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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동창회 100] “지적설계론”은 과학이 아니며, 컬트 문화의 사이비 종교!
작성자 늘봄     게시물번호 14071 작성일 2020-11-08 10:12 조회수 4257

21세기 과학시대에 인격신론의 초자연적인 하느님은 죽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적 설계론을 주장하는 기독교 신자들이 교회 안밖에서 분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적 설계론은 창조론과 진화론의 논쟁에서 본질적으로 과학적 증거의 문제가 아니라, 유신론 무신론이라는 상충된 세계관의 문제로서 과학적 창조론을 주장하는 사이비 과학이다. 지적 설계는 창조론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오직 진화론만 거부하고, 다른 현대 과학의 성취를 받아들이는 심각한 모순과 자가당착에 빠져있다. 다시 말해 이들의 황당한 주장에 따르면,  자연주의에 근거한 과학은 특히 다윈 진화론은 과학적으로 오류이며, 자연 세계는 고도의 지성을 지닌 지적 존재에 의해 설계되었으며, 그 설계의 증거는 경험적 모델에 의해서 과학적으로 증명된다고 한다. 다윈주의(Darwinism)에 대한 비판, 자연주의(Naturalism)에 대한 비판, 설계를 검증할 수 있는 과학적 기준 제시 등이 지적 설계의 구성 요소이다.

 

지적설계론(知的設計 Intelligent Design)성서문자근본주의창조론 과학에 도입하기 위해 변형시킨 창조론 부산물이며, 사이비 과학  형이상학적 주장의 하나로 우주세계를 창조한 의도적 설계자 또는 지적 존재(知的存在 Designer)를 추구한다.지적설계론 윌리엄 페일리 <시계공 논증> 기초하고 있으며 철학적 귀추법 일종이라 있다. 다시 말해, 우주세계를 시계에 비추어, 정밀하고 복잡한 구조의 시계 자연 상태에서 스스로 발생할 있는 것이 아니므로 이는 설계된 것으로 보아야 하며, 시계가 설계되었다면 이를 설계한 설계자지적존재 존재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적설계론 150년에 걸쳐 과학적으로 증명된  진화 대한 잘못된 이해에서 비롯되었으며, 오늘날 지적설계라는 개념은 쇠퇴하고 있다.

지적설계론 창조론의 주장과 논리구조는 대체로 동일하다. 차이점창조주체에 대한 용어 사용이 다르다. 지적설계론에서 중요한 것은 설계된 사실이다. 누가 설계했는가 즉 설계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 다만 과학적인 도구를 가지고 생명 정보와 구조가 누군가에 의해 설계되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지적설계론(우주와 생명체 등에) 우연 자연으로 설명할 수 없는 지적인 원인이 존재한다는 것과 이러한 지적인 원인은 경험적으로 탐지될 수 있다는 두 가지 기본적인 가정에 기초하고 있다. 지적설계론창조론 운동의 새로운 변형이다. 지적설계론에 대한 일부 창조론자들의 비판도 있다. 기독교의 핵심은 하나님이고, 예수를 통한 구원인데 이것을 언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적설계론은 기독교의 궁극적인 목표를 이루지 못하기 때문에, 창조론이 추구하는 것과는 최종적인 방향이 다르다. 어쨌던 지적설계론은 창조주 하느님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지적설계론 그저 사이비 과학일 뿐이다. 영화 산업에 비유하자면, 어쨌든 지적설계론은 한때 흥행몰이에는 성공한 운동인 것 같다. 그러나 주류 과학계지적설계론에 대한 반응은 냉혹하며, 한마디로 어처구니 없다는 것이다. 과학계는 진화론에 전혀 위기가 없으며 지적설계론과 논쟁할 가치도 없다고 밝힌다. 다시 말해 지적설계론 옹호자들의 주요 주장과 전략, 그리고 캠페인 등은 과학계가 받아들이는 입증된 이론과 사실들에 기반을 두고 있지 않고, 유신론적 세계관을 선전하려는 종교적 내지 정치적 운동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주류 과학계1996년에 지적설계론에 대해 비판하는 <지적 사고>(Intelligent Thought)를 출간했다. 이 책은 세계 지성계의 가장 영향력 있는 16명의 세계적 석학들이 지적 설계론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전개한 대표적인 문헌이다. 필진에는 저명한 생물학자, 철학자, 심리학자, 인류학자, 역사학자, 물리학자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예를 들어 시카고 대학교의 진화 생물학자 제리 코인(Jerry A. Coyne), 터프츠 대학교의 인지 철학자 데니얼 데닛(Deniel C. Dennett),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의 진화 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Richard Dawkins), 하버드 대학교의 진화 심리학자 스티븐 핑커(Steven Pinker) 등 세계적인 학자들이 함께 참여했다. 이들은 모두 지적설계론과학이 발견한 공개적 계시들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철학자이며 인공지능과 신경과학 및 인지심리학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저명한 데니얼 데닛은 밝히기를, 진화론지적설계론 사이에 이성적이고 상식적인 논쟁은 불가능하다고 역설한다. 왜냐하면 지적설계론이 그럴듯해보이지만 그 뒤에는 과학적 사실에 대한 외면과 왜곡이 숨어 있다. 지적설계론자들이 벌리는 운동의 기본 전략은 공개적으로 진화론을 오해하고 왜곡하거나 오용하는 것이다. 또한 성의 진화, 인간 마음의 진화, 자연선택의 힘 등과 같은 진화론 내부의 과학적인 진짜 논쟁들을 왜곡하여 마치 진화론이 좌초 직전에 있는 것처럼 가짜 뉴스를 퍼트린다. <지적 사고>의 필진들은 이런 얄팍하고 비겁한 전략은 정상적인 과학자의 관점에서는 과학의 진실을 왜곡하는 저질스러운 행동이라고 규탄한다.

 

오늘날 진화론을 훌륭한 과학으로 받아들이는 주류 과학계는 이렇게 지적설계 운동에는 진짜 과학이 없다고 단언한다. 지적설계 운동에는 과학자라면 누구나 참여해야 할 논문 심사 시스템이 없고, 혹시 학회와 학술지가 있더라도 그것은 늘 그들만의 내부적인 결속일 뿐이다. 그들은 대중 강좌 프로그램을 열심히 활용한다. 왜냐하면 과학의 연구와 논리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 대중들이 그들의 고객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바로 사이비 과학의 전형적인 징표이다. 데니얼 데닛지적설계 운동 진화론을 다음과 같이 비교한다. "진화 생물학은 생물학자들을 당황스럽게 만드는 모든 것들에 대해 확실한 설명을 제공하진 못해 왔다.  하지만 지적설계론은 그 어떤 것에 대해서도 설명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지적설계론을 과학계에서 추방하고자 하는 <지적 사고> 필진의 목소리는 오늘 건강한 종교 양호한 정치에 필수적이다. 

 

한국의 보수적인 기독교 신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창조과학지적설계론은 세부적인 측면에서는 서로 다르지만 모두가 과학유신론맟춤형으로 변질시키려는 것에 유사하다. 창조과학지적설계론 옹호자들은 정직하게 이성적인 논쟁을 펼쳐야 한다. 다윈의 <종의 기원>이 출간되고 150년이 지나는 동안 진화론과학계에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는데도 불구하고 보수적인 교회 기독교는 계속해서 형이상학적인 망상에 사로잡혀 과학을 거부해왔다. 이러한 추세 속에서 1990년대에 창조론 변종이라고 할 수 있는 지적설계론이 등장했다.

 

내세적인 교회기독교진화론유신론의 확산을 가로막는 원흉이라고 규탄했고, 진화론을 흔들기 위한 방법으로서 지적설계론을 등장시켰다. 지적설계론은 창세기의 구절들을 문자적으로 인용하는 창조과학의 방식과는 달리, 성서구절을 인용하지 않으면서 창조 또는 창조론 등의 용어들을 지적설계라는 탈기독교적 용어로 대체하는 전략을 취했다. 지적설계론은 생명의 다양한 형태들이 본래의 특성을 가진 상태에서 갑자기 지적이고 초자연적인 존재에 의해 시작되었다고 주장한다. 지적설계론지적 열등감을 떨쳐 버리려는 보수주의 기독교계의 몸부림이다. 지적설계론은 지적설계자를 특정화하지 않음으로써 개신교의 많은 분파들과 가톨릭을 포함한 인격신론의 초자연적인 하느님을 숭상하는 유신론 진영을 모두 품는 데 적잖이 성공했다. 그러나 이것 때문에 창조과학에 익숙한 한국 주류 개신교 내부에서는 지적설계를 아직 경계하고 있는 상황이다.

 

창조과학 지적 설계는 문제투성이의 믿음 운동일뿐이다. 신학적 관점에서 창조과학 지적설계론과학과 아무 상관이 없는 그저 믿음 운동이다. 두 운동 모두 삼층 세계관에 기초한 이분법적이고 내세적이고 부족적인 교회기독교 믿음을 제거한다면, 사실상 우주진화 세계관에 기초하는 주류 사회에서  존립 근거를 잃게 된다. 이 두 운동이 교회 내부에서는 통용이 될지 몰라도 교회 밖에서는 설득력과 효력이 없는 무용지물이다.

 

창조과학 지적설계론 주류 과학계는 물론 신학계에서도 인정받지 못하는 중요한 원인이 있다:

(1) 창조과학과 지적설계론은 모두 양자택일을 강요하는 상당히 편향적인 흑백 논리에 빠져 있다. 이것은 A라는 이론이 특정한 사례를 해명하지 못한다면, B라는 이론이 옳은 것이 분명하다는 논리를 펼친다. 진화론이 설명하지 못하니까 창조론이 옳다는 식의 유아적인 논쟁을 고수한다. 이들에게 종교 과학은 완전히 경쟁하는 동일한 영역에 있다. 이들은 과학에서 오류가 발견되면, 그 오류가 자신들의 정당성을 담보하는 증거로 규정한다. 따라서 항상 상대방의 말꼬리를 물고 늘어지면서 자신을 정당화하기 위해 상대방을 원수로 삼는다. 이것은 삼층 세계관의 고대 사회에서 사용했던 부족적이고 이분법적인 생존의 방식이며,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설득력이 없으며 신뢰를 잃었다.   

 

창조과학 지적설계론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솔직하게 이성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자체의 연구와

증거를 지닌 과학 이론을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진화론은 자신들의 인격신론믿음에 위배되기 때문에 잘못되었다는 비판에 열을 올리고 있다. 끊임없이 팽창하는 불확실성의 광활한 우주세계에서 진화론이 모든 것을 설명하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다. 과학 종교는 절대적으로 완전할 수 없다. 인간이 생존하는 한 과학과 종교와 문화 등 인간이 사고하고 창작한 모든 것들은 최종적인 완성품이 될 수 없으며, 영원히 변화하고 진화하고 발전한다. 주목해야 할 것은, 진화론이 정말 과학적으로 오류라고 증명되었다고 하더라도, 창조과학 지적설계론이 자동적으로 진짜 과학 이론이 되는 것이 아니다. 진화론의 오류 여부를 떠나 창조과학 지적설계론은 진짜 과학이 아니라 그저 믿음 운동일뿐이다. 진화론이 완전하지 못한 것으로 창조론이 자동적으로 사실로 증명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종교 과학은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다. 종교와 과학은 인간 본성에 대해 동전의 앞뒤와 같다. 종교 과학하느님창조주 설계자에 대한 것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것이다. 창조과학진화론을 선택하는 순간 신앙이 배제된다는 착각과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다. 문자적으로 성서를 인용하는 창조과학성서종교적 언어를 과학적 내지는 역사적 언어로 착각하는 심각한 오류를 범하고 있다. 그러나 21세기 첨단과학 시대에 과학은 인간의 삶 그 자체이기 때문에 종교 정치는 과학의 기초 위에 세워져야 신뢰를 받을 수 있다.

 

한국 교회 안에서 대부분의 신자들이 창조과학 지적설계론의 주장을 무작정 환영하고 안주하는 원인은, 교회 안에서 창조과학과 지적 설계론의 주장을 제대로 평가할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과학에 대해 무관심하고 무지하고 무식하다. 따라서 진화론은 과학적으로 오류라고 착각하며, 성서는 과학적인 사실이라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다. 주류 신학계에서 성서는 과학에 근거해서 기록된 책이 아니라, 다만 신화들의 모음집이다. 성서를 과학적으로 증명된 책이라고 주장하는 성서문자근본주의 믿음은 마치 모래 위에 세운 불안한 집과 같다. 이러한 믿음은 우리 사회의 밝은 미래에 큰 걸림돌이며 대단히 위험하다.

 

교회기독교 믿음체계창조과학지적설계론에 근거해서 생존하려는 노력은 헛된 수고이며, 위험한 일이다. 오늘날 대부분의 신자들이 환호했던 창조과학 지적설계론이 주장하는 과학은 사실상 제대로 된 과학이 아니라 사이비 과학이기 때문에 교회 미래가 더욱 참담하다. 창조과학에 근거한 믿음은 마치 모래 위에 세운 집과 같다. 종교와 경전과 신앙과 믿음은 그 존립 근거를 만들어진 과학적 증거에 둘 어떤 이유도 없다. 과학적으로 성서의 내용이 증명되어 믿음이 확실해진 것이라면, 그 근거가 되는 과학이 어떤 과학인지, 거기에 근거한 믿음이 어떤 믿음인지 진지하게 다시 성찰해 보아야 한다. 성서과학책이나 역사책이나 백과사전이 아니라, 단지 삶의 지혜서이다. 2-3천 년 전에 성서문자적으로 기록된 책이 아니라, 은유적이고 시적이고 신화적으로 기록된 책이다. 성서의 저자들은 하늘 위의 초자연적인 신을 믿기 위해서 성서를 기록한 것이 아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시대와 환경에서 참된 인간으로 사람답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갈등하면서 얻은 체험들을 서사시적으로 기록했다. 성서 66권의 원본은 실종되었고, 후대에 수십만 개의 필사본들만이 남았다. 오늘의 성서는 수십만 개의 사본들 중에 극소수를  수집하고, 내용을 수정첨삭하고, 편집한 인간들의 작품이다. 창조과학 지적설계론은 이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고, 성서비평을 거부하거나 무시하기 때문에 컬트 문화의 지적 퇴행물이며 사이비 종교라는 비판을 면치 못한다.

 

[필자: 최성철, 캐나다연합교회 은퇴목사, 전직 지질학자]

 

<더 읽을 책>

*** (본 칼럼의 생각들은 이 책들에서 나왔다. 책 제목들을 통해 세계의 과학 철학 종교 사상에 대한 미래의 물결을

       이해할 수 있다.) ***

 

리처드 도킨스, 만들어진 신, 감영사, 2007

에드워드 윌슨. 인간 본성에 대하여. 사이언스북스, 2014

오강남. 종교 이제는 깨달음이다. 북성재, 2011

프리초프 카프라. 현대 물리학과 동양사상. 범양사, 2008

데이빗 그리핀. 포스트모던 하나님, 포스트모던 기독교. 한국기독교연구소, 2002

로이드 기링. 기로에 선 그리스도교 신앙. 한국기독교연구소, 2005

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민음사, 2006

_________. 비극의 탄생/즐거운 지식. 동서문화사, 2016

돈 큐핏. 떠나보낸 하느님. 한국기독교연구소, 2006

_________. 예수 정신에 따른 기독교 개혁. 한국기독교연구소, 2006

토마스 베리 & 브라이언 스윙. 우주 이야기. 대화문화아카데미, 2010

토마스 베리. 위대한 과업. 대화문화아카데미, 2009

데이빗 그리핀. 포스트모던 하나님, 포스트모던 기독교. 한국기독교연구소,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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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y, Joanna. Coming Back To Life. New Society Publishers,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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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by  |  2020-11-08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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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설계론 보다는 댄 브라운 소설 악마와 천사에 나오는 입자 물리학자의 무중생유가 훨씬 사실적이고 합리적이지요.

늘봄  |  2020-11-08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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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 지적 설계론은 댄 브라운의 소설 보다 훨씬 더 수준이 낮은 불량 소설입니다.

내사랑아프리카  |  2020-11-08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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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봄님, 저를 미워하시는 것 같아서 간단히 적겠습니다.

늘봄님이 인용하신 리챠드 도킨스, 데니얼 데닛, 스티븐 핑커, 제리 코인은 신무신론자에 드는 사람들로서 종교와 과학은 incompatible하다고 보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의 종교비판이 어떤 면에서 훌륭하긴 하지만 이른바 종교자연주의에 어떻게 연관되는지는 잘 살펴보셔야 해요. 스티븐 핑크의 종교론은 그의 최근의 책[Enlightenment Now] (2018)에 잘 나와 있어요. 개인적으로 핑크는 상당히 지적으로 번쩍이는 분이라서 이 책을 읽으면 지적 흥분을 일으키지만, 아쉽게도 그의 종교사 이해는 그닥 comprehensive하지 않다는 점과 또 종교 텍스트를 문자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데닛과 도킨스는 자주 언급되니깐 넘어 가구요. 제리 코인의 [Faith Versus Fact: Why Science and Religion are Incompatible] (2015)도 엄청 재밌습니다. 코인은 종교와 과학이 compatible하다는 이른바 진보 신학자들을 대가리 깨듯이 독설을 퍼부어서 독서의 즐거움을 줍니다. 그의 분노를 상당히 즐길 수 있어요.

그리고 님의 참고 문헌에 Ian Barbour [Religion and Science]만 언급하셨는데, 과학에 대한 종교의 태도 또는 종교에 대한 과학의 태도를 4가지 types로 구분한 것은 바버의 요책보다는 그의 [When Science Meets Religion] (2000)이 훨씬 체계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어요.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님의 글은 이러한 typology가 결여되어 있어서 본인의 입장이 어디에 있는지 잘 모른다는 인상을 깊이 줍니다. 그 동안 늘봄님은 종교와 과학의 combability를 강조추구했지만 님께서 인용하고 주장한 것들은 종교와 과학의 갈등관계에 있는 것만 얄밉게 골라서 쓰고 있습니다. 이러한 입장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쌈박하게 들릴지는 모르지만 이 분야에 좀 발을 적신 사람들에겐 나이브하게 보일 수 있으니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 저의 이런 고언은 님께 도움이 될 지언정 결코 해가 되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저의 글에 이런 비평을 누가 해 주면 정말 고마울 것 같아요.

그리고 이런바 cult에 대해서 상당히 공부하고 가르치고 있는 사람으로서 한 말씀드리면, 님께서 여러 소수종교를 cult로 사이비 종교라고 지칭하는 것은 이른바 new religious movements에 대한 지식이 결여된 결과일 뿐 아니라 일반 평민이나 기독교 이단 사냥꾼들의 태도나 입장이니 좀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신종교에 대한 개론은 아니라도 종교학 개론 이수를 한 사람이라면 이런 말을 이렇게 사용하지 않습니다.

내사랑아프리카  |  2020-11-08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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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 설계론은 과학의 범주에 들지는 않지만, 인간의 목적 지향적인 성향을 형이상학적으로 구축한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현상입니다. 종교자연주의도 과학과 종교간의 combability를 추구하지만 인간의 지향성 (intentionality)와 목적론(teleology)를 함의한다는 점에서 지적설계론과 나름 유비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댄 브라운의 다빈치 코드는 흥미있게 읽었고 또 영화도 봤지만 음모론에 기초한 매우 통속적 소설이죠. 이 픽션은 대중들 사이에서 입으로 책으로 전해온 것을 이야기로 잘 엮어 낸 (emplotments)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소설도 음모론과 통하고 종교도 음모론과 상당히 연관이 있죠. 프리메이슨이나 일루미나티, 또는 큐아난 등등 음모론 이야기를 엮어내는 사람들의 능력은 진화의 부산물인가여? ㅎㅎㅎ

늘봄  |  2020-11-09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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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님을 미워한다는 말을 한 적이 없는데요. 왜 그런 생각을 하시는지요? 저의 글은 어느 특정 개인을 상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보수 진보 중도 모두에게 일반적으로 하는 이야기입니다.
아마도 님은 창조론자 아니면 지적 설계론자 아니면 유신론적 진화론자 아니면 또다른 이념을 가지셨기 때문인가요?

저의 이 말에 답변하시라고 말씀드리는 것이 아니니까, 부디 . . . . .

내사랑아프리카  |  2020-11-09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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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봄님, 안녕하세요.

오랜만의 답변 감사합니다. 저를 미워하신다는 표현은 수사적 또는 은유적 표현이니 별로 궤념하 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늘봄님은 님의 글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댓글은 주저없는 답변을 하시는데 님의 논리를 지적하면 피하시는 것 같아서 그렇게 표현했을 뿐입니다. 이 게시판에 갈등을 조장하는 신학적인 글을 많이 올리셔서, 그러면 늘봄님의 논리는 어떻한지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니 답변 부탁드립니다.

위의 댓글에서 저는 아무리 주관적인 신학적인 주장도 그 신학적 위치가 어디 있는지 제가 지적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이 게시판에 제 개인적 신학적 주장을 한 것이 거의 한 것이 없으니 님의 이러한 반문, 즉 “아마도 님은 창조론자 아니면 지적 설계론자 아니면 유신론적 진화론자 아니면 또다른 이념을 가지셨기 때문인가요?”은 별로 좋지 않은 되받아치기 질문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저의 위의 댓글은 바버의 4가지 유형론에서 신무신론의 주장은 “갈등”의 유형에 드는데, 님은 이러한 관점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님은 어떤 유형에 속하는지 그 위치를 알 때 제대로 논의가 될 수 있다는 것이죠. DMin 준비를 하시니 더 그렇습니다. 혹시 외부 examiner나 업저버가 님께 질문을 한다면 어떻게 답변하실 건가요? 잘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저의 위의 두번째 댓글은 우스개 소리지만 그래도 중요한 것이라서 덧붙입니다. 제 질문 또는 comments가 명확하지 않았다면 죄송합니다. 제가 아래서 누누히 지적했듯이 지적 설계론은 과학적 이론이 전혀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이른바 신학적 입장으로서의 종교자연주의도 일종의 신학적 주장인데 이것은 일종의 “목적론적” 함의를 갖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목적론적 입장은 이른바 순수과학적 이론으로서의 진화론, 즉 진화론은 “목적없는 과정” (purposeless process)과 배치된다는 것인데 이것 또한 어떻게 극복하실건가요? 이것이 바로 신무신론계열의 신진화론의 주장입니다. 진화의 핵심은 간단합니다. 즉 진화는 목적없는 과정인데 이것은 두 핵심, 즉 자연선택과 돌연변이의 연속이라는 것이죠. 저는 진화론을 배워가는 중이니 이 게시판에서 진화론의 최고의 권위자이신 늘봄님께 질문을 드리는 것입니다. 혹시 종교학에 대한 질문있으면 제가 아는 한 성심성의껏 답변드리겠습니다.

앞으로도 제 질문 씹지 마시고 성실한 답변 부탁드립니다. 이 게시판은 신학교가 아니라 public space이고 글을 올리는 것은 책임을 동반한다는 것도 알려 드리고 싶군요. 감사합니다.

* 저의 첫번째 댓글 질문에 답변 부탁합니다. 안하시면 할 수 없지만요.....

늘봄  |  2020-11-09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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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역으로 제안하지요. 오래 전부터 여러 번 말씀드렸는데. . . 저에게 질문해서 답변을 요구하지 마시고, 님이 알고 싶으신 내용 다시 말해서, 독자들에게 말하고 싶은 님이 추구하시는 사상을 따로 독자적인 글로 올리시기 바랍니다. 님의 글에서 저의 사상에 반대하던 찬성하던 그것은 님의 자유입니다. 님은 충분히 그렇게 하실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답변을 기대하시지 않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Utata  |  2020-11-0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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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님도 글을 매너있게 쓰시네요.

헐~

혹시 상대적이라고 하실까봐~
누구나에게 나이스하면 더 멋지죠!

philby  |  2020-11-09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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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와 천사에 보면 입자 물리학자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데 말씀으로 창조하는 게 아니라 온갖 첨단과학장비를 이용해 창조합니다. 그러니까 현대판 조물주가 되는 셈인데... 댄 브라운의 작가적 상상력이 황당무계하면서도 흥미진진한데 "흥미진진"하다는 점에서 지적 설계론 보다 낫다고 할 수 있지요. 비행기 타고 가는 몇 시간 심심하지 않게 해주었으니^^

이하는 본글하고는 무관한 이야기인데 조물주가 되는 입자 물리학자가 일루미나티인지 알루미늄 냄비인지에게 살해 당하면서 소설이 시작되는데 알루미늄 냄비에 무슨 프리메이슨이라는 석공조직도 등장 시킵니다.

아무게도 프리메이슨 이다, 아무게도 프리메이슨이다 하는데 누가 석공조직인지 노가다 십장인지 별 관심이 없는데 로베스 피에르가 석공조직원이었다고 해서 프랑스 혁명에 관한 책이나 자료를 아무리 뒤져봐도 노가다 십장이었다는 기록을 찾지 못하겠으니 쩝~~

내사랑아프리카  |  2020-11-1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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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언급된 도킨스, 핑커, 코인등의 과학적 물질주의 또는 유물론으로 보면 종교적인 implications이 들어갈 여지가 거의 없습니다. 이것은 늘봄님의 읽을 책에 언급된 이앤 바버와 데이비드 그리핀이 지적한 것입니다. 즉 종교적 자연주의조차 구축할 여지가 거의 없다는 것인데 늘봄님 잘 생각해 보시와요. 과정철학자 화이트헤드의 과정사상도 여기에 들어갈 틈이 없다는 그리핀과 바버의 주장이니 잘 성찰 해 보시구요. 그리고 늘봄님은 동창회원을 위한 pastoral care를 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현재의 님의 가상적 독자는 보수교회교인들인데 그들은 거의 변하지 않습니다. 위의 말을 다시 정리하면 수박 겉 대신 속을 제대로 보여 주면 좋은 신학적 성찰이 되리라 봅니다.

필비님께서 주제와 상관이 없다고 하셨지만 캐런 암스트롱은 종교는 뮈토스(mythos; 이야기, 감성)지 로고스 (logos; 이성)가 아니라는 주장과 일맥상통합니다. 다빈치 코드나 악마와 천사도 종교적 텍스트로 바뀔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야기가 종교적 신화로 형성되는 과정 (mythmaking process)을 보면 흥미롭죠. 신학적 성찰은 이러한 이야기를 나름 합리적으로 풀어낸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늘봄님이 저의 입장을 말하라고 하셨는데, 저는 종교와 과학은 완전히 별개다(독립모델/ independence)는 type을 지지합니다. 종교와 과학은 중첩될 수 없습니다. 종교는 이야기라는 신화(myth)와 이러한 이야기가 전수되거나 신화형성에 영향에 미치는 의례 (ritual)가 핵심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지적설계론이나 종교적 자연주의도 종교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뮈토스의 지위를 제대로 발휘해야 합니다.

음모이론으로는 James McConnachie & Robin Tudge [The Rough Guide to Conspiracy Theories]가 참 좋습니다. 이 책은 이론서라기 보다는 음모이론에 해당되는 예를 백과사전식으로 잘 정리해 주고 있습니다. 일루미나티에 대한 항목에서 댄 브라운의 [악마와 천사]를 Sources에서 열거해 주고 있습니다. 666이나 기독교 세대주의(dispensationalism)도 음모이론에서 나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뭐, 이런 말하면 보수기독교인들이 분개하겠지만, 예수의 부활이야기도 일종의 음모 이야기적 성격(overtones)가 있다는 것을 부인하기 힘들거예요.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능력과 상상력은 진화의 부산물이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hardwired 되어서 반유신론 켐페인으로는 제거가 불가능합니다. UFO 종교는 바로 근대적 영향으로 나타난 인간 상상력의 결과물이죠. 라엘리안, Heaven’s Gate, 싸이언톨로지 등은 그 예라 볼 수 있죠. 어쨌든, 프리메이슨, 일루미나티, 나이트 템플러 등등은 신종교 현상이죠. 신무신론자들이 창조론과 싸움을 해서 승리한다고 해서 UFO 종교 같은 것이 등장할 가능성은 언제든지 있죠. 칼 세이건이 외계생물의 가능성을 이야기 했는데, 이런 진술들은 결국 기독교의 소멸보다는 UFO 종교의 발현의 씨앗이 됩니다. 이것이야말로 인간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능력입니다. 종교자연주의도 결국은 진화의 서사시의 이야기를 엮어 자신에게 마음의 질서와 의미를 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진화의 서사시가 신화의 위치를 차지한다면 그럴 수 있다는 말이죠. 이런 맥락에서 종교자연주의자들은 New Mythmakers인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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