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애가 (哀歌 )
시내 운
떨어진다
한잎 두잎 병든 낙엽이
이별의 아픈 몸짓 으로
나무 가지가 잎을 잃었나
잎이 가지를 잊기로 했나
떠 내려간다
흐르는 냇물에
몸을 맡긴 가랑잎 하나
기약 없는 유랑의 길
서럽기도 하련만
누어 있다
벌레먹고 마른 잎들이
병 들어 아픈 상처
얼싸안고 서로의 아픔 부벼대며
기어 간다
바싹 마른 낙엽 위를
엉금 엉금 무당 벌레가
삭막한 벼랑 길
뒤뚱거리며 걸어온 생의 흔적으로
만산 홍엽 으로
가득찬 가을 향기
낙엽에 서린 서리꽃
그 향기에 깊이 취하여
하얀 뼈를 드러낸 설해목 (雪害木 )에
기대어 앉아
떠날수가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