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닌다
맑게 개인 겨울 아침에
방향없이 부서지는 햇빛이
밤 사이 침침한 마음바닥에 쌓여,
힘겹게 깨어난 정신은
서서히 몸을 녹인다
바람 한 점 없는 추위가
새파란 갈기세운 하늘에 퍼진다
멀리 날개 펴고 나는 새가
허공에 남기는 고요한 정적
언제나처럼 가파른 시간의 끝에서
또 다시 사랑을 찾고,
그렇게 차가운 목숨 견디는 겨울을 거닌다
맨 몸을 지나서, 쓸쓸하게 벗은 영혼을 지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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