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요한 물질 문명 속에서
가변 하는 메디아의 홍수속에서
흙 탕물인줄 모르고 허둥 대는 세파에서
시원 하게 아프고 쓰리게 뇌파에 부서지는
어름 조각 같은 님의 글 감사 합니다
"신은 결코 저 멀리 계시는 대상화된 분이 아니라
그들의 (우리) 삶의 호흡 속에 함께 하시는 분"이라는 글
너무 공감 하며 나의 신앙관이 바르게 가고 있구나 하는
성찰의 기회도 되었읍니다
"신이 인간이 되어서 함께 아파하신 인간되신 하나님"
아멘 입니다
좋은 글 다시 감사 합니다.
☞ 김창한 님께서 남기신 글
결혼 반지 무덤을 보며 님을 기다리며
-얼마나 외로웠을까!
-얼마나 외로웠을까!
-김창한
1. 외로운 죽음은 더 슬픕니다.
독재자 히틀러 치하에서 4-6백만 명이라는 유대인이 살해를 당했습니다. 독일의 점령국이나 협력국 어디에도 유대인들이 피할 자리는 없었습니다.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오스트리아, 헝가리, 체코슬로바키아, 이탈리아, 루마니아, 유고슬라비아, 그리스, 러시아, 폴란드 등에서 유대인으로 밝혀지는 모든 사람들은 살해되었습니다.
당시 유대인들은 세상에서 철저히 고립되고 소외되어 있었습니다. 미국의 프랭클린 루스벨트 (Franklin D. Roosevelt) 대통령은 대중의 여론을 의식해서, 유럽의 미국영사들에게 지시를 내려 유대인들에게 미국 비자 발급을 줄이라고 하였습니다. 영국 수상 윈스턴 처칠 (Winston Churchill)이 유대인 구출을 옹호했지만, 당시 외무성 장관 앤터니 이든 (Anthony Eden)의 반대로 구출운동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독일이 루마니아 거주 유대인들의 7000명에 대한 몸값을 지불하면 풀어주겠다고 했지만, 영국은 이를 거절했습니다. 초창기 러시아는 독일과 동맹관계라는 이유로 많은 유대인들을 나찌에 넘겨 주었습니다. 독일이 러시아를 침입했을 때도, 러시아 정부는 유대인들을 위한 보호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았습니다.
유대인들이 이렇게 많이 희생당한 것은 나찌 독일의 악랄함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당시에 팽배되어 있던 반 유대정서로 인해 유대인들은 철저히 고립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대인들이 얼마나 외롭고 처참하고 절망적이었는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유대인 학살 중에서 가장 악랄한 곳은 폴란드의 아우슈비츠 (Auschwitz)란 곳인데, 나찌는 유대인 수송이 원활한 곳이라 이곳을 택하였습니다. 이 곳은 유대인들을 잡아 날라 죽이기에 가장 좋은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우슈비츠의 유대인 학살 관련 사진 중에서 저의 가슴을 미어지게 하는 사진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유대인들이 몰수 당한 빼앗긴 반지입니다. 마치 곡식 통에 곡식을 담아두듯 많은 양입니다. 그 수많은 반지에는 사연이 참 많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만남의 추억, 연애, 결혼, 가정, 자녀들에 대한 이야기가 얼마나 많았겠습니까? 가족이 뿔뿔이 흩어진 채, 그들은 죽으면서 말 못하는 사연을 지푸라기 같은 희망을 안고 이 반지에 남겨 두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저는 이 반지들을 볼 때마다 그들의 절규가 귓전을 때리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2. 신의 부재와 신의 귀환
유대인들이 왜 죽었습니까? 바로 “유대인”이기 때문에 죽었습니다. 유대인이란 야웨 하나님을 믿는 집단을 말합니다. 기원후 70년에 로마 병정들에 의해 예루살렘이 초토화되고 유대인들은 러시아를 포함해서 유럽 전역으로 유리 방황하는 생활을 합니다. 이것은 그들이 1900년에 걸쳐 멸시를 받으면서 살았다는 의미입니다. 그들은 유대인이란 이유 때문에 게토라는 한정된 지역에서 살아야 했고, 중세의 종교 재판 때는 유대인이란 사실 때문에 이단으로 몰린 기독교인들과 더불어 수많은 유대인들이 고문을 당하다가 불에 타 죽었습니다. 그들의 재산은 모조리 몰수를 당했습니다. 심지어 공포에 못 이겨 기독교로 개종한 사람들조차 거짓 개종을 했다는 의심을 받고 죽임을 당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유대인들의 고난의 역사는 나찌 히틀러 치하에서 4-6백만 명의 희생자를 내면서 절정에 달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났습니까? 바로 야웨 하나님을 믿는 신앙을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유대인들은 야웨의 이름으로 함께 모였고, 그로 인해 멸시를 받고 죽임을 당했습니다.
그런데 유대인들은 홀로코스트에서 신의 부재, 신의 없음, 신의 침묵을 처절히 경험합니다. 그들이 수 천년 동안 믿어온 야웨 하나님의 이름을 아우슈비츠에서 불렀지만, 신은 침묵할 뿐 아무런 응답이 없었습니다. 그들에게 야웨 신은 절대적 의존의 대상이며, 고난 중에 기댈 수 있는 최후의 보루였지만, 신은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신은 그들의 호소에 침묵만 하신 것이었을까요? 도무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홀로코스트라는 대학살의 잔혹함을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유대인들은 신에 대해서 새로이 성찰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이런 침묵하는 신 속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자 노력하였습니다. 만일 그들이 그 신을 부인한다면, 바로 나찌에 굴복한다는 것을 의미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이 죽은 것은 야웨 하나님을 믿는 유대인이라는 집단으로 정체성을 유지해 왔기 때문입니다. 신의 존재의 부정은 결국 악의 상징인 히틀러에게 최종의 승리를 안겨주는 꼴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이제는 야웨 하나님을 믿는 것은 바로 다름 아닌 희생당한 동료 유대인들을 잊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야웨 하나님은 바로 희생당한 유대인과 함께 고통하며, 함께 아파하며, 함께 죽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하나님을 어찌 그들이 잊을 수 있었겠습니까?
자기들이 희생당할 때 신은 없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아우슈비츠의 경험을 통해서 새로운 하나님의 음성을 듣습니다. 그 음성은 바로 무고하게 죽어간 동료 유대인의 절규를 통해서 나타났습니다. 그 죽어가는 동료들의 절규를 살아 남은 자의 기억에서 결코 지워서는 안된다는 것이 바로 신의 음성이었습니다. 죽어간 동료 유대인들을 생각하면서 살아 남은 유대인들은 하나님을 다시 발견하였습니다.
3. 기억의 원천
우리는 유대인들이 당한 고난과 그들의 신에 대한 성찰을 깊이 되새길 필요가 있습니다. 유대인들은 신이 그들과 함께 하며, 그들의 삶의 과정 속에서 함께 고통당하시는 분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신은 결코 저 멀리 계시는 대상화된 분이 아니라 그들의 삶의 호흡 속에 함께 하시는 분이었습니다. 아우슈비츠에서 죽어 간 유대인들의 절규 속에서 바로 하나님이 원하시는 보편적인 평화와 정의 (universal peace and justice)의 갈망을 그들은 들었습니다.
유대인들은 로마에 의해 예루살렘을 강탈 당한지 1900년이 지난 즈음, 6백만 명을 희생당하는 홀로코스트를 경험했습니다. 이것이 유대인들이 겪은 고난의 전부가 아닙니다. 아직 우리는 그 고난의 역사를 반만 이야기하였습니다. 그 절반은 바로 예루살렘이 함락당한 기원 후 70년을 기점으로 1300년 또는 1500년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3천여 년 동안의 유대인의 삶의 역사는 절망과 고난과 그리고 희망과 꿈이 뒤섞인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삶의 격랑 속에서 유대인들이 간직한 중심 구절은 단 두 마디였습니다.
출애굽기 3장 6절 “나는 네 선조들의 하나님이다.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사악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이다.” 이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레위기 19장 36절 “나 야웨가 너희를 이집트 땅에서 이끌어 낸 너희 하나님이다.’ 유대인들은 이 구절을 결코 잊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역사 속에서 경험된 하나님, 구체적 삶의 현장 속에서 함께 하시는 하나님,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의 하나님, 그리고 이집트의 압제에서 해방시킨 출애굽의 하나님에 대한 회상입니다.
성서는 신에 대한 인간의 논리적 진술이 아닙니다. 신이 인간과 함께 아파하신 “인간이 되신 하나님”의 이야깁니다.
슬프십니까? 슬퍼하십시오. 눈물이 납니가? 흐느끼십시오. 외롭습니까? 외로움의 심연으로 들어가십시오. 그리고 그 슬픔과 눈물과 외로움을 당신들의 님께 고백하십시오. 그 님은 우리 같은 인생을 위해 함께 슬퍼하고 눈물을 흘리십니다. 이제 그 눈물로 우리의 슬프고 외로운 가슴을 당신의 더 넓은 사랑의 손수건으로 닦아 주십니다. 유대인들이 아우슈비쯔 수용소에서 남긴, 마지막 유산. 절절한 고통과 슬픔의 눈물이 배어 든 그 반지에는 님의 고통과 슬픔과 탄식이 함께 들어 있습니다. 가슴속에 아로새겨진 그 사랑하는 님을 향한 외침이 그 반지 속에 들어 있습니다. 반지의 눈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