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 갓집 가는 길
시내 운
산 자락 밟고
산 등성 돌아
개울 건너
꼬불 꼬불 시골 길
한나절을 걸으면
내 어머니의 탯줄이 묻힌곳
외 갓집 있네
어머니가 빼어 닮은
허리 굽은 외 할머니
사시는 곳
배부롱산 자락
조그만 촌락
밤나무 우거진 만닥골
외 할머니 내 손잡고
웃 배미 아랫 배미 돌며
손주 자랑 펴시네
저녁 말미
여물 끓이는 냄새
뜰안에 가득하고
폭 삶은 감자 고구마 옥수수 참외 수박
함지박에 수북히 고이고
멍석에 둘러 앉아
왕 이된 나
외 갓집의 정취를
뇌리에 붓칠 하며
어머니의 어머니
넘치는 사랑이
코 끝에 찡하다
눈물샘 터지게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