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어 먹을,
밤이 찾아 온다.
영락 없다.
어두워진 다리 밑으로 내려간다
여기 어디 쯤에서
엄마는 날 줏어 왔을 것이다.
너무도 환한 도시의 불빛,
달리는 차량의 소음 만큼
분주한 강 바람 ,
누워도 잠은 오지 않는다.
빌어 먹고 사는땅 ,
혼자 멀리 떠나 버릴 순 없다.
겨울이 오기 전 어느 조용한 밤에
그 사람의 아들이 행여
내 무거운 어깨를 감싸 안으며
따스히 나를 불러 내 줄지도 모른다.
어쩜, 거적 같은 삶이
그 보다 먼저 철거 될지도 모르지만...
눈물 그렁하면 별빛 더욱 영롱하다.
낙엽들 부서지듯 마른 기침 소리,
잠 못 이루며
다들 엄마 한테 미안한 모양이다.
(
2005.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