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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엔나커피 잘 하는 다방을 소개 합니다
작성자 clipboard     게시물번호 10543 작성일 2017-12-09 22:15 조회수 3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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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날

옛날식 다방에 앉아 고전음악 들으면서 비엔나커피를 마시고 싶다면,,

학림다방에 들러보시기를 권합니다.  


학림다방이 어디에 있느냐고 물으면

사람마다 대답이 제각각일 수 있습니다.


다방 위치를 놓고 대답이 분분한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정식주소는 창 밖 거리표지판에 표기되어 있는대로 대학로 119 번지 입니다. 

그런데 지번은 명륜동 4 가로 되어 있습니다. 

막상 가보면 어느 의과대학 연건동 캠퍼스가 바로 옆에 있어서 여기가 연건동 아닌가도 싶습니다. 

고개를 돌리면 지하철 4 호선 혜화역 3 번 출구가 코앞에 보이므로 여기는 혜화동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다방 창 밖 맞은 편 연극 소극장들과 마로니에 공원을 바라보고 있으면 영락없이 동숭동 같기도 합니다.  

그러니 이 다방이 대학로인지 명륜동인지 혜화동인지 연건동인지 동숭동인지 헷갈리는 게 어쩌면 당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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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과 건물은 서울미래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출입구 낡은 나무계단이 회칠한 벽에 걸려있는 포스터들과 빈티지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서울미래유산임을 알리는 동판에는 어느 문학평론가가 썼다는 소개글이 새겨져 있습니다. 

"남루한 모더니즘, 위악적 낭만주의"

저런 식의 말을 "여러가지 의미를 간결하게 함축한 시적 표현"이라고 좋아했던 사람들도 있고,

"논리적 연결고리없는 몽상가들의 똥밟은 헛소리" 라고 비난했던 사람들도 있습니다. 

어쨌든 소개글이 그 시대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고색창연한 표현방식을 그대로 차용하고 있다는 점이 나름 센스있어 보이기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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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학(forestry)이 아니라 학림이라고 읽습니다. 

다방 카운터 뒤에는 LP 판 1 천 5 백 여 장이 빼곡히 소장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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낡은 나무탁자도 소파도 돌벽 마저도 교체하거나 수리한 흔적없이 옛날 모습 그대로 입니다.  

고풍스런 옛날식 다방이니 나이지긋한 손님들이 주로 오는 '지공카페' 일거라는 짐작을 하기 쉽습니다. 

'지공카페'란 지하철 공짜로 타고다니는 시니어들의 쉼터 맥카페를 의미하는 한국의 나이차별 속어 입니다. 


내가 들어갔을 때 손님들 대부분은 20 대, 그중에서도 친구끼리 온듯한 여성커플들이 많았습니다. 

나도 나이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지,

다방 안에 젊은 손님들이 많은 걸 보고 하마터면 "여기 물이 왜 이렇게 안 좋아졌지?" 하는 '망언'이 입 밖으로 나올 뻔 했습니다.  


전엔 안 그랬던 것 같은데, 무의식중에 나이에 대한 차별의식이 드러나는 걸 보면 나도 좀 이상해 진 것 같습니다. 

스스로 늘 undercover angel -사복으로 갈아입고 지구에 나타난 천사- 라는 자부심으로 가득했었는데,

그 순간 그 자부심이 조금 약해졌습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60 년 내내 이 다방 손님 연령층은 20 대 였던 것 같습니다. 


1960 년대 초 '남루한 모더니즘의 선구자" 였다는 이 다방 단골손님 전혜린 아주머니도 당시에는 20 대 였습니다.

서울미래유산 소개글을 쓴 어느 문학평론가에 의해 "지사적 저항"의 상징으로 표현된 1970 년대 초반 손님들도 당시에는 20 대 였습니다.

'학림지사'들 중에는 김X하 씨 처럼 언론과 인맥에 의해 터무니없이 과대평가된 엉터리들도 많습니다. 

70 년대와 80 년대의 언저리,,

이 다방에 뻔질나게 들락거리다가 영문도 모른채 남영동으로 끌려갔던 '학림사건' 관련자들 역시 20 대였습니다.


1990 년대에도,

세기가 바꿘 2000 년대에도

이 다방 손님들은 세대가 바뀌었을 뿐 주로 20 대 였습니다.  


이 다방은 61 년 전 이 곳에서 영업 시작할 때부터, 

도라지 위스키 한 잔에다 짙은 섹소폰 소리 들어보던 '주다야싸'는 아니었습니다. 

'주다야싸'란 낮에는 차를 팔고 밤에는 술을 팔던 1970 년대식 '주간다실 야간싸롱'의 준말 입니다. 


그러니까 2017 년 오늘,

이 옛날식 다방 낡은 소파에 20 대 손님들이 앉아있다고 해서

신기하게 생각하거나 불만을 표시할 이유는 조금도 없습니다.


물이 안 좋아진게 아니라,

그냥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시간이 흘러가 사람이 바뀌었을 뿐. 


학림다방.  


비엔나 커피도 맛있고

두루두루 편안하고 멋진 장소 입니다. 

커피값은 스타벅스보다 500 원 비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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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팀  |  2024-02-21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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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안보네요 사진을 다시 올려주심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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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날
옛날식 다방에 앉아 고전음악 들으면서 비엔나커피를 마시고 싶다면,,
학림다방에 들러보시기를 권합니다.  

학림다방이 어디에 있느냐고 물으면
사람마다 대답이 제각각일 수 있습니다.

다방 위치를 놓고 대답이 분분한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정식주소는 창 밖 거리표지판에 표기되어 있는대로 대학로 119 번지 입니다. 
그런데 지번은 명륜동 4 가로 되어 있습니다. 
막상 가보면 어느 의과대학 연건동 캠퍼스가 바로 옆에 있어서 여기가 연건동 아닌가도 싶습니다. 
고개를 돌리면 지하철 4 호선 혜화역 3 번 출구가 코앞에 보이므로 여기는 혜화동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다방 창 밖 맞은 편 연극 소극장들과 마로니에 공원을 바라보고 있으면 영락없이 동숭동 같기도 합니다.  
그러니 이 다방이 대학로인지 명륜동인지 혜화동인지 연건동인지 동숭동인지 헷갈리는 게 어쩌면 당연합니다.   

   




다방과 건물은 서울미래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출입구 낡은 나무계단이 회칠한 벽에 걸려있는 포스터들과 빈티지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서울미래유산임을 알리는 동판에는 어느 문학평론가가 썼다는 소개글이 새겨져 있습니다. 
남루한 모더니즘, 위악적 낭만주의저런 식의 말을 여러가지 의미를 간결하게 함축한 시적 표현이라고 좋아했던 사람들도 있고,
논리적 연결고리없는 몽상가들의 똥밟은 헛소리 라고 비난했던 사람들도 있습니다. 어쨌든 소개글이 그 시대 냄새가 물씬 풍기는 고색창연한 표현방식을 그대로 차용하고 있다는 점이 나름 센스있어 보이기는 했습니다.    





임학(forestry)이 아니라 학림이라고 읽습니다. 
다방 카운터 뒤에는 LP 판 1 천 5 백 여 장이 빼곡히 소장되어 있습니다.  




낡은 나무탁자도 소파도 돌벽 마저도 교체하거나 수리한 흔적없이 옛날 모습 그대로 입니다.  
고풍스런 옛날식 다방이니 나이지긋한 손님들이 주로 오는 '지공카페' 일거라는 짐작을 하기 쉽습니다. 
'지공카페'란 지하철 공짜로 타고다니는 시니어들의 쉼터 맥카페를 의미하는 한국의 나이차별 속어 입니다. 

내가 들어갔을 때 손님들 대부분은 20 대, 그중에서도 친구끼리 온듯한 여성커플들이 많았습니다. 
나도 나이에 대해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지,
다방 안에 젊은 손님들이 많은 걸 보고 하마터면 여기 물이 왜 이렇게 안 좋아졌지? 하는 '망언'이 입 밖으로 나올 뻔 했습니다.  

전엔 안 그랬던 것 같은데, 무의식중에 나이에 대한 차별의식이 드러나는 걸 보면 나도 좀 이상해 진 것 같습니다. 
스스로 늘 undercover angel -사복으로 갈아입고 지구에 나타난 천사- 라는 자부심으로 가득했었는데,
그 순간 그 자부심이 조금 약해졌습니다. 

돌이켜보면
지난 60 년 내내 이 다방 손님 연령층은 20 대 였던 것 같습니다. 

1960 년대 초 '남루한 모더니즘의 선구자 였다는 이 다방 단골손님 전혜린 아주머니도 당시에는 20 대 였습니다.
서울미래유산 소개글을 쓴 어느 문학평론가에 의해 지사적 저항의 상징으로 표현된 1970 년대 초반 손님들도 당시에는 20 대 였습니다.
'학림지사'들 중에는 김X하 씨 처럼 언론과 인맥에 의해 터무니없이 과대평가된 엉터리들도 많습니다. 
70 년대와 80 년대의 언저리,,
이 다방에 뻔질나게 들락거리다가 영문도 모른채 남영동으로 끌려갔던 '학림사건' 관련자들 역시 20 대였습니다.

1990 년대에도,
세기가 바꿘 2000 년대에도
이 다방 손님들은 세대가 바뀌었을 뿐 주로 20 대 였습니다.  
이 다방은 61 년 전 이 곳에서 영업 시작할 때부터, 
도라지 위스키 한 잔에다 짙은 섹소폰 소리 들어보던 '주다야싸'는 아니었습니다. '주다야싸'란 낮에는 차를 팔고 밤에는 술을 팔던 1970 년대식 '주간다실 야간싸롱'의 준말 입니다. 

그러니까 2017 년 오늘,
이 옛날식 다방 낡은 소파에 20 대 손님들이 앉아있다고 해서
신기하게 생각하거나 불만을 표시할 이유는 조금도 없습니다.

물이 안 좋아진게 아니라,
그냥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시간이 흘러가 사람이 바뀌었을 뿐. 

학림다방.  

비엔나 커피도 맛있고
두루두루 편안하고 멋진 장소 입니다. 
커피값은 스타벅스보다 500 원 비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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