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없는 초대장
시내 운
숨쉬는 미이라(木乃伊)
뼈 마디 마디 마다
아려오는 통증을 쓸어 담고
그 아픔과 고통 마져
사랑하며 얼싸안고
초연히
죽음의 늪에
서서히 서서히
잠기는 육신
긴 한숨과 엷은 흐느낌
차가운 벽 마다 스며들고
죽음을 예비하는
가쁜 숨결
생명줄 끊기는 시각 까지
신의 임재를 기다리며
가물 가물 타고 있는
작은 소망
썩을 육신으로는
건너지 못할 영생의 길목에서
낡아버린 이승의 봇짐을 벗으면
눈뜨기 시작하는 영혼
숨 한줌 내려 놓고
숨 한줌 또 내려 놓고
숨 멎을 그때 까지
아름다운 삶 애절 하기만
생과 사의 선택은 신의 몫
이루지 못한 세상의 꿈
미련도 후회도 부질없는 것
날개 없는 천사의 미소에 안기어
평온한 안식의 나라로
노랑 나비 날개 짓 하는
호스피스의 초원에
죽음이 머리 풀고
배회를 하누나
- 투병중인 知友를 호스피스에서 문병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