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서울역 앞 광장엔
천국을 가리키는 팻말이 서있다
멀어지는 기차의 기적 소리를 닮은,
핼쓱한 얼굴로 새벽의 공기를 가르고
그 앞을 총총하게 지나치는 행인들은
언제나처럼, 관심이 없다
마음의 성전보다,
지상의 성전이 우뚝한 거리
하나님은 진정,
그 아들을 걱정하셨을까
2000년 전에도
그때, 한번의 십자가로는
부족했던 것일까
거리의 노숙자로 살아가는 그에게,
사람들은 아무런 관심이 없다
우뚝한 교회의 첨탑마다
솟아오른 십자가는
오늘도,
자기 향기에 취해서 반짝인다
축축한 새벽은 그에게,
또 한번의 십자가를 요구한다
그도 지금은 불행하게
다시 사람의 아들이 되어 있기에,
허기 가득한 공복이 힘겹기만 하다
하지만, 그는 오늘도 사람들에게
말해야 한다
당신은 영혼을 어디에 간직하고 있나요?
(그렇게, 말해야 한다)
그가 십자가에 또 한번 못 박히는
불운한 예감을 간직한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