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 여름, 저를 태운 비행기는 켈거리 하늘을 선회하고 있었습니다. 평편한 대지위에 끝없이 이어진 주택들이
시야에 들어오면서 조금후에 비행기는 착륙했습니다. 지인이 알려준 켈거리에 대한 정보만 갖고서 우리
가족 모도는 한국에서의 모든 삶의 터전을 이곳으로 가져온 것입니다. 그렇게 시작된 이민 생활이 5년이
넘었습니다.
여기에서 살아오면서 캐나다 전체가 기회의 땅이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캐나다 어디는 살기 좋은 곳이고 어디는 그렇지
않다라는 말을 듣곤 하지만 이곳에 살다보니 켈거리가 싫어 떠나는 사람도 보아왔고 뭔가의 부푼 기대를
걸고 이곳으로 이주해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 나름대로 오고 떠나야 하는 이유를 갖고 있으며 그 이유를 들어보면 때로는
희비가 교차할때도 있습니다. 특히 이곳에 처음 정착후 안정된 생활을 하지 못하다가 결국 타주로 소식없이 떠나는 분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또한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이곳 켈거리에서 살다가 다른주로 이주하신 분들중에는 켈거리로
다시 이사해온 분도 계십니다.
이유가 어떻든 캐나다 어디에서 살더라도 자기 자신을 철저히 낮추고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살 수 있다면 캐나다 전체가 기회의 땅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에 집착하거나 소극적으로 살아간다면
기회의 땅은 있을 수 없으며 냉혹한 현실에 부딪힐 수 밖에 없습니다.
과거 한국에서의 화려했던 생활(?)이 이곳에서 계속 이어지리라는 생각은 과감히 버려야 합니다. 또한 그런 과거의
경력이 이곳에서 살아가는데 우선하지 않다는 사실도 알아야 합니다. 이곳에 오신 분들중 과거 화려한 경력을 버리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살아가시는 분들을 만나곤 합니다.
그렇습니다. 캐나다라는 나라가 미래를 보장해주는 것이 아니라 이민온 우리 스스로가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하나씩 기초를 다져가야 합니다. 흔히 '이민자를 받아놓고 도대체 캐나다 정부는 뭐하는 거냐'라고
하소연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하지만 어떻게 하겠습니까. 현실은 현실입니다. 끈기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비록 지금은 힘든 이민 생활일지언정 일관성 있는 이민생활로 보다 나은 미래를 설계해 갑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사람만 통하면 모든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의 좁은 켈거리 한인 커뮤니티에서 우리 서로 조금씩
도우며 살아간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비록 물질이 아니라도 좋습니다. 서로간에 조그만 관심이나 칭찬이라도
좋습니다. 우리주변엔 생각보다 도움을 필요로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오늘도 여로분의 좋은 하루 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