ㅉ2ㅉ님이건 빅토이라씨크륏님이건, 하나 아렌트 (Hannah Arendt)를 인용하면서 문재인 정부나 조국을 파시스트라하고 비판하는 것은 상당히 일리가 있다고 보는데요. 그런데 왜 그/녀는 일본의 군국주의의 부활과 일제강점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없는 것일까요? 그/녀가 언급한 이영훈의 [반일종족주의]라는 개념이 더 위험한 개념일 수 있습니다. 그가 진정으로 종족주의를 극복하려면 일본의 파시즘과 종족주의에 대한 심각한 반성을 해야 해요. 그래서 종족주의를 넘어서는 보편이론에 도달해야 하는데, 그동안 그의 행각을 보면 어디 그런 조짐이 보이는가요?
이번 사건의 시발점 (trigger), 즉 수출규제조치와 평화헌법수정이라는 군국주의 등의 시발점은 아베 신조에 기원을 두고 있습니다. 이에 분노한 한국인들이 대항하는 형국이구요. 그 이전의 한국인들의 "일상의 삶"을 되돌아 보시죠. 한국인들이 일제상품을 사용하는 비율이 일본인들이 한국상품을 사용하는 양보다 더 높습니다. 그런데 인구는 일본보다 2배 반 적습니다. 일본방문 한국인들은 한국방문 일본인들보다 3배나 많은데, 인구비율로 보자면 한국방문 일본인들이 대략 2천만명은 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아베 수출규제 이전에 한국인이 일본에 돈을 쏟아부어 가한 "악의 평범성" (banality of evil)이었습니다!
현재 분노한 한국사람들이 일본혐오나 인종주의를 조직적으로 조장하는 것도 아니구요. 서울 중구청 사건에서 보듯이 불매운동도 나름 촛불시위 때처럼 차분하게 하고 있습니다. [토착왜구]라는 말이 인종적인 냄새를 풍기는 것은 분명하다고 보구요. 식민의 기억속에 있는 일본파시트들과 혐한은 상당히 인종주의적이지 않나요? 현재 한국이 일본과의 갈등에서 강자의 위치에 있는 것도 아닙니다. 아렌트의 [The Origins of Totalitarianism]의 3부작 중 제 1부는 바로 반셈족주의 (antisemitism)에 대한 것입니다. 재일동포들이나 아이누들이 그동안 일본에서 경험한 심각한 인종차별은 한국에서는 없는 현상이었습니다. 물론 현재 한국에서 일고 있는 반이슬람, 반다문화, 반동성애는 우리가 계속 감시해야 될 일이지만요. 일본인들의 재일한인/조선인과 아이누 차별에 대해서는 캐나다 환경론자 David Suzuki와 재일교포인 Keibo Oiwa의 [The Japan we never knew: A journey of discovery] 참조.
현재 심각하게 우려되는 것은 바로 일본군국주의의 부활입니다. 지금의 일본이 한국을 취급하는 정도로 한국이 일본을 취급하는 시대가 언제 올지 감이 오지는 않군요. 한국에서 집단적으로 일본인을 혐오하는 운동이 일어난다면 우리는 당연히 비판해야 하고 우리 안의 파시즘도 성찰해야겠죠. 아래 빅토이라씨크륏님의 아디정지에 댓글 달려다가 개별포스트로 올립니다. 말이 나왔으니 아렌트의 책도 기회되면 열심히 읽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군요. 저는 아직 시작도 안했지만요. 우리 안에 깊이 뿌리박힌 “반왜구”정서와 일본인안에 깊이 뿌리박힌 반”조센진/징” 정서의 trigger에 대해서 생각해 보시죠.
* 한국엔 아직 안티토착왜구나 일본인들에 대한 파시스트 운동으로 발전되기 위한 이데올로그들이나 이념서가 없습니다. 나치 독일엔 수많은 엘리트 이데올로그들이 있었고, 아렌트가 서문과 본문에서 언급한 반셈족주의 위서 [Protocols of the Elders of Zion]같은 것이 20세기 초에 상당히 통용되고 있었고 지금도 통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뉴라이트를 시작으로 해서 등장하는 이영훈의 [반일 종족주의]는 그런 이념적 면을 담고 있지 않은지 먼저 읽으신 분이 후에 분석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현재 저로서는 10월이 지나야 입수가 가능할 것 같습니다.
https://en.wikipedia.org/wiki/The_Protocols_of_the_Elders_of_Zion
-심각하게 쓴 것이 아니니 저를 비판할 때 살살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