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곳에서 적막한 시간이 반짝인다
차디찬 시냇물의 향기(香氣) 두르고
풀밭 위로 번지는 들국화의 반점(斑點)이
쓸쓸해,
하늘이며
땅이며
매양 한가지,
소원의 별에 깃들고
설레이는 바람에도
마음 아파하는
고요한 벗,
숲 속 흐르는 조용한 물발 고마워
내게 진정 손짓하고
그의 호흡 한자락에
더욱 넓어지는
가을은,
까닭도 없이 허물어져가는
내 심정(心情) 위에
곤두 선 시간으로 기둥을 삼아
집을 짓는다
갑자기 모든 공간(空間)은 속삭일 만큼 가까와지고,
발아래 뿌려진 침묵만 낡은 계단으로 삐걱대는
구조(構造)의 집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