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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re: 막달라 마리아
작성자 안희선     게시물번호 -1505 작성일 2005-06-13 21:11 조회수 1685

글을 쓰시다가, 중단하신 것으로 보아 무척 바쁘신 것을

알겠습니다.  그래서 더욱 죄송한 마음입니다.

 

주신 말씀만으로도,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밖에도, 성모 마리아에 대한 신앙과 불교에 있어 관세음 신앙과는 그 어떤 연계가 있는 것으로 생각도 되어집니다만, 막달레나의 경우처럼 생각하기 따라서 어쩌면 민감한 사안이 될 수도 있기에

이쯤에서 질문을 접도록 하겠습니다.

 

바쁘신 가운데서도, 성의껏 답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건안하소서.

 

 





☞ 김창한 님께서 남기신 글


질문 감사드립니다. 제 스스로 일천한 지식을 갖고 있어 제대로 답변이 될지 두렵습니다.

1. 종교 없음과 성서읽기
선생님께서 종교가 없어서 성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저처럼 기독교인이고 신학을 상당기간 공부한 사람조차 성서를 제대로 이해 못하고 있습니다. 저의 분야 또한 기독교 조직신학과 종교현상학이라 성서학적 이해가 부족합니다.

선생님께서 마리아 이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선생님 탓이 아니라 바로 기독교 탓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저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목사들이나 신학생들이 막달라 마리아에 대한 이해를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마리아 이해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 이상스러울 것이 전혀 없습니다.

2. 성서와 여성이해
성서는 기본적으로 가부장적 이해 하에 쓰여진 것입니다. 그래서 당시의 가부장적 이해의 틀을 기반으로 해서 성서가 쓰여졌고, 이러한 가부장적 틀은 성서 해석의 기본이 수천년 동안 되어 왔던 것입니다. 그런 사실은 지금도 틀리지 않습니다. 성서학자들 대부분 그리고 목회자들 거의 전부가 남성이기 때문에 남성의 관점에서 성서를 해석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3. 신약성서와 여성
이런 가부장적 관점은 성서 자체에도 내장되어 있습니다. 신약성서의 저자들이 사용한 전승된 자료들은 자신들의 신학적 관점에 따라 선택하고 해석해서 정리를 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갖고 있는 성서의 여성들에 이야기들은 가부장적 이해로  포장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4. 승리의 역사
신약성서가 형성된 것도 가부장적 승리의 과정입니다.
신약성서가 형성된 것은 열렬한 믿음이나 공평무사한 관점이 아니라 당시의 로마 제국의 이권과 관련되어 형성되었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영지주의의 문서들이 모두 배제되었습니다. 영지주의 문헌들은 남성과 여성의 평등한 관점을 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5. 역사적 재건
신약성서가 가부장적 이해를 바탕으로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래도 여전히 신약성서 안에 여성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예수의 여성에 대한 관점은 혁신적입니다. 예수를 따르던 무리들은 당시의 사회나 종교 제도에서 소외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 소외된 사람들 중에는 세리들, 죄인들, 그리고 여성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런 소외된 사람들을 손님으로 받아들이는 예수의 태도는 당시 사회의 기준으로 보면 가히 혁명적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예수가 얼마나 개방적인 분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예수 당시 팽배하던 헬레니즘 사회에서 남성은 절대적 우위를 차지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당시의 남성들은 자신이 짐승이 아니라 인간으로, 여성이 아니라 남성으로, 야만인이 아니라 헬라인으로 태어남을 감사했다고 합니다. 당시 예수의 종교였던 유대교는 헬레니즘 사회의 이 신념을 채택 수용하였던 것입니다.

6. 마리아와 성서
이런 여성 비하적 사회에서 복음서에 몇 여성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것은 당시 예수 운동과 초대교회에서 이 들 여성들의 지위나 역할이 매우 중요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습니다. 이 들 여성들 중에서 중심적 인물이 막달라 마리아 였다는 추정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막달라 마리아는 가부장적 사회에서 그래도 중요한 역할을 했던 여성들을 대표하는 인물로서 숨겨진 빙산의 웃머리로서 겨우 성서에 살아 남았다고 보아야 합니다.

7. 영지주의 문헌과 성서
보수적인 기독교인들은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를 평가절하하는데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댄 브라운의 이 소설은 단순히 소설적 허구는 아닙니다. 가부장적 성서 해석에서 사장된 성서 해석의 다른 면을 부각시킨 사람이 바로 이 다빈치 코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45년 이집트에 발굴된 내그 하마디 문헌과 이 보다 훨씬 이전에 발견된 마리아의 복음서는 마리아가 중요한 사도들의 한 사람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영지주의 문헌이 무조건 이단이라고 믿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충격적이겠지만, 성서 형성에서 요한 계시록은 전체 성서에서 볼 때 영지주의 문헌보다 더 이단적인 문헌이었는데 채택이 되었습니다. 요한 복음은 마태 마가 누가라는 공관 복음서와 전혀 다른 다시 말해서 영지주의 문헌과 비슷한데 정경으로 채택이 되었습니다. 만일에 영지주의 문헌을 현재의 시각으로 보면 성서 당시의 배경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영지주의 문헌인 [막달라 마리아의 복음서]에는 마리아가 베드로 보다 더 중요한 사도로 나타납니다. [빌립복음서]에는 마리아와 예수가 매우 친밀한 관계임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여기서 예수는 막달라 마리아를 사랑했을 뿐 아니라 예수의 동반자로 불리며, 예수는 마리아에게 자주 키스를 하기도 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예수와 가장 가까운 인물인 마리아가 예수와 결혼했거나 또는 애인이었을 수도 있다는 추론도 나올 수 있겠지만, 이것은 확실한 증거를 댈 수 없는 미결론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니까 댄브라운의 마리아 이해는 단순한 작가적 호기심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최후의 만찬 옆에 있는 인물이 마리아가 아니라는 것이 전통적이고 가장 설득력있는 이론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 반대의 해석의 전통도 미세하게 내려 왔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을 것같습니다.

8. 마리아가 12제자가 아니다?
사복음서에 보면, 마리아는 12 제자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렇게 보면, 사도 바울은 어떨까요? 현재의 기독교가 존재하게 했던 사도 바울은 예수를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입니다. 바울은 여기에 가장 큰 콤플렉스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사도직을 열두 사람에게만  국한하지 않습니다. 바울은 선교의 직무를 제대로 수행하는 사람이 사도로 부름을 받아야 된다고 주장합니다 (고린도 전서 9장 참조) 로마서 16잘 7절에 여성으로 나오는 유니아를 바울은 사도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막달라 마리아가 12제자에 들어가지는 앉지만, 당시에 중요한 사도직을 수행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마리아 복음서]에 따르면 막달라 마리아는 분명히 사도로 나옵니다.

9. 마리아가 왜 12 제자에 들지 못했나?
이것은 영원한 미스터리입니다. 왜냐하면 정경으로 된 사복음서를 통해서 보면 마리아는 12제자에 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앞서 말씀드린 가부장적 해석의 결과로 단순화시킬 수 있지만 이것은 별로 설득력이 없습니다. 이것이 어쩌면 역사의 아이러니입니다. 문서 전승이 필사로만 가능했던 당시를 고려하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복음서가 역사의 뒤안길로 영원히 사라져 새로운 역사 재건을 불가능하게 하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권력은 무서운 것입니다. 불교 문헌처럼, 자유경쟁의 형태로 전승되었다면, 티벳과 같은 고립된 국가에서 보전된 불교경전처럼, 기독교 문헌들이 보전되었다면, 기독교 역사이해는 전혀 다르게 발전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다행히도 내그 하마디라는 영지주의 문헌이 1945년 발굴되어 새로운 성서이해의 빛을 던져 주고 있습니다. 저는 영어로 된 이 문서 전체를 갖고 있으며, 마리아 복음서에 대한 책은 3권 기타 영주주의 문헌 연구서가 있습니다. 필요하시면…


제가 강연회에 가봐야 하기 때문에 여기서 줄이겠습니다. 저도 여전히 공부해야 할 것이  너무 많고 또 새로운 앎은 앞으로의 계속된 토론을 통해서 발전되길 바라겠습니다.

늘 이렇게 종교에 관심을 가지고 계신 안 선생님께 다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기다리실 것 같아 한시간 안에 급히 쓴 부족한 글 이해해 주십시오.

김창한 올림




☞ 안희선 님께서 남기신 글


 
저번에 'Smith Wigglesworth'에 관한 설명 말씀은
'기독교의 성령'에 관한 이해에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서,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저 자신 종교가 없다 보니,
아무래도 성경을 읽을 때 객관적인 시각으로 읽게 되고
그러다 보니 자연, 떠 오르는 의문점들도 있더군요.
 
개인적으로 무척 궁금해 하지만,
어디 마땅히 여쭈어 볼 만한 분도 없고해서
결례가 되는 줄 알면서도 이렇게 또 한 번의 질문을 드려봅니다.

'마리아 막달레나'에 관한 것인데요...
 
'마리아 막달레나'는 예수께서 재세시 무척 총애 하셨으며
그녀는 예수께서 수난하실 때도 항상 그와 함께 있었고 
예수께서 부활하시던 날 아침, 그녀는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맨 처음 목도하는 영광을 누리기도 합니다.
또한, 예수께서는 그녀로 하여금 부활의 기쁨을 가장 먼저
전하는 첫 선포자가 되게도 하셨구요.
 
성경을 보면, 그녀는 어떤 면에서는 수제자인 '베드로'보다도
더 신심이 강한 것으로 비추어 지기도 하고 또 실제로 사도들이 흔들릴 때마다  그들을 이끌어가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것으로 여겨지기도 하는데,
오늘날 천주교나 기독교에서 점하는 그녀의 위격位格은 12제자에 비해
그리 높아 보이지는 않습니다.
(물론, 성녀로 추앙은 받지만요)
 
년전에 '다빈치 코드'라는 소설이 나와 떠들석 하기도 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작가적 호기심과 상상력의 발로인 것으로
생각되어지구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에 등장하는 문제인물도 그녀라기보다는 사도 중에 가장 나이가 어렸고 미소년이었던 '요한'일 것으로 여겨집니다.
 
어쨌던, 그녀가 예수님의 제자 대열에 들지 못한 것은 여전히
궁금한 점으로 남습니다.
 
시대적 상황으로 보아, 남자가 아니라서 그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해봅니다만,

이 점에 관해서 김선생님께 설명 말씀을 부탁드려 봅니다.
 
 
바쁘신 선생님께 이런 번거로운 부탁의 말씀을 드려서
송구합니다.
 
혜량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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