 미루겠습니다.
*********************************************
메일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말씀하신 워렌이란 사람의 책을 읽어 보지는 않았습니다. 이 분이 쓴 책으로 중고등부 교재로 사용된다는 것도 들었습니다. 한국어로 번역된 것을 살짝 훓어 본 적은 있습니다.
아마존에 가서 책 표지와 목차 그리고 1장의 내용을 읽어 보았습니다.
쉽게 판단하는 위험이 있지만, 그의 신학은 보수 복음주의 전통에 있습니다. 빌리 그레이엄 계열의 사람인 것 같습니다.
워렌의 책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은 이전의 복음주의 책보다 더 세련된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의 하나님의 계획이란 개념은 본인이 지적은 하지 않고 있지만, 최근에 급격히 호응을 얻기 시작한 이론, "Intelligent Design" 주의에 영향을 받은 느낌을 받습니다. 지적 디자인이란 다윈의 진화론에 반대하는 보수 기독교인들의 신학적 변증운동의 일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하나님의 디자인의 목적에 들어가고 그러한 목적은 무의미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워렌은 우리의 모든 개별적 인생이 우발적이 아니라 하나님의 계획 (God's Plan)이라는 대 전제하에 그의 신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보면, 그의 책들은 사영리로 대표되는 CCC 의 10단계 성경교제보다 진일보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워렌의 책들은 현대인의 영적 갈증에 성공적으로 응답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종교 현상 중의 하나로 평가해야 될 것 같습니다. 그가 경제비평가 피터 드러커를 좋아했다는 글을 보았는데, 워렌은 영적 산업 (spiritual industry)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발전시키는지 아는 사람처럼 보입니다.
이런 류의 책이 안고 있는 문제는 하나님의 모든 뜻을 개인화시킨다는데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적 진보나 기타 사회적 활동은 하나님의 뜻과 상관없는 것으로 간주하기 쉽습니다. 각 개인에게 하나님의 계획이 있다는 것을 믿고 그것을 일상의 삶에서 실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삶의 일부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활동을 개인화시킬 때, 거기에는 하나님의 정의와 평화의 복음이 사장되고 맙니다. 이런 위험성은 (몇 단어 생략) 한국의 대부분의 보수 복음주의 또는 근본주의적인 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의 책을 다 읽지도 않고 속단하기는 힘들 것같습니다. 그러나 워렌의 책이 지성을 불러 일으키기보다는 반지성적 단순성으로 갈 가능성은 큰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그의 책들은 보수 복음주의 사람들에게 앞으로 계속 인기를 끌것 같군요.
워렌 류의 책들에 대한 객관적인 이해를 위해서는 미국의 근본주의-복음주의-신복음주의의 역사에 관련된 책을 읽으면 도움이 많이 될 것같습니다.
변변한 답을 드리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앞으로도 이 문제에 대해서 계속 토론하면 좋을 것같습니다.
메일 주셔서 다시 감사드립니다.
김창한 올림
(2005년 1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