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와서 처음 몇년 고생하다보니 종교를 가져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힘들때 종교를 가지는 것이 좋지 않을것
같아 망설이고만 있다.
하지만 종교를 통한 마음의 평정은 너무나 위대해 보여서 만약 종교를 가진다면 어떤 종교를 가져야 할까 하는 생각은 자주 하고
있는 터였다.
뭐 언제까지 결정해야 하는 기한이 있는것도 아니고 이민 초기에는 교회에도 나가보고 성당에도 나가보고 절에도
다녀보고 천천히 알아보고 결정하겠다 생각했지만 얼마 되지 않아 그것이 순진한 생각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본의 아니게 나마 신자의 언행으로 그 종교가 나에게 맞는것인가를 생각해 보는 습관이 든것은 아마 이민 초기에 느낀 당황스러움
때문이었으리라.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초면에 "어떤 교회 다니세요?" 라는 질문을 받고 "저 종교가 없는데요." 라고 답하니 "인상이
좋아보여서 신자신줄 알았는데...우리 교회에 나오세요" 라는 대화가 오고 갔던 것으로 기억된다.
아무래도 이민 사회에서 우세는 개신교인 듯 한데 같은 교회 사람들간의 결속력이 대단한 듯 보인다. 돌아가며 가정예배도 보고
가족간의 왕래도 잦은듯 한데 이런점들이 교인들에게는 즐거움일지 모르나 종교 입문을 고려하는 사람으로서는 만만치
않은 부담으로 다가오는것도 사실이다. 신문광고에 구인 광고를 내면서도 가족같이 지내실 분을 원하는 한국사람들이라는 점을 고려해
볼때 그 분위기가 얼마나 가족같을지 짐작이 간다.
이러한 사정은 천주교나 불교나 그리 다르지 않고 일부 사찰의 경우에는 기복 신앙이 곁들어져서 더욱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나마 천주교가 좀 나은듯 하다.
무식함을 굳이 드러내자면 사실 무교의 입장에서 보면 장로교 침례교 감리교등등 그 수 많은 개신교회나 천주교나 뭐 다 그게
그거라고 보이는것도 사실이다. 대순진리회는 증산도랑 불교는 원불교랑 뭐 비슷한거 아니냐 이렇게 보이는 것이다.
이렇게 보이는 이유는 앞서도 말했지만 뭐 그 신자나 그 신자나 비슷 비슷하게 보이기 때문이지 내가 교리를 쥐뿔이나 알고서 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런데 여기에 예외가 있다. 바로 여호와의 증인과 제칠일 안식교 신자들이다. 여호와의 증인은 당연하게도 군대에서의 병역거부에서
비롯되었다. 좀 무섭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신념을 지키며 산다는 생각도 안해본것은 아니다. 이민와서야 비로서 방문 설교를 마음을 열고
들어봤는데 좋은 얘기가 많았고 꽤나 논리적이 아닌가 하는 놀라움이 있었다. 다만 나하고는 맞지 않는듯 하다는 생각이다.
다음은 제칠일 안식교 신자들이다. 그 사람들이 보여준 성실함 진실함 평정심 절제하며 사는 생활들은 한국에서 이단이라고
불리웠다는 어슴푸레한 인식만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는 의외를 넘어서 경외의 대상이었다. 신자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교리에
관심이 간 유일한 종교라 하겠다. 관심이 가면서도 표현을 하지 않고 그 후 일터를 바꾸면서 더 이상 제칠일
안식교 신자를 접할 기회는 없어졌지만 약간 과장하자면 마치 영화속의 청교도 혹은 아미쉬들을 접하는 듯한 충격으로
남아있다.
아래 몰몬교 질문을 보고 문득 생각이 나서 적어본다. 누구 제칠일 안식교에 대해 아시는 분이 있으시면 간단히 설명해 주셨으면
한다. 혹 내 글에서 언짢은 느낌을 받는 종교인이 있다면 미안하게 생각한다. 다만 밖에서는 그렇게 보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하고 초면 첫마디에 "어느 교회 다니세요?" 이렇게 다짜고짜 다그치지 않았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