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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임플란트 여행
작성자 가제트     게시물번호 11654 작성일 2019-03-12 09:34 조회수 252

임플란트 여행


                                                                   가제트

     

임플란트 여행!

연식이 오래되고 구실도 못하고 모양도 형편없는 치아를 빼고 본인의 구강 구조에 맞춰 치아 비스므리  걸로 갈아 엎어버리는 일을 위해 모국 땅을 밟는 .(출처: 가제트 사전)


이민  때만 해도 멀쩡했던 치아는 갈수록 흉측하게 변했다. 이유는 이것 저것   있지만 그렇다고 바로 그거라고    있는 것은 없어서 편리하게 대충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하였다. 그러자 임플란트 수술을 받은 이웃들은 자기들도 그랬다고 하면서 한국이 싸고 잘한다고 떠들기 시작했다. 그것은 치아 동서를 만들려는 유혹이었고 2 세계 대전에 버금가는 전투 무용담이었으며  나의 여행에 대한 예언이었다. 한국 비행기 표를 끊으니 성취된 예언에 대해 동서들은 축배를 들며 위로했다. 뽑기 전에 맘껏 먹고 마셔.


이민 오기  기억나는 한국의 겨울은 무채색이었다. 눈도 그렇거니와 사람들 얼굴도 무색이었다. 겨울의 햇살은 추위에 질린 창백한 무색이었고 추위를 이기려 들어붓는 소주도 당연히 무채색이었다.


임플란트의 색깔은 치아의 색이다. 누렇게 변한 흰색. 그래서일까 이번 임플란트 여행은 누런색이었다. 다행히(?) 중국에서 재빨리 건너  미세 먼지가  역할을 톡톡히 해주었다. 황금이 되다가  누런색은 딱한 색이었고 치아를 뽑힌 나도 딱한 놈이었다.

딱한 놈들의 속성은 서로를 모른 채 하거나 배척하는 것인데  잇몸으로 들어  진한 회색의 나사는 나를 배척 하지도, 아는  하지도 않았다. 비싼 것들의 몸가짐이다. 생명이 없는 것에게 생명을 주기 위해서는 구원의 손길이 필요했다. 경건한 칫솔질로 아침, 저녁  번의 예배를 드렸다 것을 내주고 남의 것을 받아 들이기 위해 뼈를 깎는 금주도 필요했다. 그렇게 지극 정성을 드린 끝에 친위 쿠데타는 유혈사태없이 마무리 되었다.


뽑힌 치아들의 행방은 묘연했다. 의사들이 연구 대상으로 해부 했다느니, 요즘처럼 상아가 귀한 시절,  대용품으로 공장에 갔다느니 하는 낭설들이 유포되곤 했다. 하지만 그런 거짓 뉴스는 오랜 기간 동고동락한 나의 멋진 보초병에 대한 예우가 아니었다. 국립묘지에 안장을 못해줄 망정 그런 말들을 듣고 가만히 있는 것은 나의 삶과 어긋나는 짓이었다. 임플란트를 가지런히 하고 가버린 친구들에 대해 묵념을 올렸다. 가지런한 누런 임플란트들의 엄숙한 이별 행진이 병원을 잔잔하게 물들어갔다.


   금주법도 풀었다. 그렇다고 흥청망청 먹을 일은 아니었다. 아직 서먹서먹한 남아 있는 이빨과 임플란트를 친하게 하기 위해서 금주법을 풀긴 했지만 조심할 필요는 있었다. 그러나 한국 치아 동서들이 모인 술자리는 다시  무용담들을 불러 모셔왔고 전투 보고 자리가 되었다. 누런 이빨들이 여기저기 지루하게 빛났다. 이번 여행이 끝까지 누런 색일  밖에 없는  다른 이유였다.

 

대리석과 철근으로 높게 지어진 인천 공항의 속성은 차가움이다.  속에서 인간들의 본성을 건드리는 만남과 헤어짐은 엄청난 열기를 끌어 모은다. 더불어 가방 속에 꾹꾹 눌러 담은 짐들 사이에서 터져 나오는 아우성으로 인해  차가움은 기가 죽어서 터미널에 대기 중인 비행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  버렸다. 엄마와 나는  왁자지껄한 만남들 속에서 헤어짐을 연기하고 있었다. 어색했다. 언제나 어색한  연기때문에 주연이 되지 못하고  조연으로 살아왔던가? 감독이 다그친다.   잘해 보라고


잘하고 싶다. 정말 잘해 드리고 싶었다. 떠나고 도착하는 것을 연기하는 무수한 엑스트라들 속에서 조명이 집중하는 나의 대사는 사랑해 였던가 아니면 다시 돌아 올께요 였던가.  잊었다. 애드립을 하고 말았다. “엄마, 이빨 이뻐?”. 육십이 여섯 살이 되어 버렸다. 젖니가 빠진 자리에 새로  영구치를 보이며 아들이 엄마에게 하는  엄마, 이빨 이뻐?”

 

여섯 살이건 육십 살이건 엄마는 엄마다. “, 이뻐. 우리 아들 수고했다.”  오라고 말하고 싶으시겠지만 차마  말은 못 하셨으리라. 내가 다시 애드립을 쳤다. 감독 눈치 안보고……


 엄마,  올께”. 누런색이 황금색이 되는 순간이다. 어중간한 온도의 공항이 굉음을 내며 온도가 올라가는 순간이며 모자가 헤어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임플란트 여행은 이빨과 임플란트가 교체되는 여행이기도 하지만 모자의 이별 여행이기도 하다.


비행기 안에서  태양은 노랗게 변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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