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0월 24일 알버타 주정부 이민 프로그램이 Alberta Opportunity Stream(이하 AOS프로그램)으로 통합된다는 발표 이후, 시행 시기가 연기되어 오던 중 지난 주 목요일인 6월 14일 전격 시행되었습니다.
AOS프로그램의 내용을 살펴보면 첫째, 모든 포지션에서 2018년 6월 14일부터 2019년 6월 13일까지는 영어 성적 CLB 4점( IELTS: R: 3.5 W:4.0 L: 4.5, S:4.0)을, 2019년 6월 14일 이후부터는 CLB 5점(IELTS: R: 4.0 W:5.0 L: 5.0, S:5.0)을 요구한다는 점입니다. 영어 성적 요구 외에 가장 주목할 점은 경력 요구 사항입니다. 알버타 내 18개월 중 12개월 이상, 혹은 지역에 관계없이 30개월 이내 24개월 이상 영주권 신청과 동일 포지션의 경력이 요구됩니다. 이는 최근 경력만 유효하며, 6개월 이상의 경력 단절이 없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또한 가족 최소 인컴, 포지션 당 캡이 적용된다는 점이 케이스에 따라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시행이 반 년 가까이 연기된 가장 큰 이유는 워홀과 주재원 비자를 제외하고는 LMIA가 요구된다는 점 떄문에 캐나다 내 졸업자에게 큰 불이익으로 작용, 국제 학생 유치에 목숨을 걸고 있는 해당 기관들의 반발이 거세었을 것이란 점은 불을 보듯 분명합니다. 2014년 11월 알버타 주정부 이민의 졸업자 카테고리를 통해 캐나다 졸업자에게 전공 분야에 관계없이 풀타임 취업만으로 영주권 신청이 가능하며, 특히 알버타 졸업자에게는 영주권 신청이 진행되는 동안 고용주 유지의 의무조차 없어 타 주에 비해 영주권 신청이 매우 수월했었습니다. 지난 6개월 가량의 시간 동안 주정부가 해당 기관 측과 조율 끝에 내놓은 방안은 알버타 졸업자가 전공 관련하여 취업을 한 경우에만 경력 요구 사항이 6개월로 단축, 그 외에 졸업자를 위한 다른 특별한 혜택은 없습니다. 이도 타 주 졸업자에게는 해당이 되지 않습니다.
이민 신청자의 관점에서 AOS 프로그램이 시사하는 바와 기존 AINP프로그램과 비교하여 새 프로그램의 수혜자와 손실자는 누구인지 살펴보겠습니다. 가장 크게 곤란한 사람은 영어 성적을 내기 어려운 경우입니다. CLB 4점은 1~12 단계에서 기초 단계에 해당하는 영어 수준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험을 준비한다면 크게 어렵지 않은 수준의 영어입니다. 하지만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 모두 네 영역에서 4점을 넘겨야 한다는 것은 영어 공부를 해 본지 까마득한 40대 이상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알버타뿐 아니라 마니토바, BC주 등 타 주에서도 점차 영어 성적 요구가 확산되는 추세로 이제 캐나다 이민의 피해갈 수 없는 흐름으로 판단됩니다. 연방 이민국은 2014년 이후 캐나다 모든 주의 주정부 이민 프로그램 중 비숙련직 포지션에 대해 4점 이상의 영어 성적을 요구해왔습니다. 호주 이민이 IELTS 7점을 요구하여 한인들의 호주 이민길이 거의 막혀버린 것에 비할 바가 아니지만, 캐나다도 점점 영어 성적이 좋은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분위기에서 영어가 안되는 사람을 가려내는 분위기로 가고 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현재 Employer Driven Stream은 과거 경력이 10년 이상이 지난 경력도 인정하는 반면, AOS 프로그램은 6개월 이상 단절없는 최근 동일 포지션 경력만 인정되므로, 동일 포지션에서 최근 경력이 없지만 경력 단절이 있는 경우 알버타에서 다시 1년 경력을 채워야 합니다. 이는 영주권 신청에 뜻이 있다면 가급적 빠른 시간 안에 영주권 신청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습니다. 철새처럼 고용주를 옮겨 다니거나 커리어를 자주 변경하는 것은 그 기간의 경력을 인정받지 못하여 시간 낭비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워홀비자, 알버타 졸업자 중 전공 관련 취업자를 제외하고는 오픈 워크퍼밋으로 영주권 신청이 불가합니다. 따라서 학생 비자 소지자의 배우자나 숙련직 취업 비자 소지자의 배우자가 open work permit으로 영주권 신청을 하는 길은 막혔습니다.
또한 최소 구입 규정을 만족해야 하므로, 부양 가족이 있는 경우, 수입이 최소 임금을 크게 윗돌지 않는 정도라면 맞벌이가 요구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발표된 가족 수입 계산법에 의하면 부부 수입 합산 시 알버타 수입만 인정, 이는 배우자 중 한 쪽이 한국에서 주수입원이 있는 기러기 가정이 영주권 신청을 하는데 크게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고용주의 입장에서 살펴보면 AOS프로그램은 NOC 스킬 레벨과 관계없이 신청 불가 직업군을 제외한 전 직종에 문호가 열려 있습니다. 따라서 캐셔, 서버, 주방 보조와 같이 영주권 신청이 어려웠던 포지션도 영주권 지원이 가능합니다. 단, employer driven stream과 같이 고용주의 스폰이 요구되지 않으므로, 주정부 승인 이후에 고용 유지의 의무는 없어 고용 안정성은 떨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졸업자에게 혜택이 있을 거라는 기대를 모았던 Alberta Express Entry프로그램은 그 세부 내용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이 시행을 발표했습니다. 연방 Express Entry 풀에 있는 지원자 중에서 알버타에 연고가 많고 경제적인 기여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에게 주정부가 직접 초청장을 보낸다고 하니, 이는 알버타 졸업자나 알버타 job offer소지자 중 고득점자가 그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AOS프로그램으로 주정부 승인을 받은 자는 이 승인서를 통해 Express Entry프로그램에서 600점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2차 연방 프로세스도 주정부 신청자로서만 진행이 가능하다는 점을 주의하여야 합니다.
많은 분들이 규정 변화가 이민 문호의 확대인지 축소인지 궁금해 하십니다. AOS 프로그램이 요구 사항과 심사 기준이 복잡해진 것은 맞는 얘기지만 대부분의 Employer Driven Stream신청자에게는 AOS가 불리하다기 보다는, 개인에 따라 다른 장/단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새로이 시행 예정인AOS 프로그램 요구 사항들을 만족시키는 것이 특별히 어려워 보이지는 않습니다만, AINP의 Strategic Stream 카테고리 신청이 가능했던 사람들에게는 AOS프로그램의 장점을 찾아보기는 힘듭니다. 경력 단절이 있거나 영어 성적을 준비하기 어려운 분들, 부양 가족이 있으나 외벌이인 분들은 추가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합니다.
캐나다는 기본적으로 인구 밀도가 낮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다른 선진국가들이 함께 경험하는 고령화 저출산 문제의 해결책으로 이민을 통한 인구 유치가 가장 큰 대안이 되어왔습니다. 1980년대 이후 캐나다의 이민 유치 규모는 세계 제1위에 이르며, 가족 초청이나 난민을 제외하면 약 65% 이상의 새 이민자를 캐나다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되는 생산가능인구로 유치하고 있습니다. 특히 알버타는 해마다 5600명의 새이민자를 알버타 주정부 이민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합니다. 이와 같이 캐나다 이민은 과거에도, 앞으로도 상당 기간 동안 개방으로 갈 것임에는 분명합니다. 그러나 누구나 캐나다 이민이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캐나다에서 취업이 가능하고 영어가 intermediate이상이라면 규정 변화에 크게 민감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지만 영어가 기초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분들의 경우, 이민법의 추세를 잘 살피어 기회가 열리면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허인령, SK Immigration & Law (RCIC Member, Notary Publ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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