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깨우지 마세요
오랜 불면 끝에
깊은 잠이 든 나를,
흔들어 깨우지 마세요
한 때 밝았던 세상에서
사랑과 기쁨으로
행복했었냐고,
또, 한 때 어두웠던 세상에서
증오와 슬픔으로
불행했었냐고,
짐짓 애틋한 표정으로
묻지 마세요
차라리 깊은 잠이 된 나를
그냥, 가만히 내 버려 두세요
사람의 일도 신(神)의 일도 모두 잠들어,
온통 적막만이 가득한 꿈 속에서
나, 비로소
평안하니까
하지만, 그립기는 해요
이 차가운 평온함보다,
눈물로 따뜻했던 시간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