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향의 흙
시내 운
산모의 탯줄 네 품에
묻히면
우유빛 젖이 되어 뿜어 나고
어미의 구슬땀 네 살갗에 배어들면
낱알 여물어 곡식으로 상에 오른다
우유빛 젖이 되어 뿜어 나고
어미의 구슬땀 네 살갗에 배어들면
낱알 여물어 곡식으로 상에 오른다
흙은 밥이요
생명이다
벌레 만도 못한 인간이
갈겨 놓은 배설물
온갖 허접 쓰레기도
마다 않고 받아 먹기만 하는
무량(無量)의 흙
벌레 만도 못한 인간이
갈겨 놓은 배설물
온갖 허접 쓰레기도
마다 않고 받아 먹기만 하는
무량(無量)의 흙
큰 뿌리 실뿌리
얼싸안고
거름 일구어
열매 맺으려 주기만 하며
갈아 엎어도 파헤쳐도
불평도 신음조차 하지 않는
무언의 어머니 품
거름 일구어
열매 맺으려 주기만 하며
갈아 엎어도 파헤쳐도
불평도 신음조차 하지 않는
무언의 어머니 품
산자는 너를 밟고 살아야 하고
죽은 자는 흰 뼈다귀로
너를 베고 누어야 하는
육신의 고향이다
헌 짚신 더는 신지 못하는 날
흙 감태기로 히죽이며
흙메에 올라
흙비로 온몸 적시다
너의 보드라운 품에
영원히 안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