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아름답지요.
아니, 시는 정작 그 자신 별로 관심도 없는데
흔히 사람들이 말하길 시가 그렇다고 하지요.
하지만, 그것이 꼭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지요.
적어도 이 세상의 가식적인
기준을 떠나 바라 보자면,
똥은 누구나 더럽다고 여기잖아요.
심지어, 자신의 똥까지도.
배변의 쾌감이란 것이 있지요.
때론, 오르가즘보다 더 황홀한 것.
그래서, 이런 생각도 해보지요.
변비에 걸린 사람은
좋은 시는 못 쓸 것이라고.
가슴 깊이 응어리 진 것,
속 시원히 쏟아낼 때
쾌감을 느끼지요.
아니라고 하는 시인있으면,
손 들어 보세요.
아무도 없군요.
똥도 잘 싸야겠지요.
황금빛으로,
그런데, 나는 오늘도
냄새 고약한 질 나쁜 똥만 싸네요.
한때는, 내 똥 냄새도
제법 구수하다고 느낀 적도 있었는데.
아무래도, 나는
좋은 시인은 아닌 것 같아요.
매일 세상이 만들어 준 변비약이 없으면,
그나마 그 고약한 똥마저
제대로 싸지 못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