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감으면,
홀연히 들려오는 바다 소리.
물처럼 투명한 해변가에
몇몇은 추억을 읽고 있는 사람들.
어디선가 불어온
바람의 우아(優雅)한 인사.
'사랑하는 사람이여...
파도에 부서지는 짧은 꿈들일 랑,
너무 애석해 하지
마세요'
바닷 속 깊은 흐름이
어느덧 회상(回想)의 혈관으로 전해지고,
외마디 찾는 소리는 먼 곳 떠도는
갈매기의 노래.
숱한 햇빛만이 반짝이던 곳에서
미소짓던 사람이 그리워,
모래 위에 써보는 이름 하나.
황혼 빛으로 물들어 가는 해변은
바다의 한 숨결에 출렁이는
무수한 담화(談話)로 속삭인다.
파도는 그렇게 그리움을 몰고 오고,
외로운 저녁 바람이
어느 가슴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