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있는 도시
시내 운
네온사인 번뜩이고
훤하게 뚤린 도로에
고급 승용차 물결
돈을 태우고 질주하며
하늘을 치받고 선
고층 건물 창(窓)마다
불빛이 밝은데
도시는 울고 서있다
밤 바람에 젖어 울고 있다
달빛이 서러워 울고 있다
신문지 한장 으로
얼은몸
싸고 누어
도시의
한 귀퉁이에
노숙(露宿)
하는
가난한이의
설움을 품고
도시가 울고 서있다
사람의 물결은
밀려 가고
밀려 오지만
사랑을 찾지 못한
도시는 울고 서있다
목 구멍으로
부어 넣은
막소주 한 병에
운명을 거스르지 못하고
체념으로
질긴 목숨 질질 끌며
가로등 쓸어 안고
버둥대는
가엾은 삶
품에 안고
도시는 울고 서 있다
사랑을 입에 달고
봉사를 훈장 처럼
희생을 나팔부는
헛 개비 군상들
아니 품을수 없는
이율배반
서러워
안타까워
도시는 울고 서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