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낙엽, 외로움, 사랑.
깊어가는 가을만큼 내 마음도 깊어져,
영혼의 책갈피마다 눈물로 스민
그대의 따스한 체온을 읽습니다.
아침을 열었던 까치 소리는
빠알갛게 익어가는 감에 주렁 걸리고,
저녁 때의 고요한 해후(邂逅)를 예감하듯이
오후 내내 기다리던 가슴은 노을빛처럼 익어갑니다.
계절은 터무니 없이 쓸쓸하지만,
시린 마음에 찍힌
깊은 그리움의 소인(消印)은
저 홀로 빠알갛게
선명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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