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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 쇄 회 로
작성자 뜬구름     게시물번호 -440 작성일 2004-03-18 02:51 조회수 1539

 

               폐 쇄 회 로

 

 

       온 몸에 불이 난다,

       숨 쉴 때 마다 검은 연기가 난다.

 

       아름답지 않은 나,

       세상으로 난 문을 닫는다.

       나는 닫히고 있다.

       문 안의 문을 닫는다.

       그 안의 문을 또 닫는다.

 

       온전히 열기 위해서

       철저하게 닫는다.

       나는 격리 되고 있다.

       순순히 자물쇠를 채운다.

       PASSWORD를 폐기한다.

 

       한숨 같은 허한 기운이 맴 돈다.

       부질없음의 압박에 뒤척이면

       나를 가둔 자유가 두렵다.

       흠칫 놀라 눈을 뜬다.

       차압 당한 영혼이

       닫힌 문 틈에 낀 채 신음한다.

       누군가 훔쳐보고 있다.

 

       다시

       온전히 마음을 열기 위해

       천지개벽 같은 아름다움을 꿈꾸기 위해

       밤 새워 나를 닫는다.

       쇠사슬 속에 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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